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 프로리그, 우승 위해 '팀플'을 잡아라

"르까프와 CJ의 대결은 아마 르까프가 이길 겁니다. 왜냐면 팀플에서 상대가 안 되거든요"

지난 27일 인천에서 있었던 신한은행 프로리그 결승전, 이 결승전을 관람하러 온 한 게임단 감독은 두 팀의 우위를 '팀플'(팀플레이)이 좌우한다고 보았다.

'팀플'이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크') 프로리그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현재 12 게임단 중 어느 게임단도 만만하게 볼 수 없고, 각 프로게이머들이 상향평준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팀플'이 프로리그의 주요 변수가 되고 있는 것. 특히 지난해부터 팀플 전문 프로게이머들을 키워 온게임넷 스파키즈, 삼성전자 칸, 르까프 오즈 등이 성적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팀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 팀플, 주요 승부의 확실한 한방

팀플은 5판3선승제를 도입하고 있는 프로리그의 3경기에 배치되어 있어 경기의 흐름을 결정하는 기세싸움의 주요 변수가 된다. 1, 2경기를 모두 이겼다면 3경기에서 마무리 지으면서 3-0으로 상대를 셧아웃 시키면서 깔끔하게 1승과 승점 3점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1, 2경기를 지더라도 3경기 팀플에서 이긴다면 4경기 개인전과 5경기 에이스 결정전까지 이끌어 나가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후기리그에서는 MBC게임의 경우 1, 2경기를 내주더라도 팀플레이와 탄탄한 개인전 카드를 활용해 3:2로 역전승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공군 에이스의 경우 1, 2경기를 잡더라도 팀플이 무너지면서 역전패를 당하면서 최하위에 머물러야했다. 또한 팀플은 두 게이머의 '단합의 정도'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겼을 때 팀 전체의 사기가 훨씬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5판3선승제가 아닌 7판4선승제를 채택하고 있는 플레이오프라면 팀플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 보통 승부의 분수령이 되는 경기를 1경기와 4경기를 꼽지만 이 경기 후 기세에 불을 붙이고 마무리를 하는 것은 3, 6경기인 팀플이기 때문이다. 특히 플레이오프의 6경기는 그 경기 자체로 경기가 끝나거나 혹은 마지막 에이스 결정전으로 가거나의 기로에 서기 때문에 각 게임단에게는 더욱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포스트 시즌 경기에서 CJ 엔투스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모두 6경기 팀플을 모두 잡아내면서 동점에 성공, 에이스 결정전까지 이어가면서 결승전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 팀플 강조한 게임단들 상위권 싹쓸이

e스포츠협회에서 제공한 프로리그 후기리그 팀플 다승 순위를 살펴보면 온게임넷(16승5패, 프로리그 4위), 삼성전자(9승3패, 프로리그5위), MBC게임(8승3패, 프로리그3위), CJ(8승7패, 프로리그2위), 르까프(6승3패, 프로리그 우승) 등 팀플에 강한 게이머들을 보유한 게임단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매회 프로리그 결승전을 봐도 우승한 팀에게는 '필살기'처럼 준비하고 있던 팀플 담당 프로게이머들이 꼭 있다. 지난 신한은행 프로리그 전기리그에서 삼성전자 칸이 우승하는 데는 팀플의 활약이 컸다. 이창훈과 박성훈이라는 '훈훈' 조합에 이어서 임채성과 이재황이라는 걸죽한 팀플러를 키워놓은 삼성은 1, 2경기에서 패배해도 팀플에서 만회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렇게 튼튼한 허리를 중심으로 전기 리그 결승에 직행, 르까프를 이기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또 이번 신한은행 프로리그 후기리그에서도 르까프 오즈는 CJ와의 끈질긴 접전을 6경기 째인 손주흥과 최가람의 팀플로 마무리해냈다. 과거 오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던 SK텔레콤 T1도 당시 MBC게임과의 결승전에서 최연성의 화려한 뚫기로 팀플전에서 승리해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 개인전과는 또 다른 매력, 팀플

워낙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가득한 '스타크래프트'이지만, 팀플에서는 개인전 보다 훨씬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엿볼 수 있다. 프로게이머가 4명이나 참여해 승부를 펼치기 때문에 각각의 경우에 따라 돌발적인 변수가 많아 더 승부를 예측하기가 힘든 것도 매력중 하나다.

최근 프로리그에서 사용되고 있는 팀플레이 맵 '성안길'의 경우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외곽 쪽으로 빙 돌아가야하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에, 드랍쉽이나 셔틀을 이용해 중앙 성곽을 차지하는 것이 전술의 핵심이다. 중앙 성곽을 차지하면 상대의 자원 채취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거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다른 맵 '황산벌'의 경우에는 본진의 입구가 디스토럭션 웹과 미네랄, 코쿤(중립 건물)으로 막혀있는 독특한 맵이다. 이를 활용해서 안심하고 있는 상대의 본진에 코쿤을 부수고 난입한다던가 상대의 진입을 웹(웹 내부에서는 원거리 공격이 통용되지 않음)을 통해서 막아내는 등 다양한 전략의 활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팀플레이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전략적인 플레이들은 시청자들에게 개인전과는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과거에 개인전 선수로 출전했던 유명 선수들이 대거 팀플로 유입돼 게이머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CJ의 마재윤- 서지훈 조합이 플레이오프에 출전해 첫 승리를 따내면서 새로운 조합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 팀플에서는 당연히 두 선수의 호흡과 어떤 전략을 사용하느냐가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맵의 이해도와 개개인의 능력도 중요 시 되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조합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번 후기리그에서 원종서- 김광섭 조합이 팀플레이 다승왕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 개인전에 가려진 그늘에서 벗어나다

프로리그가 출범하면서 팀플레이가 도입 되었을 때 시청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개인전이 더 재미있다. 차라리 개인전을 한 경기 더 해라" "개인전을 못하는 선수들이나 나오는 경기다"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팀플을 담당하는 선수들도 비중 있는 역할이 아니라면서 팀플을 전담하기 꺼려했다. 하지만 이제는 팀의 1승을 결정하는 귀중한 한 경기로 자리 잡게 됐다. 팀의 깔끔한 승리를 마무리 짓거나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선수단들 사이에서는 "허리(팀플)이 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팀플을 통해서 이창훈, 윤종민, 원종서와 같은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들이 떠오르게 됐고 팀플의 매력을 잘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컨셉의 개성 넘치는 맵들이 경기에 사용되면서 개인전과는 다른 또 다른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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