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이용자들에게 손 안의 새로운 재미를. 국내 정식 출시 앞둔 ‘스팀덱’

자신이 보유한 스팀 게임을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밸브의 휴대용 기기 ‘스팀덱’이 오는 17일부터 한국 배송을 시작한다.

밸브의 아시아 협력사인 코모도를 통해 국내 정식 발매되는 ‘스팀덱’은 휴대용 기기임에도 스팀으로 발매된 최신 게임들을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즐길 수 있어, 지난 8월 예약 판매를 시작한 이후 대기 번호가 3만 번 이상 밀릴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스팀덱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스팀덱

출시에 앞서 마케팅 활동을 위해 방한한 밸브 측은 “’스팀덱’은 스팀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더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한 기기”라며, “한국 스팀 이용자들이 굉장히 많은 편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PC게임에 열정적인 한국 스팀 이용자들이 ‘스팀덱’을 사용하면서 많은 피드백을 보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에는 밸브가 설립될 때부터 재적 중인 주요 멤버이자 스팀 덱 개발에 참여한 그렉 쿠머, 스팀덱 게임 관련 개발사와의 논의를 담당하고 있는 캐시디 거버, 코모도의 게임 프로듀서이자 스팀 덱 아시아 지역 출시를 담당하고 있는 조나단 왕이 참여했다.

왼쪽부터 조나단 왕, 그렉 쿠머, 캐시디 거버
왼쪽부터 조나단 왕, 그렉 쿠머, 캐시디 거버

다음은 질의응답

Q : 휴대용 게임기 시장은 닌텐도 스위치라는 강자가 있어서 진출을 결심하는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그렉 쿠머 : 특별히 경쟁사를 의식한 결정은 아니었다. 스팀덱은 스팀 이용자들에게 기기를 손에 들고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기다. 밸브는 예전부터 스팀 컨트롤러, 밸브 인덱스 등 스팀 이용자들에 더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하드웨어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 AMD의 X86 칩셋 개발에 관여하면서 휴대용 기기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그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에, 스팀덱을 만들 결심을 하게 된 측면도 있다.

Q : 스팀덱을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그렉 쿠머 : 초기에는 프로세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프로세서가 해결된 뒤로는 모든 스팀 게임을 스팀덱에서 돌아가게 만드는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했다. 윈도우 버전으로 개발된 게임을 리눅스 기반인 스팀OS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이것을 스팀 프로턴이라는 호환성 레이어를 통해 해결했는데, 이것을 통해 별도의 호환작업 없이도 대부분 실행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Q : 스팀덱 게임을 보면 완벽 호환이 있고, 호환되지 않음. 검증되지 않음 등으로 분류된다. 밸브 측에서 호환성 문제를 알아서 해결해주는가? 아니면 개발사가 따로 개발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가?

캐시디 거버 : 호환 관련 등급은 구매자를 위한 가이드 개념이고, 개발사가 따로 해야 하는 작업은 없다. 자체적으로 게임패드를 지원하는 게임이면 완벽 호환 등급이 아니더라도 대부분 문제없이 호환된다고 보면 되며, 일부 문제가 있는 게임은 스팀 프로톤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더 빠르게 완벽 호환을 만들고 싶은 개발사가 있을 경우 요청을 하면 우리가 함께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DECK 완벽 호환 게임들을 따로 모아뒀다
DECK 완벽 호환 게임들을 따로 모아뒀다

Q : 북미, 유럽에서도 예약이 밀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 시장, 한국 시장에도 진출을 시도하는 이유는?

그렉 쿠머 : 한국 이용자들이 열성적이기 때문이다. 스팀 전체 이용자를 보면 아시아 이용자들, 특히 한국 이용자들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리고 아시아 시장을 잘 알고 이전부터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코모도가 있기 때문에 준비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 아직 정식 출시를 못하고 있는 뉴질랜드 같은 곳들은 코모도 같은 현지 파트너가 없어서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Q : 보통 게임기들은 자사 게임 판매 확대, 그리고 혹시 모를 오류 등을 막기 위해 독점 OS만 사용하도록 막아둔다. 그런데, 스팀덱은 에픽게임즈스토어, MS의 게임패스까지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개방적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그렉 쿠머 : 우리는 처음 스팀을 만들었을 때부터 오픈넷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용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지, 이 플랫폼에서는 이것만 할 수 있다고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이용자들이 ‘스팀덱’의 가성비를 더 높게 느낄 수 있다. 이용자들이 ‘스팀덱’을 자신의 생활에 맞게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Q : 스팀덱 공개 당시 분해 영상을 선보인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용자들이 직접 ‘스팀덱’을 개조,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권장하나?

그렉 쿠머 : 개조, 업그레이드를 권장하기 위해 그 영상을 선보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권장하지 않는다. 다만, 이용자들이 스팀덱을 PC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생각을 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용자 입장에서 업그레이드할 때 기기를 고장내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을 알려주기 위해 그 영상을 만들었다.

Q : ‘스팀덱’은 스팀OS 상태뿐만 아니라 데스크탑 모드를 지원한다. 그리고 스팀에서도 다양한 유틸리티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있다. ‘스팀덱’이 휴대용 게임기를 넘어 서브 PC로 활용되는 것을 노리고 있나?

그렉 쿠머 : 대부분의 사용자에게는 게임기가 되겠지만, 어떤 사용자들에게는 PC를 대체할 수 있는 기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키보드, 마우스, 유선 인터넷 등을 지원하는 도킹 스테이션도 있기 때문에, 사용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유선으로 연결해 PC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킹 스테이션
유선으로 연결해 PC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킹 스테이션

Q : 스팀OS가 리눅스를 활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윈도우 사용자에게는 다소 낯선 느낌이 있다. 스팀OS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 같은 것을 제공할 계획은 있나?

그렉 쿠머 : 데스크탑 모드 이용자들이 대부분 사용법을 알고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나중에 이용자의 요청이 많아진다면 고려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초반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리눅스와 윈도우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 설치, 오피스 실행 등 자주 활용하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세팅되어 있다.

Q : 고가의 기기이기 때문에 AS 걱정을 안할 수가 없다. 국내 AS 정책은?

조나단 왕 : ‘스팀덱’은 구매 후 1년간 보증 기간이 제공되고, 그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코모도에서 해결할 것이다. 한국 이용자들도 미국과 동일한 조건의 AS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세부 내용은 출시 후 공개될 예정이다.

데스크탑 모드의 활용도를 더 높여주는 도킹스테이션
데스크탑 모드의 활용도를 더 높여주는 도킹스테이션

Q : 아시아 판매를 위한 어떤 마케팅 전략을 가지고 있나? 휴대용 게임기로 접근할 것인가? 아니면 휴대용 PC로 접근할 계획인가?

조나단 왕 : 기본적으로는 휴대용 게임기라는 측면을 강조할 계획이지만, 휴대용 PC 측면도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싶다. 이번 지스타2022에도 게임 개발사에 스팀덱을 보내서, 자사의 게임을 스팀덱에서 실행되는 모습을 선보일 수 있도록 했으며,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PC방 시연도 고려 중이다. 최대한 많은 이용자들이 직접 ‘스팀덱’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Q : 게임 사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재 ‘스팀덱’의 최대 용량은 512GB이지만, 게임 하나가 100GB가 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고, 권장 그래픽카드도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이번에 발매된 스팀덱이 언제까지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그렉 쿠머 : 현재 버전이 언제까지 활약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에게는 휴대용 게임기이겠지만, PC라는 개념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몇 년만에 한번 새로운 기기가 나올 때마다 큰 변화가 있는 콘솔 게임기와는 상황이 다르다. PC를 몇 년에 한번씩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것처럼, 스팀덱도 계속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버전이 나올 것이다.

Q : 많은 고민을 통해 지금의 ‘스팀덱’을 완성했겠지만, 이후 후속 기기를 만든다면 좀 더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

그렉 쿠머 : 당연히 후속 기기에서 더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 화면도 그렇고, 스피커도 그렇고, 모든 부분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모습을 보이고 싶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다. 현재 스팀에서 제공하는 모든 게임을 ‘스팀덱’에서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이번 버전도 현재까지 95개가 넘는 업그레이드 요청을 통해 버그를 수정하고, 새로운 기능들을 넣고 있다.

Q : 도킹스테이션도 선보였는데, 도킹 스테이션 장착시 해상도 등 업그레이드 되는 부분이 없는 것을 아쉬워 하는 이들이 많다.

그렉 쿠머 : 스팀덱과 동시 출시했으면 좋았을텐데, 나중에 출시되다보니 초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해상도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됐다.

Q : 한국 이용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나단 왕 : 지금까지 ‘스팀덱’의 정식 출시를 기다려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한국은 PC 게임 시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스팀덱으로 게임을 즐기시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17일부터 배송이 되는데, 그전까지 예약 구매를 하면 무료 배송이 되니, 구매를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길 바란다.

그렉 쿠머 : 코모도와 함께 한국에서 ‘스팀덱’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은 PC게임 시장이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 이용자들이 ‘스팀덱’을 활용해서 좀 더 즐겁게 게임을 즐기셨으면 좋겠고, 불편한 점, 개선됐으면 하는 기능 등에 대한 피드백을 주시면 ‘스팀덱’이 더 멋진 기기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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