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K-게임사? 국뽕 차오르는 한국 게임사들의 행보

신승원 sw@gamedonga.co.kr

최근 주요 게임사들이 한국 문화가 녹아든 게임 프로젝트를 연이어 공개하고, 우리 문화재 환수와 지원에 앞장서면서, 소위 말하는 ‘국뽕’이 차오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게임에 한국 문화를 접목하는 시도가 당연히 처음은 아니지만, 주요 게임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 문화를 사람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검은사막 수궁
검은사막 수궁

먼저, 펄어비스는 최근 ‘아침의 나라’의 꾸준한 업데이트와 이벤트로 호평을 받고 있다. ‘아침의 나라’는 펄어비스의 MMORPG 검은사막에 존재하는 지역의 명칭이다. 중근세 왕조 국가인 조선을 모티브로 제작됐고, 우리나라의 각종 민담, 설화, 전설을 배경으로 한다. 지난 7월에는 여름 이벤트 업데이트로 ‘수궁’ 지역을 선보이면서 심청전, 별주부전과 관련된 퀘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침의 나라’는 해외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는데, 글로벌 콘텐츠 평점 집계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6월 글로벌 출시 이후 지금까지 80점대라는 높은 평점을 유지 중이다. ‘아침의 나라’ 트레일러 영상에서는 해외 이용자들이 “한국의 색채가 물씬 느껴진다, 너무 아름답다.”, “영상의 배경 음악도 한국풍이냐, 마음에 든다.”라고 댓글을 달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검은사막 X 라카이코리아 광복절 패키지
검은사막 X 라카이코리아 광복절 패키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펄어비스는 태극기를 활용한 제품으로 유명한 라카이코리아와 파푸 & 크리오 콜라보 패키지(광복절 패키지)를 출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검은사막 캐릭터 굿즈 및 인게임 쿠폰 등이 들어있는 패키지의 판매 수익금은 독도사랑운동본부 후원에 사용된다.

프로젝트 E
프로젝트 E

다음으로 엔씨소프트는 작년 3월 한국풍 신작 MMORPG ‘프로젝트 E’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엔씨소프트는 과거에도 ‘블레이드 앤 소울’으로 동양풍 판타지 게임을 제작한 바 있으나 한국보다는 전통적 중국 무협 분위기에 가까웠고, 최근에는 동양 판타지보단 동서양이 합쳐진 퓨전 판타지에 가까운 모습이 되며 아쉬움을 샀다.

반면 ‘프로젝트 E’는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을 기준으로 도깨비 가면을 쓴 인물의 탈춤, 무사의 도포와 전립, 성의 모습 등 한국풍, 조선시대의 향기가 물씬 느껴진다. 엔씨소프트의 관계자는 같은 MMORPG 신작인 ‘TL(쓰론 앤 리버티)’과 세계관을 공유하고, 하늘에서 내려온 ‘실낙성’이 대륙에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변화와 역사적 사건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회사는 문화재 디지털 복원 사업에도 앞장섰는데, 지난 3월 엔씨소프트는 경북연구원과 ‘천년 신라 왕경 디지털 복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엔씨소프트와 경북연구원은 신라왕경 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전시, 3D 콘텐츠 기술을 활용한 권역별 AR·VR콘텐츠 제작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V
프로젝트 V

넥슨도 빠질 수 없다. 넥슨은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공식 홈페이지 ‘LAB(연구실)’ 파트에서 데크 데모(기술 시범 영상) ‘프로젝트 V’를 선보였다. ‘프로젝트 V’는 약 5분 동안 주술사가 지배하는 호랑이를 몇몇 인물들이 대항하는 모습을 담았다. 도끼날이 달린 총과 화포 등 조선 시대의 병장기를 기반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이 인상적이다. 호랑이를 잡는 부대인 ‘착호갑사’를 모티브로 한 영상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민트로켓 측에서는 한국의 건물과 복식, 설화를 차용해 독특한 중세 조선의 분위기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해당 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고, 연구의 결과를 게임에 접목시킬 것이라 언급한 바가 있는 만큼, 향후 한국 문화 기반 게임 신작 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넥슨은 자회사인 넥슨게임즈의 MMORPG ‘히트2’를 통해 독립유공자 후손을 지원하는 ‘815런’을 공식 후원했다. ‘815런’은 한국해비타트가 지난 2020년부터 주최해온 행사로, 매년 광복절을 기념해 독립유공자에 대한 감사함을 되새기고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기부 마라톤이다. 캠페인에서 조성된 기금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사용된다.

데브시스터즈, 문화재청과 업무 협약
데브시스터즈, 문화재청과 업무 협약

마지막으로 데브시스터즈는 자사의 유명 IP(지식 재산) ‘쿠키런’으로 문화재청과 함께 국가유산 홍보와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번 협약을 통해 자연유산 소재의 콘텐츠 개발 협업, 국가 유산에 대한 국·내외 홍보 협력 등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회사는 ‘쿠키런: 브레이버스’의 일러스트 디자인에 참여한 흑요석 작가를 문화재청 자연유산 홍보대사로 위촉하며 상호 협력의 의미를 더욱 강화했고, 쿠키런 IP TCG(수집형 카드 게임) ‘쿠키런: 브레이버스’의 수익 일부를 국외로 반출된 문화유산 환수에도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데브시스터즈는 협약 당일 일월오봉도 병풍, 왕을 상징하는 어좌 등 우리 문화재의 디테일을 살린 ‘쿠키런: 브레이버스 흑요석 작가 에디션 카드’ 하나를 선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해당 에디션은 40~50장의 카드로 구성되며, 오는 2024년 중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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