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동화풍 다크 판타지 ‘신데리아’, 다양한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개성적인 빌드 조합
대형 게임사들이 도전하지 않는 참신함을 추구하는 것이 인디 게임이라고 하지만, 요즘 인디 게임 시장을 보면 어디서 본 듯한 비슷한 게임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인디 게임 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인 장르가 된 로그라이크나 덱빌딩 등 몇몇 장르에 편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보니, 신작이 나와도 “또 양산형 게임이 나왔구나”라며 그냥 지나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로그라이크가 이렇게 대중적인 장르가 된 것은 로그라이크 장르의 강점을 잘 연구해서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모범 답안들이 계속 나와줬기 때문이기도 하다. 성공작을 그대로 따라한 수준 이하의 양산형 로그라이크 게임들도 많긴 하지만, 로그라이크 장르를 더욱 본격적으로 파고들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는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중국 인디 게임사 MyACG Studio가 지난 3월 얼리액세스를 시작한 ‘신데리아’를 보면 아직 게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진들이 로그라이크 장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발전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신데리아는 마녀가 모든 것을 파괴한 재의 왕국을 배경으로, 흑마법에 노출됐지만 지배당하지 않은 생존자가 페허 속에서 세계 멸망의 진실에 다가가는 내용을 담은 게임이다. 암울한 세계관과 달리 동화풍의 귀여운 캐릭터들이 반겨주며, 각종 스킬과 아이템을 조합해서 갈수록 강해지는 보스들과의 대결하게 된다.

특히, 현재 기준으로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4명의 캐릭터가 등장하기 때문에, 스킬과 아이템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개성까지 변수가 되는 다양한 빌드를 시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첫 캐릭터인 ‘루’는 단검을 활용한 빠른 속도의 근접 전투가 특징이고, ‘리벳’은 대포와 포탑을 조합해서 싸운다. ‘우마’는 동물을 소환해서 같이 싸우며, 빙룡의 수호자 ‘이스라다’는 방패를 들고 강력한 돌진 공격을 퍼부을 수 있다. 캐릭터마다 완전히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분명 같은 보스인데도 플레이 캐릭터에 따라 전혀 다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손이 느린 사람이라면 근접 전투 위주로 싸워야 하는 ‘루’에서 손이 꼬이는 느낌을 받다가, 자동으로 모든 적이 정리되는 ‘리벳’의 포탑 소환 빌드를 경험하게 되면 신세계처럼 느껴질 것 같다.
스팀 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각 캐릭터마다 180개 이상의 고유 스킬이 존재하며, 130종 이상의 장비가 등장한다고 한다. 빌드만 바뀌어도 새로운 게임을 즐기는 것 같은 것이 로그라이크의 장점인데, ‘신데리아’는 여기에 X4를 하게 되니 시험해볼 수 있는 빌드 조합이 끝없이 늘어나게 된다.


캐릭터 성장 외에 또 다른 변수도 넣어뒀다. 마녀의 흑마술에 당한 주인공이 마녀 하수인들을 처치하면 나오는 힘을 흡수해서 강해진다는 설정인데, 힘을 흡수할수록 오염도가 높아져서 등장하는 적 수 증가 등의 저주를 받게 되는 것이다. 강한 능력일수록 오염도가 빠르게 오르기 때문에, 오염도를 신경쓰지 않으면 여러 저주가 중첩되면서 캐릭터의 발목을 잡는다. 저주가 늘어날수록 게임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저주를 최소화 하면서 안전하게 플레이할 수도 있고, 일부러 오염도를 빠르게 올려서 더 짜릿한 전투를 즐길 수도 있다.


로그라이크 장르의 기본적인 특성은 레벨업을 할 때마다 뜨는 카드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랜덤성에 있다. 좋은 카드가 연이어 뜨면 이전에는 가보지 못했던 스테이지까지 가기도 하고, 게임에 익숙해졌다고 하더라도 카드 운이 별로면 빌드가 꼬이면서 금방 게임오버가 된다. 특히, 몇몇 게임들은 플레이 타임을 늘리기 위해 난이도를 일부러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손이 빠르지 않은 초보자들이 로그라이크 장르를 꺼려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신데리아’도 쉬운 게임은 아니지만, 초보자들을 위해 플레이타임이 늘어날수록 자동으로 실력이 성장하게 되는 요소를 넣어뒀다. 모험의 출발점이 되는 피난처 업그레이드다. 게임 플레이 중 획득하는 자원을 써서 피난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피난처를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게임을 시작할 때 유리한 혜택을 여러 가지 받고 시작할 수 있다. 다른 로그라이크 게임에도 영구적으로 능력치를 올려주는 비슷한 요소가 존재하긴 하나, ‘신데리아’는 이것을 좀 더 세분화해서 콘텐츠 볼륨을 키워둔 느낌이다.


쓰레기장처럼 보였던 피난처가 점차 사람 살기 좋은 곳으로 업그레이드될수록, 체력 회복, 추가 아이템 등 다양한 혜택을 받고 모험을 시작할 수 있게 되며, 원하는 빌드를 완성할 확률도 높아진다. 참고로 4번째 캐릭터인 ‘이스라다’는 피난처 마법사 공간을 업그레이드해야 획득할 수 있다.

MyACG Studio는 지난 3월 스팀 얼리액세스 시작 후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도 ‘이스다라‘ 개편 등 많은 변화를 담은 0.6.10 업데이트를 선보였다. 이미 일반적인 로그라이크 게임보다 더 많은 콘텐츠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0.6.10이라는 업데이트 넘버가 인상적이다. MyACG Studio가 생각하는 완성 시점에는 ‘신데리아’가 얼마나 더 화려한 모습으로 변신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