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프로리그 분석] 중위권 '절반의 성공'
길고도 험했던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후기리그의 정규 시즌이 지난 1월 8일 막을 내렸다. 이번 후기리그는 어느 때보다 팽팽했던 순위 경쟁과 함께 기존의 강-약 구도가 변경 되면서 그야말로 요동치는 시즌이었다. 오는 12일 준 플레이오프가 시작 되기 전에 순위권 별로 각 팀의 후기 리그 성적을 되돌아 보고 2008년의 새로운 프로리그를 예상해봤다.
<현재 신한은행 프로리그 후기리그 중위권 팀들>
5위 삼성전자 칸 (12승 10패)
6위 위메이드 폭스 (11승 11패)
7위 STX 소울 (11승 11패)
8위 한빛 스타즈 (10승 12패)
9위 KTF 매직앤스 (10승 12패)

전기리그 우승을 차지한 삼성전자는 후기 리그 초반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힘든 시즌을 보냈다. 믿었던 최강의 팀플레이 조합 이창훈/박성훈이 무너져 내렸고 송병구 외의 개인전 카드들도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승수를 쌓기 시작하더니 5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총사령관' 송병구의 개인전 활약이 걸출했고(15승 6패 개인전 2위), 새로운 저그 카드로 떠오른 주영달의 활약과 임채성/이재황 조합이 팀플레이를 부활시키면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아쉽게 후기 리그를 마무리 한 채 통합챔피언전을 기다리게 됐지만 컨디션을 회복한 이성은, 출전 기회는 적었지만 전승을 거둔 박성준, 그리고 기대주로 손꼽히는 허영무와 장용석이 가세한다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무서운 강팀이다. 특히 기세를 한 번 타면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면이 있는 팀이기 때문에 통합챔피언전은 물론이고 2008 시즌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위메이드는 이윤열의 원맨팀이라는 오명을 벗고 확실한 책임 분담을 통해 팀 컬러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윤열을 필두로 박성균, 김재춘, 안기효, 박세정 등이 개인전을 전담했고 박영훈/김명수 조합과 손영훈/임동혁이 팀플레이를 맡았다. 개인전은 그럭저럭 넘길 수 있었지만 9승 13패로 공군과 함께 최하위를 기록한 팀플레이의 부진은 문제점으로 남았다. 우승자 박성균의 기량이 뛰어나지만 아직까지 다른 개인전 카드들은 타 팀에 비해서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얇은 선수층으로 중위권까지 도약하는데 성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지금의 선수들의 기량이 조금만 더 받쳐준다면 다음 시즌에서는 상위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STX 소울 역시 절반의 성공이었다. 김구현이 13승 7패로 개인전 4위에 랭크될 정도로 위력을 떨쳤지만 에이스 진영수와 팀플레이에서 개인전으로 전향한 김윤환이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부진했다. 게다가 김윤환이 빠지자 팀플레이가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10승 12패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STX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최연식, 박정욱, 조일장, 박종수 등 전체적인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프로리그는 한 두 명의 선수가 강력해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한빛은 목표였던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면서 씁쓸한 후기리그를 보내야 했다. 전기리그 다승왕을 차지했던 '뇌제' 윤용태는 15승으로 개인전 2위를 차지했지만 12패를 기록했다. 전투력은 여전했지만 타 팀들의 견제 대상이 되면서 뼈아픈 패배 수를 기록해야했다.
'대인배' 김준영이 시즌 초반에 활약했지만 점점 엔트리에서 빠지는 날이 많아졌다. 한빛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문지훈, 김승현 등 신인들도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신정민/김명운 조합은 새로운 팀플레이 조합으로 떠오르며 허리를 책임졌다. 특히 신정민은 특유의 랜덤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한빛은 이대로 중위권 팀에 머무르게 될지 아니면 예전의 명가 모습을 되찾을지 2008 시즌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F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즌을 보내야 했다. 시즌 초반에는 신인들이 연전 연승하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강민, 박정석, 김윤환 등 팀 승리를 책임져야 하는 에이스들이 줄줄이 무너져 내렸다. 박정석이 흔들리면서 믿었던 임재덕/박정석 조합까지 흔들리며 어느 새 팀은 하위권까지 내려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어린 괴물' 이영호는 제몫을 다 했고 신인왕이 유력한 배병우는 '병우 스톰' 신드롬을 일으키며 KTF 저그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런 상태에서 향후에는 이영호(프로토스), 김영진, 우정호, 김세현 등 신인 카드들이 KTF의 2008 시즌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며 물론 최악의 시즌을 보낸 '올드보이'들의 부활은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