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중국이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이 정부 차원으로 대대적인 e스포츠 육성을 시도하고 있어 한국의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이 점점 위협받고 있다.
리우 유안 푸 중국국가체육총국처장에 따르면 지난 99년부터 본격적으로 e스포츠 문화가 시작된 중국은 2003년을 기점으로 인터넷 인프라 보급이 확대되면서 최근 네티즌 규모가 1억2천3백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중 5천만 명 정도가 e스포츠 팬 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3년 초부터 개최되고 있는 중국 최초의 공식 e스포츠 대회인 CEG(China esports gaming)의 경우 전국 10대 도시를 순회하며 성황리에 치루어져 중국 내에서 나날이 위상을 높여가고 있으며, 그 외 다양한 e스포츠 대회가 파생돼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지난 2003년 11월에 e스포츠를 99번째 공식 스포츠 종목으로 승인, 그전까지 민간 차원에서 소규모로 일어났던 e스포츠 붐이 체육총국이 e스포츠 주무부서로 선정되면서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이외에도 50만평에 이르는 '전중화 체육총회'와 '베이징석경산구' 정부가 공동으로 북경디지털엔터테인먼트 산업기지에 700여평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 '중국 e스포츠 발전센터'를 건설하는 등 전방위 적인 활동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런 분위기에 맞물려 중국 선수들의 실력도 일취월장 하고 있어 한국의 e스포츠를 위협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세계의 주류 e스포츠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워크래프트3'와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경우 이미 중국이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10월 개최된 '인터네셔널 e스포츠 페스티벌2006'(IEF)에서 한국은 '스타크래프트' 종목을 제외하고 완파당하면서 우승을 중국에 내줘야 했다.
리우 유안 푸 중국국가체육총국처장은 "e스포츠를 단순히 게임을 즐기고 몰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타인과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즐기는 '스포츠'로 육성하고 있다"며 "e스포츠의 기원은 서구에서, 발전은 한국에서 이뤄졌지만 중국이 곧 중심으로 부각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은 매번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외치면서도 아직까지 e스포츠가 스포츠 정식 종목화 되지도 못했고, 달랑 7억여원의 지원으로 나몰라라 하는 한국 정부완 대조적이다. 프로게이머들의 군대 문제, 장래 문제 등 고질적인 불안이 해결되지 않고 한국e스포츠협회와 대기업들이 고군분투하며 '알아서' 버티는 한국의 e스포츠를 '바람앞의 등불'로 비유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얘기.
한편, 이런 중국의 거센 e스포츠 물결에 업계에서는 국내의 e스포츠가 탈바꿈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국내의 e스포츠는 대부분 '스타크래프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온게임넷과 MBC게임에서 두 개의 메이저 리그가 진행되고 있고, 대기업의 대거 스폰, 그리고 범 국가차원으로 프로리그가 진행되고 있지만 결국 '국내만의 잔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여기에 '스타크래프트'가 발매된지 10년이 된 '구식 종목'으로 인식돼 세계적으로 점점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으며, 삼성에서 지원하는 'WCG'를 제외하고 ESWC와 CPL 등 세계 최대급 e스포츠 대회에서도 종목채택이 불투명해지는 등 국내의 e스포츠에 종목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e스포츠의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서라도 최소 '워크래프트3'와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세계적인 추세의 종목을 종합,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처럼 한국도 정부 차원으로 e스포츠가 육성되지 않으면 올림픽의 종주국 그리스처럼 언젠가 e스포츠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후회할 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