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묻은 돈'은 이제 옛말, 어린 겜심(心)을 잡아라
게임이 어린이들의 주요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게임 안에서 그들의 파워는 점차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게임시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린 겜심(心)을 붙잡기 위해 분주하다. 단순히 초딩(초등학생을 표현하는 인터넷 용어) 게이머로 치부하기에는 이들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2007년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07 한-일 게임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나타난 연령별 게임 이용실태를 살펴 보면 만 9~14세의 83.5%가 '현재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해 게임에서 초등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온라인게임에서의 저연령층 파워>
그동안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개발된 캐주얼게임은 다른 게임에 비해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더군다나 초등학생들이 많이 몰리고, 이들의 체류시간이 길다고 해도 이들이 직접 유료 게임에 빠져드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이용자들의 연령대가 낮다 보니 동시접속자 수가 많아도 매출로 이어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캐주얼게임에 아바타나 아이템 판매 등 부분 유료화 모델을 도입하면서 동시접속자가 매출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초등학생 게이머가 많은 '넥슨'의 경우만 해도 2009년 공개한 신작들 중 크게 성공한 게임이 없었음에도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의 선방으로 업계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는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꾸준한 성장과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국내에서 동시접속자수 25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온라인게임의 역사를 새롭게 작성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북미에서도 600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 아이템 판매를 통해 월 매출 160만달러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메이플스토리' 공략집, 캐릭터를 이용한 코믹북과 백과사전, 모바일 게임 등으로도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한, 오픈 초기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급성장했던 '던전앤파이터'의 경우도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와 함께 동시접속자수 20만명을 돌파하며 게임노트(gamenote.gameangel.com) 12월 마지막 주 주간순위에서 부동의 랭킹 1위 '아이온'을 밀어내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 저연령층에 대한 위상 재고>
어린이들의 달라진 위상은 게임 심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게임위원회는 어린이들로만 구성된 어린이 명예감찰 위원회를 통해 전체이용가 심의를 신청한 게임을 직접 해보고 심의에 합당한지를 고객의 입장에서 평가하도록 했다. 실제로 가마소프트의 '모나토에스프리'가 이들의 손에 의해 전체 이용가 등급을 획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임업계는 게임 심의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하며 앞으로 큰 고객이 될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어린이들의 게임 보는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졌고, 인터넷과 친구들의 입소문을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마음을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다 보니 게임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바로 해결되지 않으면 고객 한 명이 아니라 주변의 고객들까지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이고 발빠른 고객 서비스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그 예로, 클로즈베타 기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어린이 베타족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게시판 관리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이메일을 보내고, 사소한 잡담이라도 성심성의껏 답변해 어린이들이 게임 내에서 가족이 된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처럼 초딩을 위한 마케팅이 커뮤니티적인 요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게임개발 초기 단계부터 적용되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게임으로 옮기는 형태의 게임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구름인터렉티브의 '브리스톨 탐험대', '케로로온라인', 그리고 반다이남코의 '드래곤볼 온라인' 등은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어린이 게임 시장이 틈새 시장이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게임업계 최고의 주력 시장으로 떠올랐다"며, "넥슨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 앞으로 국내 게임 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 묻은 돈'은 이제 옛말이다. 어린 겜심(心)을 잡지 못한다면 해당 게임사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