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디션, '허무함 속에 놓인 춤과 노래'
이 시대의 젊은이 치고 춤과 노래에 자유로운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의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 길에서 흥얼거리며 지나가는 사람 등 혼자 무인도에 표류되어 고립되지 않는 이상 춤과 노래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그럴까, 춤과 노래를 테마로 하고 있는 뮤지컬 '오디션'은 다른 뮤지컬 보다 다가가기 쉬운 느낌이다. '오디션'이란 것 자체가 춤추고 노래하는 이를 '선별하는 과정'을 나타내거나, '춤과 노래'를 다른 뮤지컬 보다 더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뮤지컬 '오디션'은 기본적인 뮤지컬의 구조를 잘 따라가고 있는 편이다. 화려한 춤과 노래로 화끈한 시작을 보이고, 관객들에게 '어떤 내용일까'라고 궁금증을 자아낸 다음 거침없이 본론을 풀어나간다. 한참 달아오른 무대는 이윽고 간단한 마술과 특유의 재치로 유연해지고, 무대 위 캐릭터들은 능수능란하게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분위기가 쳐진다 싶으면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지며 틈틈이 예상할 수 없었던 곳에서 등장하는 개그도 볼만하다.
뿐만 아니다. 만약 당신이 게임 '오디션'을 즐긴 적이 있다면 이 작품은 몇 가지 '숨은 재미'를 더 보여준다. 처음 '오디션'을 보기 위해 무대 위에 선 사람들, 그리고 위기가 한층 고조되고 두 주인공의 대립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시작되는 '게임식' 춤 대결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수많은 가요들이 스쳐 지나가고, 양 진영이 대립해서 대결을 펼치는 모습은 게임을 그대로 묘사했다는 느낌을 준다. 정신을 차려보면 후딱 2시간이 지나갔음을 알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빠르게 관객들을 현란하게 사로잡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뮤지컬 오디션은 현란한 만큼 허무함도 짙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허무할 정도로 빈약한 스토리성은 이 뮤지컬을 다른 뮤지컬과 구분 짓게 하는 결정적 요소다. 처음부터 꾸준히 뮤지컬을 지켜본다면 '날개를 잃은 천사가 천상으로 가기 위해 사랑을 맺어주는' 내용이구나 하고 알게 되긴 하겠지만, 그 진행 과정은 절대 평범하지 않다. 스토리 진행 과정에는 감정이입도 인과관계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현란한 춤과 노래만 있고, 거기에는 무게감이 없는 기교와 재치가 더해져 있을 뿐이다.
그래서, 더욱 이 작품은 게임과 흡사한 것은 아닐까 싶다. 모니터 화면에 나오는 커서에 맞게 키보드를 두드리다 문득 게임을 멈추고 현실로 돌아와버린 허전함이랄까, 게임 속에서 한없이 춤과 노래에 버무려져 흥분되었다가 무심코 현실로 돌아와서 숨을 죽이는 느낌. 그 느낌을 뮤지컬에서 느끼게 되는 것은 퍽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뮤지컬 오디션, 흡사 대중가요를 표현하듯 '현란함 속에 숨은 허무함'을 품은 이 작품이 일반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