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비싸거나, 낮은 가격으로 박리다매. 게임 가격 중간이 없어진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게임 개발비 상승으로 인해 게임 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게임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취미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요즘 PS5 등 게임기 가격도 큰 폭으로 인상되고 있고, 게임도 8만원대를 훌쩍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DLC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에디션 등을 통해 1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판매되는 게임들이 많이 있긴 했으나, 요즘에는 가장 기본 가격이 1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스팀의 경우 원-달러 환율을 약 1,150원 수준으로 적용했었기 때문에 타 국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1,450원 수준으로 조정됐기 때문에 한국인 입장에서는 더욱 큰 폭의 가격 인상으로 느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레고 배트맨 레거시 오브 더 다크나이트는 게임성으로 호평받고 있긴 하나, 기본 게임 가격이 9만원이 넘게 출시돼 논란이 되고 있다.

9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출시돼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든 레고 배트맨
9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출시돼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든 레고 배트맨

게임사 입장에서는 개발비가 점점 상승하고 있다보니 게임이 실패했을 경우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더랜드4로 뮤여한 기어박스 랜드 피치포드 CEO는 보더랜드4 출시 가격이 80달러가 안된다는 팬의 게시물에 “진정한 팬이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것이다”라는 답변을 남겨 논란이 됐고, 올해 최고 기대작인 GTA6를 준비 중인 테이크투의 스트라우스 젤닉 역시 “사람들이 생활비 상승 때문에 GTA 6를 외면하지는 않을 것.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면 그들은 얼마를 내건 찾을 것이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GTA6의 출시 가격으로 예상되고 있는 80달러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12만원이다.

이렇다보니, 게임 가격 상승으로 부담을 느끼는 게이머들 때문에 게임 가격이 더 극심하게 양극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5~6만원대의 게임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는데, 아예 4만원 이하로 출시되거나, 8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출시되는 모습이 일반적이 되고 있다.

게임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이전처럼 여러 게임을 동시에 구매하기 힘들어졌으니, 주목도가 높은 대형 게임의 경우 초반에는 마니아층을 노리고 아예 비싼 가격으로 출시해서 초기 수익을 극대화하고, 일정 기간 후 할인 행사 등을 통해 판매량까지 잡는다는 전략이다.

얼마의 가격으로 출시될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GTA6
얼마의 가격으로 출시될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GTA6

반대로 인디 게임 등 주목도가 떨어지는 게임들은 대형 게임들에 비해 구매 우선도가 떨어질 확률이 높다보니, 아예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해 박리다매를 노리고 있다. 출시와 동시에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 같은 전략을 잘 보여주는 것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크래프톤의 ‘서브노티카2’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 출시 4일만에 300만장을 넘겨 화제가 됐는데, ‘서브노티카2’는 출시 5일 만에 400만장을 넘겼다.

얼리액세스 출시이기 때문에 플레이 분량이 기대만큼 많지 않다는 불만이 있으나, 출시 가격을 3만원대로 책정한 덕분에 긍정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요즘 게이머들은 투자한 비용 대비 얼마나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미완성 상태를 고려해 저렴하게 책정한 가격이 게임 평가를 반전시키는 신의 한수가 됐다. 개발사인 언노운월즈는 2~3년간 얼리액세스를 진행하면서 콘텐츠를 보강하고, 정식 출시 때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3만원대 가격으로 출시돼 5일만에 400만장을 넘긴 서브노티카2
3만원대 가격으로 출시돼 5일만에 400만장을 넘긴 서브노티카2

게이머들의 소비 패턴 역시 여기에 맞춰지는 느낌이다. 오랜 기간 기다려온 기대작은 바로 구매를 하지만, 관심이 없었지만 화제가 되고 있는 게임들은 좀 더 기다려서 할인 행사를 진행할 때를 노리는 식이다. 특히 출시 초반에 최적화, 버그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게임들이 많다보니, 게임이 안정화될 때까지 미뤘다가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라는 인식도 늘어나고 있다.

요즘 게임이 아닌 다른 소비 제품들을 봐도 아예 고가로 출시되는 명품, 그리고 부담없이 쓸 수 있는 저가형 제품으로 극명하게 나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구매자들도 명품이 할인될 때를 노려서 오래 쓰거나, 아예 저렴한 상품을 짧게 쓰고 버리는 경향을 보인다. 이 법칙이 이제 게임 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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