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알바 e-스타디움 일기] 헬게이트:런던 테스트

이런 행사는 앞으로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블리자드에서 디아블로를 만들던 핵심 개발자 빌 로퍼가 독립해 만든 회사 플래그십 스튜디오의 처녀작 헬게이트 : 런던의 오프라인 테스트가 용산 전자랜드, '인텔 e-스타디움'에서 열려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다른 참가자들은 홈페이지 신청을 통해 막강한 경쟁률을 뚫고 뽑혔지만, 저의 경우엔 취재를 이유로 주최측이 배려해줘 간단히 테스트에 참가해 게임을 플레이 했습니다. 역시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게임을 해본다는 것. 상당한 매력인 것 같습니다.

올 하반기 기대작 헬게이트 : 런던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한다는 생각에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경기장으로 갔습니다. 제가 약 40분 정도 일찍 갔는데 벌써 많은 참가자들이 와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더군요. 헬게이트:런던이 얼마나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지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몇몇 참가자들의 경우 카메라를 가지고 왔었는데, 스탭들과 게임 플레이 화면 촬영에 대한 작은 실랑이가 있기도 했습니다. 이것에 대해선 행사 진행을 총괄하는 한빛소프트의 신용수 과장이 친절히 설명해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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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버전이 최신 버전의 두 단계 정도 아래라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모습이 공개되기를 원하기에 못난 모습이 나가는 것을 개발자들이 안타까워한다고 하더군요. 역시 완성도를 문제로 출시 연기를 밥 먹듯이 하는 빌형 다운 생각인 것 같습니다. (설마 게이츠 형님으로 착각하시는 분은 없겠죠?) 참가자들이 얼마나 공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던 것은 저도 게임 플레이 화면이 담긴 사진은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긴 했지만 아무래도 저는 취재가 주목적이므로 게임에 대한 소개가 있던 시간에 당당히 카메라를 들고 행사장 여기저기를 찍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저에게 관심이 없더군요. 참가자들 조차 '난 못 찍는데 왜 쟨 당당히 사진 찍고 다니지?'라는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저... 관심 받고 싶어요...

헬게이트 : 런던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가 20여 분간 이뤄졌습니다. 저 같은 경우 게임에 대한 사전 정보가 있었고, 학교 다닐 때부터 뭔가를 설명 받는 시간엔 졸아왔으므로 한귀로 듣고 한귀론 흘리며 캐릭터를 생성하려 했는데, 참가자들은 학교에 막 들어온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선생님 말씀을 귀담아 듣듯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설명을 듣고 있었습니다. 결국 저도 분위기에 압도돼 설명을 들었습니다. (네... 저 소심한 A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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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끝나고 신용수 과장의 "그럼 게임 플레이를 시작 하겠습니다"라는 멘트가 떨어지자마자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게임 실행 아이콘을 클릭했습니다. 이 때 제가 본 그들의 표정은 순진한 여자친구를 꼬드겨 같이 간 외딴 섬에서 배가 끊겨 불안해하는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오빠 믿지?"라고 얘기하는 늑대와 같았습니다. 그런 참가자들은 캐릭터 생성부터 열정을 보였습니다. 절대 아무거나 고르지 않더군요. 그에 비해 전 아무 생각 없이 전사를 선택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잠깐 동안 게임에 대해 뭔가를 느끼려면 역시 전사밖에 없죠!!

헬게이트 : 런던은 특이하게 칼을 들고 있으면 3인칭 시점에 숄더 뷰(어깨 너머 뒤쪽에서 보여주는 것)로 플레이를 하지만, 총을 들면 1인칭 시점으로 플레이 하게 됩니다.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실현이 됐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남다르더군요. 저랑 빌형이랑 통하는 걸까요? 흠..흠.. 어쨌든 전사로 열심히 플레이를 했습니다. 좀비에게 칼을 열심히 휘두르며. 그런데 게임을 조금 하다 보니 머릿속에 어떤 게임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디아블로 2'. 물론 디아블로 2가 이미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들에 전반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 것도 있지만 빌형과 디아블로 2를 떼놓고 생각하기는 힘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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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뿐만 아니라 다른 참가자들도 헬게이트 : 런던을 디아블로 2와 연관 짓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친숙한 느낌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도 있겠지만, 최신작이니만큼 특별한 차별점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수준 높은 한글화와 다양한 코스튬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순한 해석에 그치지 않고 의역을 통해 한국 정서에 맞추려는 모습(서모너를 소환사가 아닌 악마술사라고 표현한 것 등)과 다양한 의상을 제공해 옷을 갈아입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키와 체형으로 1차적인 개성을 표현하고, 다양한 옷을 통해 2차적인 개성을 표출하는 재미, 헬게이트 : 런던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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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캐릭터가 너무 서구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것은 헬게이트 : 런던의 최대 단점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예쁘고 깜찍한 모습을 좋아하는 국내 게이머들에게 현재의 캐릭터 모습은 이질감이 느껴질법 합니다. 에버퀘스트 2의 경우 에버퀘스트 1의 서비스 실패를 거울삼아 2편 때는 'East'버전을 새로 만들어 눈도 크고, 호리호리한 몸매의 캐릭터를 제공했습니다. (안타까운 건 그렇게 하고도 실패했다는 거...)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는 더 예쁜 캐릭터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덧 1차 플레이 시간이 다 지나갔습니다. 다들 아쉬워하긴 했지만, 진행 요원들의 요구에 순순히 따라주더군요. (오늘 참가자들 정말 순한 양과 같이 통제에 잘 따라주더군요. 모든 행사 참가자들이 이렇게 해준다면 얼마나 편할 런지...) 1차 플레이에 대해 참가자들은 길 찾기의 어려움과 초반 레벨업에 대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긴... 저도 플레이 하는데 길 찾기가 어렵더군요. 고개를 끄덕이며 참가자들의 의견에 공감하고 있는데, 옆에있던 얀알바가 얘기하더군요. "선배는 미니맵 안켜고 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정말 눈치도 없는 녀석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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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정도의 휴식 후 2차 플레이가 시작됐습니다. 1차 플레이에서 검기사를 해봤기에 2차에선 총을 쏘는 기술 요원으로 플레이 했습니다. 확실히 시점이 1인칭으로 바뀌니 전혀 다른 게임을 하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바뀐 것은 시점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검기사의 경우 칼을 휘두른다는 느낌은 있어도 몬스터가 맞거나 베인다는 느낌이 약했습니다. 하지만 총은 쏘는 맛이 있더군요. 귓가로 울리는 소리가 '아, 나는 지금 총을 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줬습니다. 게다가 총이 칼보다 세게 느껴지더군요. 다만 안타까운 건 총이나 칼 모두 적이 맞는다는 느낌이 약해 전투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그래픽적인 이펙트는 충분했고, 적에게 맞았을 때 흑백으로 변하는 화면이 굉장히 독특해 타격감 부분만 조금 수정하면 전투도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초반부터 러시로 이어지는 각종 퀘스트는 게임 플레이 전 설명 시간에 있었던 '헬게이트 : 런던은 왜 게임을 플레이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목적 없는 게임 플레이를 지양 한다'라는 설명을 이해하게 했습니다. 다만 퀘스트 노가다라는 말이 나올 것 같아 조금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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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것들을 보며 플레이 하고 있으니 어느새 2차 플레이 시간도 끝이 났습니다. 참가자들은 아쉬워 하긴 했지만 역시나 끝까지 통제에 잘 따라줬습니다. 저도 아쉬운 마음에 기자라는 직함으로 배 째볼까 하다가 제 뒤로 몰리는 스탭들의 압박을 느끼고 게임을 종료했습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헬게이트 : 런던을 해봤다는 생각에 뿌듯해하는 후알바였습니다.

< * 인텔 e-스타디움에 배치되어 있는 PC는 삼보에서 제공한 최신 사양의 PC로 인텔 코어 2 쿼드 2.40GHz, 2GB RAM, 지포스 7600GT, 22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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