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하는 임요환, '나는 물러서지 않는다'
"군대가면 모든 게 끝이라구요? 아닙니다. 이제부터 시작인 걸요"
진주에 있는 공군기지로 오늘(9일) 입대를 하게 된 임요환, 하지만 입대를 앞둔 그의 표정은 생각처럼 어둡지 않았다. '테란의 황제', '전략의 제왕' 등 국내 '스타크래프트' 계의 황제이자 세계 e스포츠의 아이콘으로 불리웠던 그가 군입대를 앞두고 이만큼 담담할 수 있는 데는 군대를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그의 마음 자세에 있었다.

"물론 아쉽기는 해요. 스타리그를 세 번 우승해서, 꼭 골든 마우스를 타고 싶었거든요. 제가 제대할 때까지 그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됐으면 합니다. 골든 마우스를 꼭 타고 싶어요"
임요환은 7년여의 프로게이머 생활 중에 골든 마우스를 타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 했다. 잠시 SK텔레콤 T1과의 계약을 정지상태로 두고 군인이 되지만, 제대 후에 바로 SK텔레콤 T1에 복귀하면 꼭 우승을 한 번 더 해서 골든 마우스를 타겠다는 것. 그러면서 임요환은 눈을 총총히 빛내면서, 비록 군대에 가지만 남들 배 이상의 노력을 해서 최고의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새삼 각오를 다졌다.
"최근 프로게이머가 청소년들 사이에 직업 선호도 1위잖아요, 물론 외부에서 볼 때 돈도 벌고 화려한 직업이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인기가 많은 만큼 경쟁자가 엄청 많고 그들은 전부 꺾어야 해요. 정말로 프로게이머가 자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임요환은 요사이 10대의 프로게이머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진지하게 충고를 던졌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화려함 보다는, 내부에서 뼈를 깎는 인고의 시간이 더 크다는 것. 프로게이머의 길은 정말 힘들기 때문에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또 후배들도 각자 개성을 살렸으면 좋겠어요. 너무 경기 자체가 한 가지 색으로 가지 않도록요. 팀플레이도 채팅으로 의사 전달을 하지 말고 '보이스'를 도입하거나, 맵도 게임 시작 후에야 알 수 있는 랜덤 맵으로 해보는 건 어떨까요? 좀 더 경기가 재밌어 질 것 같은데.."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던 임요환은 '스타크래프트'의 미래에 대해서도 몇 가지 방안을 내놨다. 좀 더 보는 즐거움을, 좀 더 긴박감을 주기 위한 장치가 여러 개 생겨서, 프로게이머들 뿐만 아니라 e스포츠를 즐기는 게이머들도 좀 더 희열을 느끼면 좋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는 제대하고 나면 '스타크래프트' 외에 다른 게임들이 또 새로운 e스포츠 종목으로 재 탄생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굳이 '스타크래프트'만 고집하는 건 아니에요. 제대하고 다른 게임이 대세가 되도 좋습니다. 그 때 가장 인기가 좋은 게임이 있다면, 그 종목을 다시 시작해 최고가 되고 싶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질 수 없다' 그게 바로 저에요. 꼭 그렇게 할 것이구요"
제대하고 다른 게임이 득세하면 어떻겠냐는 질문에, 임요환은 웃으며 이렇게 얘기했다. 다른 시련이 오면 그 시련을 극복하고, 또 다시 노력해서 이루어낸다는 얘기. 거기에 마지막으로 그는 '프로게이머들은 군대가면 끝이다'라는 얘기를 뒤집기 위해서,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저 혼자가 아닙니다. 제 뒤의 많은 후배 프로게이머의 미래가 저에게 있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군대도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일 뿐인 거에요. 저는 반드시 돌아올 겁니다. 지켜봐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