[리뷰] "그 시절 유비는 이렇게 대단했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
유비소프트의 대표 게임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 중 하나이자, 판매량 최상위에 있는 작품인 '어크4 블랙플래그'가 완전히 새로운 옷을 입고 돌아왔다.
'어쌔신 크리드 블랙플래그 리싱크드'(이하 ‘리싱크드’)는 2013년 출시된 '어크4 블랙플래그'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특히, 이 게임에서 시리즈 최초로 도입한 해상전의 경우 이 콘텐츠만 별도로 떼어내 '스컬 앤 본즈'라는 게임을 만들기도 할 정도로 이후 등장한 3D 액션 게임의 해상 전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물론 ‘스컬 앤 본즈’는 시원하게 망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한 기자의 소감은 크게 두 가지였다. "그래픽만 살짝 바꿨는데 이렇게 재밌다고?"라는 즐거움. 그리고 "이렇게 게임을 잘 만들던 유비소프트가 어쩌다..." 라는 안타까움이었다.
실제로 플레이해 본 '어크 블랙플래그 리싱크드'는 원작의 기본 콘텐츠는 그대로 유지하고, 그래픽과 현재 트랜드 맞는 온라인 콘텐츠를 더해 "고풍스로운 저택 안을 최신 트랜드의 가전제품으로 장식한" 듯한 느낌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그래픽이다. 최신 버전의 앤빌 엔진으로 처음부터 다시 제작된 만큼 인물과 건물의 질감, 바다의 표현, 광원 효과가 원작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했다.
특히, 카리브해를 돌아다니는 시간이 많은 게임의 특성상 바다와 날씨의 변화가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와 햇빛에 따라 수면의 색이 실시간으로 달라지고, 거대한 파도가 배의 선체를 때리는 모습이나 폭풍 속에서 용오름이 솟아오르는 장면은 보기에도 즐거울 정도였다.


여기에 원작의 경우 항구에 정박할 때마다 로딩이 발생했지만, 이번 작품의 경우 이 로딩이 완전히 사라졌고, 선박에서 육지로 이동하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섬과 섬을 오가고, 미지의 동굴을 탐험하는 재미가 더욱 부각되는 느낌이었다.


전투 시스템 역시 상당한 변화가 이뤄졌다. 원작은 적의 공격을 기다렸다가 반격 버튼을 누르는 것에 집중했지만, '리싱크드'는 '처형'이 도입되어 더욱 빠른 전투를 펼칠 수 있다.
이용자가 적의 공격이 들어오는 순간 정확하게 쳐내면 히든 블레이드를 활용한 처형이 발동하며, 타이밍을 연속해서 맞히면 주변의 적을 최대 4명까지 차례로 쓰러뜨릴 수 있다. 또한, 적을 발로차 벽으로 밀어붙여 처형하거나 발을 걸어 넘어뜨린 뒤, 마무리하는 기술도 추가됐으며, 검의 종류에 따라 강공격의 범위와 효과도 달리는 등 전투 시스템이 세밀하게 변화한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는 무작정 반격만 기다리던 전작에 비해 훨씬 풍부한 액션 플레이로 이어진다. 특히, 다수의 적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선상전에서는 권총으로 강한 적의 방어를 깨고, 밧줄 화살로 멀리 있는 적을 끌어온 뒤 연속 처형을 이어가 빠르게 함선을 제압할 수 있어 해상전의 재미도 높아진 느낌이었다.
물론, 좁은 장소에서 처형하면 카메라가 가려져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거나, 동굴에서 처형하면 다른 적의 위치가 순간적으로 보이지 않는 등 사소한 단점이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원작에서 가장 불만 많은 콘텐츠였던 미행과 은신 시스템도 크게 최적화됐다. 원작에서 미행 퀘스트에서 걸핏하면 위치가 노출되거나 조금만 실수해도 발각되어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발생했었다.

하지만 ‘리싱크드’에서는 미행에 실패하더라도 임무가 중단되지 않고, 전투를 벌여 문서를 빼앗거나, 도망치는 인물을 추격하거나, 다른 장소에서 단서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목표가 자연스럽게 변경되어 게임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해상전의 경우 워낙 완성도가 높았던 콘텐츠였던 만큼 소소한 기능이 추가되는 형태로 보완했다. 먼저 루시 볼드윈, 아벨 ‘파드레’ 갈바오, 토비아스 ‘데드맨’ 스미스 등 장교가 새롭게 추가됐고, 이 장교를 위한 별도의 퀘스트가 새롭게 도입된다.


이 장교들은 각각 공격 방어, 충각 돌격 등 특수 능력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몇 단계 위의 배나 수십 척의 함선을 상대로도 승리할 수 있는 등의 변수가 발생해 원작보다 해상전을 더욱 많이 즐겼을 정도였다.
또한, 스토리 퀘스트 진행을 통해 해금되는 본거지인 ‘그레이트 이나구아’도 투자를 통해 잡화점과 선술집, 항만 관리소 등을 최대 3단계까지 성장시킬 수 있다. 이 성장 단계에 따라 마을 주민의 수가 늘어나고, 무기나 배 업그레이드 단계가 높아지는 등 상당한 보상이 주어져 마을을 육성하는 재미 역시 더해진 모습이다.

이처럼 명작이라고 불리는 원작의 콘텐츠를 크게 건드리지 않고, 새로워진 그래픽 그리고 편의성이 개선된 퀘스트 시스템 등 약간의 터치를 진행한 ‘리싱크드’는 충분히 돈값을 하고도 남을 재미있는 작품으로 등장한 모습이다.
물론, 게임 중반 단계까지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지 않으면 콘텐츠가 열리지 않는 2010년대 게임다운 진행 방식이나, 주인공 에드워드 켄웨이의 얼굴이 여전히 조금 투박하게 등장하는 등 사소한 단점은 있지만 말이다.


유비소프트는 게임 출시 이후 ‘애니머스 허브’를 중심으로 기간 한정 도전 과제인 ‘애니머스 이상 현상’을 주기적으로 제공하고, 신규 보상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게임의 엔딩 이후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14년 전 카리브해의 해적이 되었던 기억이 남아있는 이용자나, 지금의 유비소프트가 아닌 과거 명작을 쏟아내던 유비소프트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리싱크드’는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