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게임을 보드 게임으로. 굿즈 수준 넘어 새로운 재미

유명 게임 IP을 보드 게임으로 출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전에도 ‘리니지’, ‘워크래프트’ 등 유명 게임들이 팬들을 위한 서비스 개념으로 보드 게임화되는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요즘 등장하는 보드 게임들은 원작 팬들을 넘어서 대중적인 인기를 노리기 위해 꽤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사실 성장과 전략, 모험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고 있는 게임을 보드 게임으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워해머4000’ 시리즈처럼 원래 보드 게임을 디지털 게임으로 옮길 때는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지만, 아무런 제약없이 만들어진 원작의 핵심 재미를 한정된 구성물로 즐겨야 하는 보드 게임으로 옮기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보드 게임은 여러 명이 오프라인에서 모여서 같이 즐겨야 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만들어질 필요가 있지만, 과거 등장했던 IP 기반 보드 게임들은 원작 팬이 아니면 플레이의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게임이 어렵게 만들어지거나, 원작의 핵심 재미를 제대로 담지 못해 팬들의 수집 욕구를 채워주는 굿즈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까지 IP 기반 보드 게임이 대중적인 관심을 모은 사례는 원래 보드 게임이었다가 모바일 게임화되고, 다시 보드 게임으로 출시된 넷마블 ‘모두의 마블’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쿠키런 킹덤 와디즈펀딩
쿠키런 킹덤 와디즈펀딩

이런 와중에 보드 게임 전문 개발사인 젬블로에서 쿠키런 시리즈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와 손을 잡고, ‘쿠키런 킹덤’ 보드 게임 와디즈펀딩을 진행해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오는 5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쿠키런 킹덤’ 보드 게임은 쿠키런 킹덤의 핵심 재미 요소인 쿠키 수집과 육성, 모험, 그리고 왕국 건설의 재미를 모두 담은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본성의 레벨에 따라 지급되는 설탕노움을 통해 자원을 획득하고, 건물을 지을 수 있으며, 획득한 쿠키들로 보스 몬스터와의 대결도 즐길 수 있다. 건물마다 포인트가 설정되어 있어, 8라운드 동안 가장 많은 포인트를 획득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며, 특히 가장 상위 건물인 랜드마크는 숫자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랜드마크를 목표로 건물 테크트리를 올릴 것인지 전략적인 사고가 요구된다.

원작을 충실히 재현한 구성품
원작을 충실히 재현한 구성품

젬블로 개발진은 몇 달간 ‘쿠키런 킹덤’을 플레이하면서 직원들이 만든 길드가 상위 랭킹에 들어갈 정도로 원작을 철저히 분석했으며, 와디즈펀딩 기간 동안 팬들의 많은 피드백을 받아 제품을 계속 개선할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쿠키런 킹덤’ 와디즈펀딩은 달성률 38106%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게임 전체를 보드 게임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원작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따로 분리시켜 보드게임화 하는 사례도 있다. 바이킹들의 호쾌한 액션을 사실적으로 구현해 많은 인기를 얻은 유비소프트의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의 미니 게임인 ‘올로그’가 보드게임으로 등장한 것.

‘올로그’는 2명이서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주사위 게임으로, 공격, 방어, 강탈 등의 능력으로 구성된 몇 개의 주사위와 다양한 효과를 가진 ‘신의 축복’ 카드로 즐기는 간단한 규칙 덕분에 누구나 손쉽게 배울 수 있고, 일발역전을 할 수 있는 전략적인 재미도 담고 있다.

보드 게임으로 등장한 어쌔신 크리드 올로그
보드 게임으로 등장한 어쌔신 크리드 올로그

바이킹 역사를 다룬 원작 전체를 보드 게임으로 옮겼다면 매우 복잡한 게임이 됐겠지만, 원작에서 팬들에게 인상적인 재미를 선사했던 한 부분만 똑같이 구현해, 팬들에게도 만족감을 주고,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도 손쉽게 배울 수 있게 한 점은 매우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어쌔신 크리드 올로그’는 원작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 덕분에 해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10억 원 이상의 펀딩을 달성했으며, 한국에도 아스모디코리아를 통해 정식 발매됐다.

게임사들은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고, 보드 게임 개발사들은 보드 게임의 대중화를 위해 강력한 콘텐츠를 찾고 있는 만큼 양 업계의 만남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또 어떤 게임 IP가 보드 게임으로 변신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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