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 게임, 퀘스트를 고민하다
"도대체 이런 퀘스트를 왜 해야하는 거야? 그냥 몬스터나 잡으러 다녀야 겠다"
"아 퀘스트가 너무 어렵고 답답해. 게임 접어야지"
최근 게이머들 사이에서 게임 내 퀘스트(조건 부 미션)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별다른 목적성이나 재미도 없이 길만 왔다 갔다, 난이도도 천차만별인 퀘스트들이 급증하자 게이머들이 '못 참겠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 처음엔 '괜찮아 지겠지'라며 묵묵히 게임을 즐기던 게이머들도 하루, 이틀 재미없는 퀘스트들이 계속되자 해당 게임의 게시판에 불만을 도배하거나 말없이 게임에서 떠나 버리고 있다.

<'WOW', 온라인 게임에 퀘스트의 물결을 만들다>
게임 내에 '퀘스트'가 강화되기 시작한 것은 블리자드에서 내놓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가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후다. '리니지' 계통의 MMORPG가 득세하던 당시에 수많은 퀘스트를 등에 업고 나타난 'WOW'는 국내 게임업계를 뒤집어놓을 만큼 큰 충격을 주었다.
국내 게이머들은 'WOW'에서 제공한 퀘스트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낌없이 'WOW'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WOW'가 인기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마자 국내에서도 '퀘스트'가 온라인 게임의 기본 탑재화 되기 시작했다. 국내 온라인 게임들이 우후 죽순으로 마구 찍어낸 퀘스트들에게 오염되기 시작한 것이다.

<찍어낸 퀘스트들, 게이머들 반발>
하지만 국내 온라인 게임에 등장한 퀘스트들은 'WOW'처럼 전략적으로, 또는 고도의 기획성 아래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WOW'가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세계관이나 스토리를 습득하고 자신도 모르게 캐릭터가 성장해나가게 되도록 만들어진 반면, 국내 온라인 게임은 단순히 명령과 조건을 붙인 것에 그쳤다. 상황에 맞지 않는 억지 설정, 복잡하기가 그지없는 상황 연출, 왜 해야하는지 동기화가 없는 퀘스트들이 게임 내에 넘쳐나기 시작했고, 이같은 기류는 게이머들에게 반발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게이머들은 엉망인 퀘스트들을 "콘텐츠의 부족을 엄한 퀘스트의 양적 추가 정도로 눈가림 해 보려는 얄팍한 수작 아니냐"고 생각하거나 "이제는 퀘스트가 많다는 광고가 나오는 게임일수록 피하게 된다"라는 얘기를 서슴치 않고 내놓고 있다.
<퀘스트 기획, 온라인 게임의 새 과제로 부각>
해외의 거대 온라인 게임들이 속속 발표되기 시작하면서 국내의 온라인 게임도 퀘스트가 철저한 기획을 통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반지의제왕 온라인'을 비롯, '에이지 오브 코난', '워해머 온라인' 등의 게임들이 곧 국내에 들어온다는 보도가 나왔다. 더불어 압도적인 양의 콘텐츠를 자랑하는 중국의 게임들, 그리고 시나리오 진행 위주의 비디오 게임을 베이스로 한 일본 게임까지 곧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이들 게임들의 특징은 '철저한 시나리오'와 그를 기반에 둔 퀘스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 전문가들은 이들 해외 게임들의 출시가 가시화 되면서 국내 게임들이 지금처럼 엉망인 퀘스트를 내놓는다면 이들 게임들과 경쟁할 때 자칫 시장에서 밀릴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게임 기획자는 "'던파'의 경우 이번 업데이트에서 서로 간의 퀘스트 연계와 더불어 시기적절한 시스템 적용해 게이머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며 "천편일률적인 시나리오와 퀘스트로 양을 늘리는 것 보다는 시스템과 퀘스트를 유동적으로 잘 연계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알 수 있게 한 사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