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에 목마른 그대에게
PSP용 첫 한글화 RPG 게임, 그 후속작이 드디어 등장
PSP가 발매된 지도 어느덧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 동안 수많은 장르의 게임들이 발매되었다. PSP에선 불가능할 것 같았던 FPS
장르의 게임도 많이 발매됐고, 조작이 불편하리라 예상되었던 대전 격투 게임들도 PSP에 최적화되어 상당수 발매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PSP에서 발매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휴대용 기기인 PSP에 적합한 장르는 아무래도 퍼즐과 RPG 게임이
아닐까 싶다. 최근 리듬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각 스테이지마다 짧은 플레이 타임을 요구하는 퍼즐 게임과, 슬립 모드로 오랫동안
느긋하게 캐릭터를 키우며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RPG 게임은 PSP와 찰떡궁합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막상 정식 발매된 RPG 게임을
찾아보면, 다른 장르에 비해 비교적 그렇게 많지 않다. 오히려 PSP의 성능을 최대한 살린 3D 액션 게임이 자주 발매되고 있는 실정인데,
그런 의미에서 천지의 문2 무쌍전(이하 천지2)의 정식 발매는 희소식임이 틀림없다. 게다가 PSP용 첫 한글화로 발매되었던 천지의 문의
후속작인만큼, 천지2도 완벽한 한글화가 되어 출시됐다. PSP로 RPG를 즐기는 게이머들이 제일 바라는 PSP 오리지널 한글화 RPG 게임인
것이다.

오랜만의 한글화 RPG.
액션RPG라는게 좀 걸리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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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서마대륙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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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서마 대륙으로
천지2는 전작인 천지의 문과 배경이 되는 대륙만 다를 뿐, 같은 시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작의 배경은 300년 전 마앙대전 당시
침공 당했던 앙괘 대륙이고, 천지2의 배경은 침공을 가했던 서마 대륙이다. 주인공인 리쥬 로우와 기쿄 슌카는 마앙대전 때 앙괘 침공의 선두에
섰던 귀족의 후예들인데, 전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리쥬'나 '기쿄'가 낯설지 않은 성일 것이다. 이것 외에도 전작과 이어지는 공통점이 다수
존재하며, 플레이 도중 이러한 연계성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통점 1. 리쥬 가문의 전통인 붉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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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 2. 여주인공의 가문, 기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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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 3. 가쿠 형제 중 한명인 가쿠이치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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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 4. 설화 궁전의 모습
전작이 발매된지 1년이 지난 만큼, 천지2의 그래픽은 확실히 큰 발전을 이루었다. CG 동영상이 딱히 필요 없을 정도로 뛰어난 퀄리티의 3D 모델링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인물들의 표정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또한 무대가 되는 대륙이 바뀌어서 그런지 무협 스타일이었던 전작과 배경 분위기도 상당히 달라졌으며, 각 배경에 걸맞는 사운드도 서마 대륙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한 몫하고 있다.

표정 변화의 대표주자, 기쿄 알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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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진정한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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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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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무협 분위기가 조금 나는 곳도 있긴 있다

천지2의 특징인 다양한 배경. 사막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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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도 있다. 그 외에도 호숫가라던가 바닷가라던가~
전작에 이은 완벽한 한글화는 천지2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RPG 게임인 만큼 스토리의 이해가 가장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천지2의 한글화는 100점 만점에 99점을 줄 수 있을 정도. 1점을 깎은 이유는 자잘한 오류 때문인데, PSP의 가상 키패드를 이용해서 게시판에 게시물을 작성할 경우 특정 문자를 표시하지 못하는 문제, 자막 대사의 철자가 빠져있거나 띄어쓰기가 틀려있는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문제들은 게임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해결되었을 문제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한글화가 되지 않았다면,
의뢰받을 때부터 골치가 아팠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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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화로 더욱 빛을 발하는 주인공들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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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작성한 게시물.
'뷰'자를 제대로 표시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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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쓰기 한 두 번 틀린 것 정도는
눈감아줄 수 있겠지만...
천지의 문2 의뢰전
냉정히 말하면 천지2의 스토리는 빈약하다. 주인공들은 커다란 위기 앞에서 확실한 명분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지만, 그러한 긴장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극적인 반전도 없으며 스토리에 몰입할 즈음이 되면 게임이 끝나버린다. 한글화가 잘 된 RPG게임임에도 스토리에서는 빵점을
면하기 어려운데, 짧은 플레이 타임에도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의뢰' 시스템에 있다. 의뢰는 게임 중간 중간에 NPC가
부여하는 미션을 클리어하고 보수를 받는 시스템이지만,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일정 수 이상의 의뢰를 클리어 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스토리가 긴박하게 흘러가는 도중, 잡다한 재료를 모으는 의뢰나 한참 동안 던전을 탐색해야 하는 의뢰를 하고 있으면 '지금
내가 왜 이런 걸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고, 당연히 게임에 대한 몰입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토리 진행상 의뢰 시스템이 꼭
필요했다면, 스토리와 연관성 있는 의뢰를 더 추가해두고 일반 의뢰와 다르게 표시를 하여 게이머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편이 더 좋았을 듯 싶다.

주역 캐릭터들의 수도 적은 편이고,
주인공들을 빼면 비중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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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진행은 이 파편 모으기 때문에
시간을 다 깎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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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가 넘어가는 의뢰 중에
스토리와 연관이 있는 것은 10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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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은 위기에 빠졌는데 가오리의 등딱지나
모으고 있어야 할까?
하지만 의뢰 시스템 자체만 보면 상당히 괜찮다. 의뢰를 클리어하면 초반에 부족한 돈을 채우기에도 좋고, 게임 진행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아이템을 얻기도 한다. 의뢰의 개수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여 취향에 맞게 의뢰를 골라 플레이할 수 있고, 무엇보다 엔딩 이후에도 계속해서 의뢰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든다. 또한 무선랜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만물상'이라는 NPC를 통해 의뢰와 물품을 계속 추가해줄 수 있는데, 만물상의 의뢰는 일반 의뢰보다 더욱 난이도가 높고 보수도 좋은 편이며 추가되는 물품도 하나같이 강력한 아이템들이다. 짧은 스토리에 실망했다면, 의뢰와 물품 제작에 재미를 붙여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이런 황당한 보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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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받아서 좋으십니까, 로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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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사기급 아이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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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 등장했던 망월검도...
액션은 좋지만 전투가 힘들다
전작을 해보지 못한 게이머들은 천지2의 시스템에 조금 난감해할 수 있다. '무예록'이니 '보면'이니 해서 뭔가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간단하다. 캐릭터의 콤보를 게이머가 직접 편집할 수 있다는 것인데, 리쥬 로우의 경우 각 무기(정확히는 무예록)마다 정해진 콤보 횟수가 있고
이것에 맞춰 기술을 넣어주면 끝. 편집하기 귀찮다면 정해진 콤보 스타일(보면)을 적용시켜 주면 되며, 기쿄 슌카의 경우도 이름만 다를 뿐
기본은 똑같다. 다만 춤(프레코인)의 횟수가 많고 복잡할수록 피니쉬 기술인 반코인의 위력이 증가한다는 점만 알아두면 된다.

보면의 콤보가 좋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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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3D 격투게임의 캐릭터처럼
찌르기만 계속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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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단순무식 레이지반 구성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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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 레이지반의 경우,
기본 개념을 박살내는 사기급 무기
이렇게 게이머가 편집한 콤보는 훌륭한 타격감과 더불어 천지2의 전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는데, 아쉽게도 그러한 재미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하는 요소가 너무도 많다. 가장 심각한 것은 카메라 시점 문제. 전투가 벌어지는 장소는 필드와 던전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필드의 경우 카메라 시점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적이 화면 아래쪽으로 이동해버리면 적의 위치를 전혀 파악할 수 없고, 언제 공격이 들어올지도 모르게 된다. 던전의 경우 카메라가 자동으로 캐릭터의 등을 비춰주기 때문에 적의 위치를 놓치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 때문에 카메라의 이동이 너무 잦고 카메라의 속도 또한 너무 빠르다. 만약 락 온 시스템 적용해서 적에게 시선을 고정할 수 있었더라면, 어떤 장소에서도 적의 위치를 놓치지 않고 카메라 때문에 눈이 어지러울 일도 없었을 것이다.

타격감은 웬만한 액션게임 못지않게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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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서는 카메라 때문에 어지럽기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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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에서는 적을 못 찾아서 헤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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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온이 안되니 범위가 좁은 공격은 안 맞는 경우도 많다
NPC와 적의 인공지능이 엉성한 것도 전투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적의 특성은 가만히 서 있다가 가끔 공격한 후 한참 동안 다시 가만히 서 있는 것. 게이머가 공격하면 무조건 맞아주고 대형 급의 적이 아닌 이상 반격도 거의 하지 않는다. 이것은 보스급 적들도 마찬가지라서 가드만 잘 하면 체력 회복을 하지 않고도 쉽게 이길 수 있다. 파트너의 경우도 마찬가지. 게이머가 로우를 조작하든 슌카를 조작하든 파트너는 공격을 거의 하지도 않고, 방어조차도 하지 않는다. 덕분에 게이머는 적 찾기에도 빠듯한 전투 와중에 파트너의 상태를 살펴야 하고, 전투를 즐기기는커녕 집중조차 못하게 된다. 또한 던전 구조에 따른 잦은 로딩과 아이템의 출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문제도 작은 단점이라 치부하긴 어려울 것이다.

적과 파트너 둘 다 바보이긴 하지만,
적 쪽이 그나마 공격을 더 자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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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맞아주고 있는 슌카를
보고 있으면 한숨이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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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초의 로딩을 견뎠지만,
바로 눈앞에 또 다른 로딩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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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면을 지겹게 보게 될 것이다
천지의 문3를 기대하며
이래저래 눈에 띄는 단점을 지적하긴 했지만, 천지2는 놓치기 아까운 게임인 것은 틀림없다. 뛰어난 그래픽과 사운드, 완벽에 가까운
한글화와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의뢰 시스템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전작과의 연계성과 스토리의 흐름을 볼 때
3편이 등장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데, 여러 가지 단점들을 보완하여 완벽한 모습으로 등장할 천지의 문3를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필자의 클리어 성적. 뭔가 좀 아쉬운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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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1. 노리고 찍은 스샷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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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2. 커플을 용서 못하는 로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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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헛짓임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