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세 장르의 세대교체? 배틀로얄 대신 서바이벌 급부상

지난 2017년 출시된 펍지스튜디오의 배틀그라운드는 전세계에 배틀로얄 열풍을 일으켰다.

배틀그라운드가 고공 행진을 하는 동안 이를 부러워한 에픽게임즈가 원래 건설이 더해진 디펜스 장르였던 포트나이트에 배틀로얄 모드를 추가하면서 배틀로얄 열풍을 가속화시켰으며, EA, 액티비전 등 대형 게임사들도 늦게나마 배틀로얄 열풍에 탑승하기 위해 에이펙스 레전드, 콜오브듀티 워존 같은 결과물을 내놓아야 했다.

지금은 배틀그라운드가 급부상하던 당시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 모두 꾸준한 모습을 보이면서 배틀로얄 장르가 전세계 FPS 게임 시장을 장악 중이다. 요즘 세대들에게 FPS 게임이라고 하면, 배틀로얄만 떠오르지, 카운터스트라이크나 레인보우 식스의 팀단위 폭파, 섬멸 미션 같은 고전적인 형태의 FPS 게임은 생각이 안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모든 FPS 게임들이 배틀로얄화 되다보니 배틀로얄 장르에 대한 피로감이 생기기 시작한 것인지 서서히 다른 장르로 관심이 옮겨가는 분위기다. 요즘 새로운 대세 장르로 급부상하고 있는 서바이벌이다. 지난해 대세 게임으로 급부상한 폴가이즈와 어몽어스는 파티 게임이자, 약간 순한맛 배틀로얄 같은 느낌이었다면, 최근 주목받는 서바이벌 장르는 배틀로얄의 거친 매력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이것저것 즐길거리가 더 많아져 색다른 재미를 준다는 평가다.

발하임
발하임

요즘 새롭게 주목받는 서바이벌 게임으로는 스웨덴의 인디 개발사 아이언게이트AB가 선보인 발하임이 있다. 지난 2월 2일 스팀얼리액세스로 출시된 이 게임은 출시 13일만에 200만장이 넘게 팔렸으며, 최고 동시접속자수 39만명을 기록하면서 한 때 배틀그라운드를 제치고 스팀 3위에 올라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배틀그라운드가 출시 후 4개월에만 이 같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전세계를 놀라게 한 것을 떠올려보면, 지금 발하임의 기세가 얼마나 폭발적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발하임이 이 같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생존과 모험의 절묘한 조화 덕분이다. 이 게임은 이곳저것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자원을 모아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보스 몬스터를 소환하고 처치하는 모험의 재미를 통해 배트로얄 장르와 샌드박스 장르의 장점을 모두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개발 인원이 5명 밖에 안되는 인디 게임사이며, 준수한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게임 설치 용량이 1기가 밖에 안돼 더욱 놀랍다는 평가다. 아직은 완벽한 한글화를 지원하고 있지는 않지만, 개발사가 직접 한글 적용 부분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에, 한글이 완벽하게 지원되면 한국 이용자들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북유럽 바이킹 세계관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북유럽 바이킹 세계관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지난 출시된지 7년만에 갑자기 전성기를 누리게 된 러스트도 화제다. 러스트는 무인도에서 생존하는 과정을 그린 서바이벌 게임으로, 2013년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덜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차근차근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성을 강화하더니, 지난해 말 대형 스트리머들이 러스트 방송을 진행한 것이 화제가 되면서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스트리머 방송으로 화제가 된 후 트위치 드랍스까지 다시 한번 화제가 되면서 동시접속자 20만명을 넘어섰다. 트위치 드랍스는 일종의 쿠폰 같은 개념으로 스트리머의 트위치 방송을 시청하면 다양한 게임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어몽어스의 성공 방식과 비슷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무인도에서 벌어지는 생존 경쟁을 다룬 러스트
무인도에서 벌어지는 생존 경쟁을 다룬 러스트

이처럼 서바이벌 장르가 새로운 대세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배틀로얄의 긴장감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좀 더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배틀로얄의 경우 시시각각 조여오는 자기장 때문에 엄청난 긴장감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남들을 죽이지 못하면 자신이 죽게 되는 게임의 특성상 초보자들은 시작하자마자 죽어버려 게임의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반면에, 서바이벌 장르는 생존 경쟁은 다소 느슨하지만, 채집, 사냥, 모험 등 더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샌드박스의 특성까지 가미된 덕분에, 상대적으로 좀 더 긴호흡으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즐길거리가 많은 만큼 초반에 배워야 할 것들도 더 많아 경험있는 지인들과 함께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게임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아직 정확한 출시일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배틀그라운드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도 서바이벌 장르인 테라 파이어를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제 익숙한 장르가 된 배틀로얄에 다양한 즐길거리를 더한 서바이벌이 배틀로얄을 잇는 새로운 대세 장르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카카오게임즈가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서바이벌 게임 테라파이어
카카오게임즈가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서바이벌 게임 테라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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