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돈을 쓰는 시대, 블록체인 지갑이 새 금융 인프라 되나

AI가 더 이상 질문에만 답하는 도구에 머물지 않고 있다. 재고를 확인하고, 원재료를 주문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매하고, 인간 대신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경제적 행위자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AI가 다른 AI에 값을 치르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이들을 위한 결제 인프라로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서 ‘AI가 어떻게 거래하고 정산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은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경제 활동을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기존 금융 시스템 안에서 자연스럽게 계좌를 개설하거나 신용을 부여받기 어렵다.

반면 24시간 작동하고, 초 단위로 판단하며, 자동화된 방식으로 서비스와 데이터를 구매해야 하는 AI에게는 실시간 결제와 자동 실행이 가능한 새로운 금융 인프라가 필요하다.

마이클 J. 케이시 MIT 미디어랩 디지털화폐이니셔티브(DCI) 수석고문은 최근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AI 에이전트가 산업 현장에 본격 투입될 경우 기존 금융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AI 에이전트는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 없이도 활동하지만, 각종 서비스 이용과 데이터 접근을 위해서는 자동화된 결제 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케이시 고문은 이 지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핵심 결제 수단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시드 김서준 대표도 같은 흐름을 B2C와 B2B를 넘어 B2A, A2A 거래 구조로의 전환으로 해석했다. 기업과 소비자, 기업과 기업 사이의 거래를 넘어 기업과 에이전트, 에이전트와 에이전트 사이에서 직접 거래가 일어나는 구조가 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에이전트 경제 시대의 고객은 얼굴은 없지만 선호도와 권한, 결제에 필요한 지갑을 갖게 될 것”이라며 “사람에게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의 대안이지만, 에이전트에게는 첫 번째 은행 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게임 산업은 이러한 변화가 가장 빠르게 실험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게임은 이미 아이템 거래, 창작물 유통, 이용자 간 교환, 가상 경제 시스템이 결합된 디지털 공간이다. 여기에 AI 에이전트가 플레이와 창작, 거래에 참여하기 시작하면 게임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AI 기반 경제 활동이 벌어지는 테스트베드로 확장될 수 있다.

장현국 넥써쓰 대표는 “미래에는 AI 에이전트가 상당수 업무를 수행하게 되고, 게임은 경제 활동과 창작, 가치 교환이 이뤄지는 핵심 공간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가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자금 이동과 결제 인프라가 필요한데, 여기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 블록체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넥써쓰는 자체 메인넷과 크로쓰($CROSS), 지갑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에이전트가 게임 안에서 활동하고 경제 활동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트 게이밍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넥써쓰는 게임 전용 블록체인 크로쓰(CROSS)를 기반으로 풀스택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AI를 주요 사업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직원 1인당 매월 약 1,000달러 규모의 AI 툴에 투자하며 전사 AI 전환, 이른바 AX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블록체인 인프라와 AI 활용 역량을 동시에 강화해 에이전트 기반 게임 경제를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전망도 이 같은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월가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블록체인이 금융 인프라에 더 깊이 통합될 경우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업의 공개시장이 5년 내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온체인 결제 시스템이 실제 적용 단계에 들어섰고, 규제 환경이 명확해질수록 기관 채택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에이전트시대 블록체인 지갑이 새로운 인프라가 될까? (생성성 ai를 활용한 사진)
AI 에이전트시대 블록체인 지갑이 새로운 인프라가 될까? (생성성 ai를 활용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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