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명작이었지만...

돌아온 세가 랠리...
오락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당대를 풍미했었던 세가 랠리 시리즈의 최신작이 세가 랠리 2006이란 이름하에 PS2로 등장했다. 1998년에 발매되었었던 아케이드 판 세가 랠리 2를 끝으로 세가 랠리 시리즈는 지금까지 PC/DC/GBA 등 타 기종으로 이식만 되었을 뿐, 오리지널 신작은 없었기 때문에 세가 랠리 2006은 무려 8년 만에 등장한 세가 랠리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그것도 지금까지의 발매 공식을 깨고 아케이드도, 그렇다고 세가의 비디오 게임기도 아닌 PS2로 등장을 했으니 이 어찌 안 반가울 수 있으랴. 과연 기나 긴 공백 기간 끝에 찾아온 세가 랠리 시리즈의 최신작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상당한 그래픽
세가 랠리 2006은 전체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준다. 현재 최고의 레이싱 게임으로 손꼽히고 있는 그란투리스모 시리즈에 비하면 그래픽 퀄리티가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한 차종의 매끄러운 모델링과 사실적인 배경 묘사는 수준급이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특히, 눈 덮인 설원이나 도심, 그리고 숲 속 등 총 200개에 달하는 다양한 코스들을 매우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배경 그래픽은 일반 도로를 무대로 경주를 펼치게 되는 랠리(Rally)의 재미와 특성을 한껏 살려주고 있는 특징적인 요소다. 또한 오프 로드 레이스 진행 시 자동차 차체 표면에 흙먼지가 달라붙는 그래픽 표현도 시리즈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며 게임의 리얼리티를 끌어올려주는 중요한 요소로써 여전히 게임 내에서 커다란 힘을 발휘하고 있다. 충돌시 자동차 차체의 파손 표현이 기껏해야 약간 찌그러지는 정도로 밖에 적용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 세가 랠리 2006은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의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해주기 때문에 그래픽으로 인해 게임의 재미가 반감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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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을 배경으로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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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을 달리는 상쾌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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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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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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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가 달라붙은 차체 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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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혀도 멀쩡한 자동차

드라이브는 반응이다!!
세가 랠리 2006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동차 경주의 또 다른 형식인 랠리(Rally)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과는 다소 차이점을 가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동차 경주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자동차 경주 전용 트랙을 정해진 회수만큼 빙글빙글 도는 서킷(Circuit)형식이다. 하지만 랠리는 서킷과는 달리 일반 도로를 코스 삼아 달리기 때문에 코스의 시작과 끝이 다르며, 전체적인 코스의 형태를 사전에 파악할 수가 없다.(사전 코스 주행(Practice)을 1회에 한하여 허용하는 레이스도 존재한다)이 때문에 랠리에선 코-드라이버(Co-Driver)라 불리는 또 한 명의 드라이버가 실질적으로 자동차 운전을 담당하는 드라이버와 함께 보조석에 탑승해 코스와 노면의 정보 등을 전달해주는 네비게이터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덕분에 게이머는 순간적인 반응을 주축으로 하는 색다른 드라이브의 재미를 한껏 맛 볼 수가 있다. 어떤 코너가 어디서 어떻게 등장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코 드라이버의 정보에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고, 코너 진입 전 코 드라이버의 정보가 화면에 표지 형태로 먼저 뜬다고는 하지만 미리 준비를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상당히 부족하기 때문에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을 하느냐가 승리의 향방을 가르게 된다. 특히, 야간 레이스에선 한치 앞을 분간할 수가 없을 정도로 시야 거리가 좁아지기 때문에 코 드라이버의 지시에 맞춰 오로지 감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어 이러한 점이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안정성을 중시하고 있는 랠리 형식의 특성 상 경쟁 차량 없이 홀로 코스를 주행해 기록한 타임의 총 합계를 겨루는 형태로 레이스가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레이스 자체의 박진감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순수하게 자신의 드라이빙 테크닉과 순간적인 반응 속도를 시험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랠리는 또 다른 드라이브의 묘미를 선사해준다. 물론 게임 자체의 주행감이 떨어진다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이겠냐 마는 코너링 시 차체가 다소 쉽게 미끄러진다는 점을 제외하면 세가 랠리 2006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주행감을 보여주기 때문에 드라이빙 그 자체를 즐기는 데에는 그다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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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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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는 표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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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드라이버의 지시는 절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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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코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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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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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도 코스로 등장한다

한 명의 레이서가 되어!! 캐리어 모드!!
세가 랠리 2006 게임 내에 포함되어 있는 캐리어(Career)모드는 세가 랠리 2006을 단순한 레이싱 게임에서 그 이상의 레이싱 게임으로 진화시켜 주고 있는 특징적인 모드다. 캐리어 모드에서 게이머는 이제 막 레이싱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한 명의 아마추어 레이서가 되어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며 게임을 풀어 나가게 된다. 어떤 레이스에 출전할 것인지를 결정해 매달 일정을 짜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상금을 모아 부품을 구입한 뒤 자신의 자동차를 특성에 맞게 튜닝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레이싱과 관련된 대부분의 것들을 이 모드를 통해서 경험해볼 수가 있다. 특히, 이 모드를 진행하다 보면 그 이름 그대로 '캐리어'를 쌓음으로써 스폰서와 계약을 맺거나 자동차 메이커의 전속 레이싱 팀과 프로 계약을 맺는 것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아마추어에서부터 프로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게임 속에 담아내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 모드의 가치는 훨씬 더 높아진다. 상점에서 구입 가능한 부품의 개수와 선택 가능한 자동차의 종류가 적다는 점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자동차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게이머에게 있어서 자동차와 관련된 용어나 구조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이러한 부분의 고도화는 되려 진입 장벽을 높이는 단점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기 때문에 이를 굳이 단점으로 끄집어낼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왕이면 자동차에 대해서 잘 알지 못 하더라도 자동차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좋지 않겠는가? 규정에 맞게 자동으로 부품을 선택해 튜닝해주는 '간이 설정' 항목은 바로 그러한 개발사의 배려와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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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 모드의 메뉴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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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을 짜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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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2위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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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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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을 구입할 수 있는 상점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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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을 할 수 있는 개리지 화면

오락실의 그 느낌 그대로!! 아케이드 모드!!
오락실에서부터 시작된 시리즈답게 세가 랠리 2006에는 마치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아케이드 모드가 포함되어 있다. 이 모드는 각기 다른 4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는 시리즈에 출전해 제한 시간 내에 결승점에 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케이드 모드 진행 시에는 이미 특성에 맞게 튜닝이 되어 있는 차량들 중 하나를 선택해서 레이스를 진행하게 되며, 레이스도 경쟁 차량과 순위를 다투는 형태로 이루어지게 된다. 무엇보다 오락실에서의 느낌을 가장 크게 전달해주는 요소는 역시 제한 시간이다. 제한 시간 내에 코스 상의 체크 포인트를 통과하지 못 하면 순위에 상관없이 그 즉시 레이스가 종료되기 때문에 아케이드 모드 진행 시의 긴박감과 재미는 상당하다. 캐리어 모드가 자동차와 관련하여 좀 더 깊이 있게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게이머들에게 적합한 모드라면 아케이드 모드는 가볍게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레이싱 그 자체를 즐기고 싶어하는 게이머에게 적합한 모드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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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모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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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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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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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로 골인!!

치명적인 한글화 문제
사실 레이싱 게임에 있어서 한글화의 부재는 장르의 특성상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세가 랠리 2006에서는 아주 큰 문제가 된다. 영어가 아니라 일본어 그대로 정식 발매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일본 문화가 완전 개방되면서 일본어 그대로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해지긴 했다지만 이는 결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영어는 세계 공용어로써 초등학교 때부터 의무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언어지만 일본어는 고등학교나 되야 제 2 외국어로 선택할 수 있는 언어에 불과하다. 때문에 영어는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서 필요한 정도의 이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할 수 있지만 일본어는 그렇지 못하다. 일본 문화가 개방되기 이전부터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일본 게임들을 즐겨온 마니아들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게이머들의 일본어 습득 비율이 일반인들에 비해서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 해도 여전히 일본어는 비주류 언어에 불과하다. 실제로 일본어로 되어 있는 게임에선 가장 기본이 되는 세이브와 로드 메뉴조차도 읽지 못해 헤매는 게이머들도 허다하다. 세가 랠리 2006에서도 이러한 점은 마찬가지다. 모든 메뉴가 일본어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본어를 모르는 게이머들은 게임을 즐기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캐리어 모드 진행 시에는 메뉴는 물론, 튜닝 시 각종 부품의 이름까지도 모두 일본어로 표기되어 있어 이러한 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요즘 같이 비디오 게임 시장이 어려운 마당에 레이싱 게임에 한글화는 바라지도 않는다. 영어만으로도 충분하며, 영어만 됐어도 이렇게 문제 삼지 않는다. 유통사 측에서도 이러한 점을 모르진 않았을 것임이 분명한데도 일본어 그대로 게임을 출시한 데에는 분명 나름의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어로 게임을 발매함으로써 유통사는 게임 외적으로 치명적인 단점을 만들어버린 셈이며, 그 대가는 게임의 평가와는 무관하게 저조한 판매량이라는 화살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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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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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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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명작이 현재의 평작으로
세가 랠리 시리즈의 지난 명성에 비추어 볼 때 세가 랠리 2006은 그다지 특이한 점이 없는 평범한 작품 정도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픽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가 랠리 2006만의 특징적인 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과거에는 랠리 형식을 취한 레이싱 게임이 드물었기 때문에 세가 랠리 시리즈의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 이르러 랠리 형식을 취하고 있는 레이싱 게임들은 셀 수도 없이 많아졌다. 굳이 랠리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레이싱 게임들이 이미 서킷과 혼합된 복합적인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랠리라는 소재의 특이성은 빛이 바랜지 오래다. 주행감에 있어서도 보통의 레이싱 게임들과 비교해 볼 때 내세울만한 특징은 찾아보기 힘들다. 누구나 쉽게 드리프트의 재미를 즐길 수 있게 한 남코의 '릿지 레이서' 시리즈처럼 아케이드 성이 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SCE의 '그란투리스모' 시리즈처럼 리얼리티가 강하거나 게임의 볼륨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결국 세가 랠리 2006은 과거의 시리즈를 답습하며 명성에만 기대고 있는 이도 저도 아닌 평작에 불과한 것이다. 1995년에 발매된 세가 랠리 시리즈의 첫 작품, 세가 랠리 챔피언쉽이 그대로 이식되어 패키지 내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과 오랜만에 찾아온 세가 랠리 시리즈의 최신작이라는 점에서 세가 랠리 2006은 과거의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순 있겠지만 팬이 아닌 게이머들에게서도 호응을 이끌어 내기에는 평범한 게임성과 한글화의 부재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명작이 현재의 평작으로, 세월의 흐름 앞에서는 명작 시리즈도 결국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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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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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 랠리 챔피언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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