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트 뭐 써야 하나 고민될 땐 '게임사'들을 보라?

신승원 sw@gamedonga.co.kr

PPT나 포트폴리오 등 디자인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 어떤 폰트를 써야 하나 고민했던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폰트는 디자인 작업에 있어 작업물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담는 가장 직접적인 부분이다.

그만큼 작업물에 어울리는 폰트를 찾는 것도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상업적, 혹은 포트폴리오나 전시에서 사용하는 작품의 경우에는 폰트의 사용 범위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할뿐더러, 퀄리티가 좋은 폰트는 상당한 값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시선을 돌릴 수 있는 곳이 바로 게임사다. 넥슨, 넷마블, 펀블로 등 여러 국내 게임사가 높은 퀄리티의 폰트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개인 및 기업이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사례만 모았으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도 있으니, 폰트의 사용 범위는 꼭 한 번 더 확인하도록 하자.

넥슨이 운영하는 레벨업. 8종의 폰트는 여기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넥슨이 운영하는 레벨업. 8종의 폰트는 여기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먼저, 넥슨은 ‘레벨업’이라는 폰트 배포 홈페이지를 통해 무려 8종의 자체 제작 폰트를 제공한다.

8개의 폰트 중 ‘워헤이븐체’, ‘던파 연단된 칼날’, ‘던파 비트비트 v2’, ‘넥슨 배찌체’, ‘넥슨 풋볼 고딕’, ‘메이플스토리 서체’는 장식적인 요소가 강해 제목이나 포인트 글자를 강조하는 데 사용하기 적합하다. 각각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을 기반으로 제작됐고, 종류가 많은 덕분에 강인한 느낌, 귀여운 느낌 등 상황에 맞는 폰트를 골라 응용하기 좋다.

이어서, ‘넥슨 Lv.1 고딕’, ‘넥슨 Lv.2 고딕’은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이 강해, 글자를 많이 적게 되는 본문에 사용해도 가독성이 뛰어나다. 두 서체는 서로 큰 차이는 없으나, ‘넥슨 Lv.2 고딕’이 ‘넥슨 Lv.1 고딕’보다 글자의 장평이 짧아 비교적 좁은 공간에 더 많은 글자를 적을 수 있다.

8종 모두 개인 및 기업 사용자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상업적인 용도로도 이용할 수 있지만, 임의로 폰트를 수정 및 편집은 할 수 없고 배포되는 형태 그대로 사용해야 하니, 이 부분은 주의가 필요하다.

빛의 계승자체
빛의 계승자체

다음으로, 컴투스홀딩스도 자회사인 펀블로를 통해 ‘빛의 계승자체’와 ‘생존자체’를 배포했다.

‘빛의 계승자체’ 먼저 살펴보자면, 동명의 모바일 게임을 기반으로 제작된 이 폰트는 펜촉으로 적은 것처럼 획마다 장식적인 삐침(부리)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유의 화려한 느낌이 인기가 많아 로맨스 판타지 장르 웹소설 타이포그래피에 활용되는 경우도 잦고, 베스트셀러 도서인 ‘달러구르트의 꿈 백화점’의 표지에도 활용된 바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어두운 배경의 PPT나 포트폴리오에 밝은 톤으로 폰트를 삽입했을 때 장식적인 요소가 도드라지며 가장 예쁘게 나왔다.

생존자 폰트
생존자 폰트

‘생존자체’도 ‘빛의 계승자체’와는 다른 방향으로 독특한 매력을 가진 폰트다. 이 폰트는 자사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워킹데드: 올스타즈’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게임의 분위기에 걸맞은 울퉁불퉁한 글자와 크랙과 찢어진 표현으로 디테일을 살렸다. 큼직큼직하고 굵게 뻗은 느낌이 강해 자료의 제목에 쓰기 적절하다.

두 폰트 모두 개인 및 기업 사용자 모두 무료로 사용 가능하고, 상업적인 용도로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게임 산업군에서의 동의 없는 서체 임베딩 및 재배포는 불가능하고, 서체 자체의 유료 판매나 서체 파일의 수정 및 편집도 안 된다.

넷마블체
넷마블체

자사의 게임을 기반으로 제작한 폰트가 아니라, 게임사의 마스코트 이미지를 폰트화 한 경우도 있다. 넷마블이 배포한 ‘넷마블체’가 그렇다.

넷마블은 넷마블 캐릭터 ‘ㅋㅋ’를 모티브로 하여 각 부위별 특징을 폰트로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동글동글한 하고 귀여운 공룡의 뿔과 꼬리, 팔과 다리 등의 실루엣을 따 중심부의 무게감과 끝 부분의 꼬리 같은 장식적인 획이 나온 것.

넷마블체
넷마블체

전체적으로 둥글고 부드러운 느낌이 있어서 비슷한 분위기의 작업물에 잘 어울릴 것 같고, 본문과 제목 어느 쪽에 사용해도 괜찮을 만큼 범용성이 좋다.

‘넷마블체’는 개인 및 기업사용자를 포함한 모든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자유롭게 재배포할 수 있다. 다만 해당 폰트를 이용해 CI, BI, 로고, 상표 등을 제작하거나, 폰트 자체를 수정 및 변형, 재판매하는 것은 안 된다. 상업적 이용은 가능하지만, 출처 표기를 권장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점이 하나 있다. 그렇다면 왜 게임사들은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폰트를 제공할까?

기본적으로 폰트는 만들기 어렵다. 한글 폰트라면 더더욱이 그렇다. 영문 폰트의 경우 알파벳이 26자에 불과하니 비교적 제작이 쉽지만, 자음과 모음이 조합되어 나오는 글자의 수가 많은 한글은 특성상 제작에 있어 품이 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사실.

때문에 게임사들이 어렵게 제작한 폰트를 기업 내에서만 활용하기보단, 많은 이들에게 제공하면서 홍보 효과를 누린다는 분석이다. 폰트는 이용자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혹은 게임사)과의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고, 게임 이용자 외 일반적인 사람들마저 쉽게 접근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받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교육부가 제공하는 한글 안심폰트
교육부가 제공하는 한글 안심폰트

물론, 사회 공헌적인 효과도 있다. 폰트로 인해 일어나는 저작권 분쟁을 막고, 모두가 편안하게 글꼴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같은 공공기관이 폰트를 배포하는 것과 비슷한 결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실제로 디자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디자인이나 출판 회사는 사용하는 폰트의 라이선스 값을 내는 것도 상당한 부담인데, 게임사에서 무료로 배포해주는 폰트는 사용 범위를 확인했을 때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경우가 많아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다른 유료 폰트와 비견해도 질적으로 훌륭하고 실무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만큼, 자연스럽게 기업이나 게임의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되어 기억에 오래 남는 좋은 마케팅인 것 같다며, 평범한 이용자들도 해당 게임사의 홈페이지나 ‘미리캔버스’와 같은 디자인 전문 프로그램에서도 게임사 폰트를 만나볼 수 있으니, 작업할 때 사용을 고려해 봐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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