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DEC 2026] 펄어비스, ‘붉은사막’ 오픈월드 만든 자체 엔진 활용법 공개

펄어비스가 자체 개발한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활용해 ‘붉은사막’의 대규모 오픈월드와 각종 상호작용 요소를 구현한 과정을 공개했다.

펄어비스는 오늘(23일) 일본 요코하마 퍼시피코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CEDEC 2026’에서 ‘붉은사막: 대규모 오픈월드 개발 프로세스 구축’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두승빈 붉은사막 게임 디자인실 총괄 실장, 김현겸 게임 디자인실 총괄 실장
두승빈 붉은사막 게임 디자인실 총괄 실장, 김현겸 게임 디자인실 총괄 실장

이날 강연에는 펄어비스 붉은사막 게임 디자인실의 두승빈 총괄 실장과 김현겸 총괄 실장이 연사로 나서 자체 엔진을 기반으로 한 월드 제작 방식과 콘텐츠 개발 도구, 직군 간 협업 구조를 소개했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의 차세대 자체 엔진인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개발된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광활한 지역을 자유롭게 탐험하는 것은 물론, 주변 사물과 지형을 활용한 전투 및 상호작용을 주요 특징으로 내세웠다.

펄어비스 CEDEC 2026 강연
펄어비스 CEDEC 2026 강연

펄어비스는 약 200명 규모의 인력으로 거대한 오픈월드를 제작하기 위해, 게임 월드를 하나의 완성된 공간이 아닌 여러 개의 레이어로 나눠 개발했다.

지형과 식생, 야생동물 등을 담은 환경 레이어와 아이템, 적대 세력의 캠프 등이 배치되는 콘텐츠 레이어, 교역소와 세력 노드 등 게임 진행에 영향을 주는 메타게임 레이어를 분리한 것이 대표적이다.

펄어비스 CEDEC 2026 강연
펄어비스 CEDEC 2026 강연

이를 통해 여러 개발팀이 하나의 지역을 동시에 작업할 수 있도록 했다. 환경팀이 지형과 식생을 배치하는 동안 다른 팀은 같은 장소에 전투 콘텐츠와 보물상자, NPC 등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넓은 지역을 빠르게 채우기 위해 블랙스페이스 엔진의 자동 배치 기능도 활용됐다. 숲과 강, 도로 등 지형 데이터를 분석해 식생과 야생동물, NPC를 자동으로 배치하고, 지역의 특성에 따라 등장하는 생물과 환경도 달라지도록 구성했다.

도로와 강처럼 월드 전체를 연결하는 요소에는 절차적 생성 도구 ‘후디니’를 함께 사용했다. 도로를 구성하는 스플라인에서 이동 경로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NPC와 야생동물의 이동 및 배치에 적용했다.

펄어비스 CEDEC 2026 강연
펄어비스 CEDEC 2026 강연

반면 주요 NPC의 행동이나 특정 시간에 발생하는 장면, 퀘스트와 연계된 연출처럼 개발자의 의도가 필요한 요소는 직접 배치했다. 자동 생성으로 월드의 기본적인 밀도를 확보하고, 수동 제작으로 지역마다 개성과 이야기를 더한 것이다.

블랙스페이스 엔진은 주변 사물과 이용자의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데도 활용됐다.

캐릭터가 이동할 때 지면 재질에 따라 먼지나 흙이 발생하고, 풀과 나무가 움직임에 반응한다. 갈대를 무기로 자르거나 휘어진 나무의 반동을 이용해 이동하는 등 환경 자체가 게임 플레이의 일부로 작동한다.

펄어비스는 이러한 상호작용형 오브젝트를 내부적으로 ‘기믹’으로 분류하고, XML 기반 스크립팅 시스템을 이용해 제작했다.

기믹은 간단한 함정부터 여러 부품이 맞물려 움직이는 크레인과 엘리베이터, 수문까지 다양한 형태로 구현됐다. 환경 아티스트가 배치한 일반 오브젝트를 디자이너가 제작한 상호작용 버전으로 자동 교체하는 기능도 마련해, 월드 제작과 기믹 개발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게임 진행에 따라 지역의 모습이 달라지는 기능 역시 자체 엔진을 통해 구현했다.

펄어비스 CEDEC 2026 강연
펄어비스 CEDEC 2026 강연

변하지 않는 지형은 ‘베이스 레벨’로 관리하고, 건물과 NPC, 적의 배치처럼 이용자의 진행에 따라 바뀌는 요소는 별도의 ‘게임플레이 레벨’로 분리했다. 이후 XML에 입력된 조건에 맞춰 필요한 데이터를 불러오는 방식으로 하나의 지역이 여러 형태로 변화하도록 만들었다.

콘텐츠 제작 전반에는 공통 XML 데이터 체계가 적용됐다. 캐릭터 액션과 AI, 기믹, 스테이지 등 서로 다른 콘텐츠도 동일한 문법을 사용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캐릭터 액션의 경우 애니메이션과 공격 판정 시점, 이펙트, 사운드,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는 조건 등을 XML 데이터에 입력한다. 이에 따라 디자이너는 엔진 코드를 직접 수정하지 않고 데이터만 편집해 전투와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테스트할 수 있다.

텍스트 기반 데이터인 만큼 여러 개발자가 동시에 작업한 내용을 비교하고 병합하기도 쉽다. 기존 엑셀 기반 데이터 관리에서 발생했던 파일 충돌과 대기 시간도 줄였으며, 프로그래머는 개별 콘텐츠보다 공통 엔진 기능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펄어비스 CEDEC 2026 강연
펄어비스 CEDEC 2026 강연

두 총괄 실장은 이러한 구조를 통해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 아티스트가 동일한 데이터 체계를 사용하고, 각 직군이 자신의 작업을 직접 게임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붉은사막’의 오픈월드는 블랙스페이스 엔진의 자동 생성과 레이어 구조, XML 기반 콘텐츠 제작 도구를 결합해 완성됐다. 제한된 인력으로 방대한 월드를 구현하기 위해 자체 엔진을 단순한 그래픽 기술이 아닌 개발 과정 전체를 연결하는 도구로 활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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