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고양이와 상자! 인재양성 프로젝트가 완성한 보드게임 ‘키튼박스’

‘키튼박스’ 이름만 들어도 귀여운 고양이가 생각난다. 어떤 게임일까? 22년 2월 출시된 이 게임은 2020년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의 플랫폼 기관 주식회사 젬블로의 ‘나의 크리에이티브 보드게임을 수출하라’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게임이다. 이 프로젝트의 창의 교육생이자 ‘키튼박스’ 개발자 Jesse Jeong (정성제훈)을 만나 보드게임 개발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보았다.

키튼박스
키튼박스

보드게임 ‘키튼박스’는 어떤 게임인가요?

‘사랑스러운 아기 고양이의 집사가 되어 상자 속에 고양이를 쏙 넣어보자‘ 라는 테마의 퍼즐게임입니다. 다양한 문제 카드에 따라 상자와 고양이를 게임 보드에 배치하고, 고양이가 상자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동선을 구상하는 게임이죠. 플레이어는 게임 보드의 상자와 고양이를 움직이지 않고 메모 보드에 동선을 그려 문제를 풉니다. 먼저 풀이를 풀면 모래시계를 뒤집어 나머지 플레이어들에게 1분의 시간을 줍니다. 가장 짧은 횟수로 먼저 풀이를 끝낸 사람이 이번 문제 카드를 승점으로 가져가게 됩니다

‘키튼박스’만의 재미 포인트는요?

일단 구성물이 너무 예쁩니다! 예쁘게 깔린 카펫 그림 보드 위에 진짜 종이로 된 상자와 고양이 말을 배치하기만 해도 마음이 좋아져요. 그리고 정육면체의 사물을 굴리는 이동에 대한 규칙을 남들보다 빠르게 구상해야 하는 점이 퍼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큰 재미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은 규칙이라 너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단순한 로직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몇 번 하다 보면 금세 익숙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익숙해지면 숙련자 규칙으로 장애물을 임의로 추가해 다양한 동선의 패턴을 구상할 수 있는 점이 재미를 더해줍니다. 귀여운 테마와 구성물로 브레인 버닝을 하는 재미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귀여운 고양이와 상자
귀여운 고양이와 상자

2020년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을 통해 개발하신 게임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과정으로 개발하게 되었는지 개발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원래 20년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에서 기획했던 게임은 전혀 다른 카드 게임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만들었던 카드 게임을 발전시켜서 첫 테스트 플레이를 해봤는데 시스템적으로 너무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 멘토셨던 젬블로 오준원 대표님과의 미팅 때마다 새로운 테마와 게임 아이디어를 가지고 갔어요. 결국 4주 째에 구상할 게임이 없어서 막혀버렸죠.

다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고심하다가 주사위를 옆면으로 굴리는 메커니즘의 보드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기억이 났어요. 오준원 대표님께서도 그 아이디어가 좋다고 하셔서 그걸로 퍼즐게임을 만들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사실 주사위를 옆면으로 굴리는 걸 이용한 다른 셋콜렉션 게임이나 일꾼 놓기를 곁들인 걸 생각해 보려다가 주어진 기간이 많지 않아 가장 직관적으로 연결된 퍼즐 장르를 하기로 했죠.

그런 뒤 상자를 굴리는 것으로 테마가 정해졌고, 상자의 크기를 나누어 모두 합칠 수 있는 러시아 인형의 마트료시카 같은 구성물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인 시스템과 규칙을 만들어서 멘토님과 직접 만나 테스트를 해본 결과 고양이 테마를 넣으면 딱 좋겠다는 피드백을 주셔서 ‘키튼박스’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프로토타입은 상자 3개를 가지고 난이도에 따라 합칠 상자가 정해지는 시스템이었는데, 상자 2개 합치기만으로도 어렵다는 얘기가 많아서 상자가 하나 줄어들고 대신 임의로 넣을 수 있는 장애물이 생겼어요. 결과적으로는 훨씬 깔끔하게 정리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드게임 개발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개발자를 꿈꾸는 분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려요

어느 분야든 창작과 개발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 같아요. 특히 취미 선에서 끝나지 않고 그걸 직업으로 꿈꾼다면 더더욱이요. 저의 경험으로 보아 자신이 만든 게임을 테스트할 땐 되도록 여러 성향의 사람들과 진행하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독이 될 수 있는 점은 자신은 이미 그 게임에 매우 익숙해져 있는 상태라는 거예요. 자칫 잘못하면 게임을 더 발전시켜보려다가 디자인이 더 난잡해질 수 있거든요. 보드게임을 많이 해본 업계 사람들 혹은 헤비 게이머들에게도 피드백이 필요하지만, 보드게임을 해본 지 얼마 안 되거나 그냥 가벼운 패밀리 게임 정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피드백이 중요한 사항을 잡아줄 수 있어요.

또는 그런 피드백으로 새로운 게임을 만들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죠.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창작 보드게임 커뮤니티 카페나 한국 보드게임작가협회 그리고 젬블로의 보드게임 개발자 인재양성 프로젝트를 통해서 피드백을 주고받을 많은 사람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기자기한 구성물이 매력적이다
아기자기한 구성물이 매력적이다

앞으로의 계획은요?

일단 ‘키튼박스’를 먼저 얘기하자면, 확장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퍼즐을 정말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익스트림 버전 등의 방식으로요. 출시 이후에 지인들의 피드백 중에서 머릿속으로 구상하는 것보다 상자를 직접 굴리며 경로를 찾는 과정이 더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최적의 루트를 찾아야 하는 1인 퍼즐 게임도 구상 중입니다.

그 외에는 친구들끼리 팀을 만들어서 펀딩 받아 만들었던 ‘이계의 문’의 홍보 및 확장판도 진행할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생활 속에서 영감을 받아 노트에 메모해놓은 테마나 메커니즘을 가지고 보드게임을 만들기 위해 혼자서 끄적거리는 중입니다. 이 중에 어떤 게 먼저 본격적으로 진행될지는 아직 모르겠네요. 본업 작가가 되는 걸 꿈꾸는 만큼 ‘키튼박스’를 통해 여러분께 선보인 제 이름이 잊히지 않게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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