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다이애나 같은 예쁜 딸 갖고 싶다. 캡콤 ‘프래그마타’
캡콤이 SF 기반 신작 액션 어드벤처 게임 ‘프래그마타’를 지난 4월 17일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국내 유통은 캡콤과 협력해 게임피아가 맡았다.
쉽게 보기 힘든 SF 느낌이 물씬 풍기는 ‘프래그마타’는 2020년 최초 공개됐을 때부터 이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만, 개발이 연기됐고, 개발진은 게임 연기 발표마저 게임에 등장하는 소녀가 사과의 메시지를 전하는 영상으로 만들어 공개했을 만큼 공을 들이고 있음을 증명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 2026년 출시를 예고했고, 2026년 4월 드디어 게이머들 앞에 등장하게 됐다. 직접 만나본 ‘프래그마타’는 한붓그리기 형태의 해킹 시스템을 더한 감각적인 슈팅이 새로운 재미를 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며, 게임의 마스코트이자 조력자로 등장하는 안드로이드 다이애나는 너무 귀여워 이런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게임은 가까운 미래, 물체의 정보만 있으면 무엇이든 복제할 수 있는 꿈의 물질 ‘루나필라멘트’가 발견된 달 기지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달 기지와의 연락이 돌연 끊겨 조사를 위해 파견된 대응팀마저 거대한 달 지진에 휩쓸리게 되고, 주인공인 휴는 수수께끼의 안드로이드 소녀 ‘다이애나’에게 도움을 받아 정신을 차리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들이 달 기지를 탈출해 지구로 귀환하려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달 기지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나 게임 속 배경에서 SF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여기에 무엇이든 복제할 수 있는 루나필라멘트를 사용한 달 기지인 만큼 지구의 뉴욕이나 지구의 토양 연구를 위해 마련한 시설, 그리고 중력이 낮은 달 표면 탐험 등 다양한 스테이지가 준비되어 있어 보는 맛도 살아 있다.
비주얼적인 완성도도 상당하다. 기자는 PC로 패스트레이싱 옵션을 활성화한 뒤 즐겼고, 금속 제품의 반사광 등 실사에 가까운 질감 묘사와 그래픽 효과는 달 기지의 황량함을 더욱 진짜같이 만들어 준다. 휴의 우주복 질감이나 거대한 적의 묘사 수준이 정말 뛰어났으며, 높은 시각적인 완성도는 게임의 마스코트 캐릭터 ‘다이애나’의 매력을 한층 더 살려주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게임의 내러티브를 이끄는 핵심 동력은 조력자 캐릭터로 등장하는 '다이애나‘다. 휴를 위기에서 구한 뒤 계속해서 함께하는 다이애나는 천진난만한 소녀 캐릭터로 그려졌다. 다이애나의 세밀한 표정 변화와 귀여운 외형이 나도 모르게 보호 본능을 자극했다.
또한 아이 캐릭터인 만큼 달 기지의 많은 것들이 다이애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리드 어스 메모리(REM)라는 특별한 추억이 담긴 메모리가 다이애나의 매력을 더욱 살려준다. 물총이나 풍선 등 지구의 다양한 추억으로 구성된 REM을 하나씩 쉘터에 늘려갈 때마다 REM을 보고 사용하며 즐거워하는 다이애나의 모습이 정말 귀엽다.

더불어 한국어 더빙이 더해진 다이애나의 목소리 연기가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게임 초반 휴로부터 다이애나라는 이름을 받은 뒤 기뻐하며 ‘휴’와 ‘다이애나’를 반복하는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참고로 프래그마타는 한국인인 조용희 디렉터가 개발을 맡은 작품으로, 한국어 더빙까지 이뤄질 수 있었다. 한국어 더빙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다이애나는 귀엽고 보호 본능을 자극했겠지만, 조금은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이 자리를 빌려 고마움을 전해본다.

다이애나 못지않은 매력은 ‘한붓그리기’ 형태의 퍼즐로 구현된 해킹 시스템과 스타일리시한 슈팅 액션의 결합에 있다. 이용자는 슈팅 게임을 즐기는 동시에 경로를 이동하는 해킹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게임 초반에는 조작에 익숙하지 않아 고생을 좀 할 수 있지만, 게임에 적응되면 회피나 다양한 동작까지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능숙해지게 된다.
직접 경험해 보면 바로 알겠지만, 해킹과 슈팅이 결합한 게임의 메커니즘은 게임의 타격감을 한층 더 살려준다. 해킹 성공 후 이어지는 폭발적인 공격이 뛰어난 쾌감을 선사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여기에 해킹도 다양한 특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적을 혼란하게 만들어 서로 공격하게 하는 등의 요소도 있다.

참고로 해킹은 플레이스테이션 기준 동그라미, 세모, 네모, 엑스 버튼을 활용해 방향을 이동하며, 키보드 마우스 사용자는 마우스의 보조 버튼을 누른 뒤 해킹 경로를 이동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입맛에 맞는 조작 방식을 고르면 된다.
여기에 게임에는 다양한 업그레이드 요소와 트레이닝 요소, 앞서 이야기한 REM을 비롯한 다양한 수집 요소들이 준비됐다. 다소 짧게 느껴질 수 있는 메인 스토리 플레이 타임을 보충해 주는 콘텐츠들이다.

게임 플레이 타임은 다이애나가 REM을 구해달라고 하는데 매정하게 들어주지 않고, 수집 요소를 신경 쓰지 않은 채 스토리를 쭉 달리기만 한다면 10시간이면 넉넉하다. 메인 스토리의 전개는 다소 짧은 편이지만,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짜임새 있는 구성 덕분에 몰입도는 상당한 수준을 유지한다. 스포일러라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다이애나와 유대감을 쌓아가며 엔딩까지 나아가는 과정과 엔딩 이후의 몰입도가 상당하다.
엔딩을 본 이후에는 도전 과제인 '언노운 시그널'과 뉴 게임 플러스, 그리고 새로운 무기들이 기다리고 있어 오히려 더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형태다. 짧은 플레이 타임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에 부족하지 않으리라 본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프래그마타'는 캡콤이 시도한 새로운 IP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한 작품으로 보인다. 비록 조금 짧을 수 있지만, 게임 안을 채우는 해킹 퍼즐의 참신함과 다이애나라는 캐릭터가 주는 정서적 만족감이 게이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