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게임 사이에서 싹트는 소녀들의 우정. ‘밤의 이름’ 개발한 Yoake Lab
최근 인디 게임 시장에서는 직장 생활과 병행하며 개인 창작으로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들의 작품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소규모 팀 Yoake Lab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생한 팀이다. 두 명의 개발자가 여가 시간을 활용해 제작 중인 비주얼 노벨 ‘밤의 이름(夜の名前)’은 2000년대 게임센터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음악 게임 문화와 소녀들의 우정을 중심에 두고 있다.
Yoake Lab은 야자와 마메타로(矢澤豆太郎)와 이치무라 케이(市村圭), 두 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두 개발자 모두 본업이 따로 있는 직장인이며, 개인 창작 형태로 게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역시 여가 시간을 활용해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는 개인 창작 프로젝트에 가깝다.

■ 게임센터 음악 게임에서 시작된 인연
두 개발자는 게임센터에서 음악 게임을 계기로 친구가 됐다. 팝 음악 게임이나 비트매니아 같은 아케이드 리듬 게임을 즐기며 알게 되었고, 이후 창작 활동을 통해 협업으로 이어졌다. 야자와 씨는 개인 창작 활동으로 작품집을 제작해 왔는데, 아케이드 게임과 음악 게임을 소재로 한 창작 단편집을 준비하면서 이치무라 씨에게도 참여를 제안했다. 이때 등장했던 캐릭터 ‘요조라 아케미’의 이름에서 팀 이름 Yoake Lab이 만들어졌다.
■ 취미로 시작된 게임 개발
이치무라 케이 씨에게는 이번 작품이 첫 게임 개발 경험인 반면 야자와 씨는 약 2~3년 전부터 게임 제작에 도전해왔다. 처음에는 프로그래밍 없이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해 여러 편의 무료 게임을 발표했고, 그중 한 작품이 일본 게임 매체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후 게임 관련 업계에서 일하게 되면서 게임 개발 경험을 쌓게 되었고, 현재도 개인 프로젝트 형태로 게임 제작을 이어가고 있다.

■ 2000년대 게임센터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현재 개발 중인 ‘밤의 이름(夜の名前)’은 이야기 중심의 비주얼 노벨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선택지 없이 이야기를 따라가며 진행하는 구조로, 소설을 읽는 것에 가까운 형식이다. 게임의 배경은 2000년대의 게임센터다. 두 명의 여고생이 게임센터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되고, 이후 작은 사건을 겪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작품의 원작은 앞서 언급한 창작 단편집에 실렸던 소설이다. 해당 작품집이 완판 된 이후 추가 인쇄 없이 마무리되면서, 이 이야기를 게임으로 다시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나오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 방대한 일러스트와 실제 음악 게임 제작자의 참여
게임 시스템 자체는 전통적인 비주얼 노벨 형식이지만, 개발팀은 연출과 분위기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그래픽 작업의 분량이 상당하다. 야자와는 게임에 등장하는 일러스트를 모두 직접 제작하고 있으며, 데모 버전 단계에서만 해도 일러스트 컷 수가 100장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음악 역시 눈에 띄는 요소다. 게임의 배경이 음악 게임 문화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실제 음악 게임 제작에 참여했던 작곡가에게 배경 음악을 의뢰했다. 아케이드 음악 게임 시리즈 BEMANI 초기 제작에 참여했던 작곡가 타케야스 히로시(竹安弘) 씨가 모든 곡을 새로 작곡했다. 게임 속에는 가상의 게임센터가 등장하지만, 음악은 실제 리듬 게임 제작 경험을 가진 작곡가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작품의 특징이다.
■ 게임센터에서 만난 짧지만 특별한 우정
‘밤의 이름(夜の名前)’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감정은 노스탤지어와 우정이다. 2000년대 게임센터 특유의 분위기와 감성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음악 게임이나 게임센터 문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두 여학생은 게임센터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된다. 서로 이름과 성격 정도만 알고 있을 뿐 다른 정보는 거의 모르는 상태다. 인터넷에서 만나 친구처럼 언제든 가까워지고 멀어질 수 있는 관계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짧고 특별한 우정을 이야기의 중심에 담고 있다.

■ 그래픽, 음악, 시나리오가 함께 만드는 작품
그래픽은 야자와 씨가 전부 직접 제작하고 있으며, 상당한 분량의 작업을 혼자 담당하고 있다. 시나리오는 팀원 이치무라 케이 씨가 맡고 있다. 그는 웹 매체에서 게임 음악 관련 기사와 음악 분야 글을 쓰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음악 게임 문화와 게임센터 분위기를 보다 사실감 있게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실제 리듬 게임 제작 경험이 있는 작곡가가 참여하면서 작품의 분위기가 더욱 강화되었다.

■ 새로운 개발 환경에서의 도전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새로운 개발 환경에 도전하는 일이었다. 이번 작품은 처음으로 유니티 엔진을 사용해 제작하고 있으며, PC 게임 플랫폼 스팀 출시 역시 처음 시도하는 프로젝트다. 이전에는 비교적 간단한 제작 도구로 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을 배우며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현재는 비주얼 노벨 제작 도구를 활용하면서도 필요한 부분에서는 유니티 기능을 직접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주변 개발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 행사에서 확인한 가능성
지난해 가을에는 도쿄의 게임 행사에 참가해 처음으로 플레이어들에게 작품을 공개했다. 개발팀은 음악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관심을 보일까 걱정했지만, 실제 행사에서는 음악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특히 게임센터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반응을 바탕으로 현재 시나리오와 연출을 조금씩 조정하며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 취미로 만드는 게임, 그러나 진심으로
Yoake Lab은 전문 개발사가 아니라 직장인 두 명이 개인 창작으로 운영하는 팀이다. 그래서 마케팅이나 홍보 역시 가능한 범위 안에서 진행하고 있다. 다만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행사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조금씩 알리고 있으며, 음악 게임 팬뿐 아니라 소녀들의 우정 이야기나 2000년대 게임센터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작품이 닿기를 기대하고 있다.

■ 천천히 만들어가는 게임
두 개발자는 직장 생활과 병행하며 게임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개발 속도가 빠르지는 않다. 출시 시점 역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개발팀은 마지막으로 “직장인 두 명이 취미로 만들고 있는 게임이라 개발 속도가 느릴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더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지켜봐 주시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기고 : 게임 테스트 플랫폼 플리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