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어내기 식 모바일게임', 글로벌 경쟁력 하락 우려

한국의 게임 시장은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시장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변화가 빠르며 시장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초창기에 인터넷 보급률과 벤처 열풍에 힘입어 한국은 온라인게임 최강국으로 도약한 바 있다.

되돌아 보면 당시 내수 시장 경쟁은 어느때보다 치열했다. 온라인게임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다보니 본격적인 경쟁이 이뤄졌고 이는 게임의 퀄리티 상승으로 이어졌다. 긍정적으로 시장이 성장하게된 밑거름이었다.

이후 한국 게임들은 중국, 일본을 시작으로 빠르게 해외로 뻗어나갔다.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 시리즈가 국민 게임이 됐고 최근에는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등이 여전히 시장을 확고하게 장악 중이다. 일본에서는 라그나로크와 리니지 이후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은 적지만 테라가 나름의 성과를 거둬드렸다.

최근 미국 시장 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 67.6%를 기록, 스마트폰 보급률 1위 국가가 됐다.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67.6%로 세계 평균인 14.8%보다 4배 이상 높다.

한국의 2011년 스마트폰보급률은 38.3%로 세계 4위였다. 2년 만에 전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국가가 된 것이다.

2년간 한국의 게임 시장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시장의 중심이 온라인게임에서 스마트폰게임으로 이동했다. 연간 수천개의 게임이 시장에 쏟아져나오고 있으며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를 시작으로 윈드러너, 다함께차차차, 모두의 마블까지 자체 개발 히트작도 이어지고 있다.

마치 과거 온라인게임 전성기를 앞두고 빠르게 성장하던 국내 시장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큰 차이점이 있다.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폰게임이 온라인게임을 한켠으로 밀어내고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았고 천만 다운로드 게임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해외에서 이렇다할 실적이 보이지 않는 점이다. 이쯤되면 한두개의 게임들이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도 남았을 법한데 말이다.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은 아직이라고 말하기엔 과거 온라인게임의 경우와 비교된다. 온라인게임은 1세대 게임부터 해외에서 주목받았고 실적을 거둬드렸다.게다가 스마트폰게임은 빠른 개발기간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게임이 아니었던가.

과거 한국의 온라인게임이 해외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게임의 퀄리티가 해외의 게임사들과 비교해 압도적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퀄리티인데 최근 스마트폰게임들의 전반적인 퀄리티는 양산형 형태를 띄고 있다. 게임의 수준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뛰어난 수준도 아닌 것이다. 최근 중국 온라인게임과 같이 일정 수준 이상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쟁력이 뛰어난 수준까지는 안되는 느낌이다.

구글플레이 순위
구글플레이 순위

물론 온라인게임과 스마트폰게임의 퀄리티를 비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스마트폰게임은 퀄리티 상승이 진행 중이라곤 하지만 아직 고퀄리티 게임은 부족하다. 아타리쇼크와 같이 저스펙의 양산형 게임들이 시장을 주도할 정도는 아니지만 비슷한 류의 게임들이 양산되고 있는 경향은 있다. 또한 해외 게임과 비슷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개발된 게임도 많은 편이다.

한국 스마트폰게임들이 앵그리버드나 플랜츠vs좀비 등 참신한 아이디어로 개발된 게임처럼 글로벌 히트작이 되기 힘든 이유다.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게임을 개발하기 보다는 트렌드에 맞는 유행에 편승하는 게임들이 많아지는 문제가 크다.

혹자는 이런 게임들로도 충분히 시장에서 매출을 거둬드리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이는 단기적으로 매출을 거둬드릴 수 있겠으나 결국 시장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온라인게임과 스마트폰게임의 비율이 급격하게 전환되는 것도 장기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게임은 한두해로 완성되기 힘든데 이 상태라면 내년 그리고 내후년에 과연 대작으로 부를 수 있는 게임이 나올 수 있을 지에 대한 걱정어린 시선도 많다. 현재 인기작들은 신작이 아닌 대부분 구작들이고 신작들로 교체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온라인게임과 함께 스마트폰게임이 안정적으로 시장을 만들어 갈 토대가 만들어진다.

스마트폰게임이 온라인게임 시장을 압도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개발자들의 이동도 마찬가지다. 결국 향후 트렌드가 온라인게임이 되면 모바일게임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개발사나 게임들이 자체 개발력 확보하거나 안정적인 퀄리티를 유지하고 해외에서 경쟁가능한 게임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스마트폰게임들은 대부분이 그 부분에서 부족하다.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온라인게임 시장 잠식이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형 회사들은 빠르게 미들코어 스마트폰게임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개발에 착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온라인 캐주얼게임에 해당하는 시장을 현재 스마트폰게임이 확보해준다면 보다 게임 시장은 탄탄하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콘솔게임이 그렇게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닌텐도는 휴대용게임기로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했지만 결국 해외 시장 경재력 저하로 인해 기업가치가 2년만에 절반으로 하락하는 굴욕을 겪지 않았는가. 트렌드에 맞는 게임도 중요하지만 길게 보는 안목으로 스마트폰게임의 퀄리티 상승은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 전체 게임시장을 놓고 봤을 때 스마트폰게임의 비중이 높은건 사실이지만 온라인게임을 압도적으로 제쳤다고 보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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