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시회도 게임으로 즐긴다!

신승원 sw@gamedonga.co.kr

필자는 ‘전시회’라는 단어를 들으면 단정하게 차려입은 사람들과 은은한 조명, 조용한 분위기에서 발걸음 소리만 들리는 상황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감상을 공유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젠 보편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전시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단순히 전시물을 눈으로 감상하는 것만이 아니라 직접 움직이고 체험하면서 기획 의도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인 것.

코노델
코노델

먼저, 국립중앙과학관은 미래기술관에서 즐길 수 있는 온·오프라인 융합형 방탈출 프로그램 ‘코노델(Conodel)’을 올해 3월부터 무료로 상시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미래기술관에 방문한 뒤, 핸드폰으로 제시된 온라인 미션을 수행하며 위험에 처한 ‘미래의 나’를 구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은 스토리 모드와 아케이드 모드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고, 난이도와 제공하는 제한 시간이 달라 이용자마다 원하는 난도로 즐길 수 있다. 프로그램 내 미션의 유형은 퀴즈 풀기, 숫자 더하기, 문자 해독, 지도 지령, 빈칸 찾기, 요원 찾기, 큐알(QR) 코드 미션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끝까지 흥미롭게 미래기술관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용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국립중앙과학관 측에서는 이 게임을 상시 운영하기 전 5차례 시범 운영을 한 뒤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를 풀기 위해 미래기술관을 돌아다니며 전시물에 더 집중하게 되고, 기억에 오래 남아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방탈출 게임 체험 공간
방탈출 게임 체험 공간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질세라 한국건강관리협회 기생충박물관에 방탈출 게임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게임 체험관은 12월 31일까지 운영되고, 기생충박물관에 방문한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방탈출 게임은 ‘건강보험이 사라진 날’이라는 중심 소재를 기반으로 기생충 팬데믹이 발생한 상황 속에서 셧다운된 건강보험을 복구하기 위해 백업 데이터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총 15개의 미션으로 구성되어 있고, 장소에 숨은 힌트를 찾아 문제를 풀거나 증강현실 카메라, QR코드 등의 다양한 장치도 활용하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방탈출 게임은 대학생 홍보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팀과 함께 기획했다.”, “국민건강보험제도는 항상 우리의 곁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체감하기 힘든데, 이번 게임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건강 보험의 가치에 대해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보타닉 메이즈
보타닉 메이즈
보타닉 메이즈
보타닉 메이즈

서울식물원도 ‘보타닉 메이즈:식물은 살아있다(이하 보타닉 메이즈)’ 전시회를 게임 형태로 진행한다. 이 전시회는 오는 19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식물문화센터 프로젝트홀2에서 운영되고,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보타닉 메이즈’는 가상현실 속 미로를 탐험하면서 식물 12종에 대해 알아보고, 식물의 생존 전략과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용자는 서울식물원에 마련된 가상현실 내에서 식물들의 정보를 수집한 뒤 나만의 식물도감도 만들어볼 수 있다.

더불어 서울식물원 측에서는 11월부터는 정규 전시해설 및 온실투어 프로그램도 동시 운영해 보다 세밀하게 전시회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설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예약을 통해 사전 접수가 가능할 예정이다.

김대성 식물원장은 “이번 전시는 게임 형식의 미디어 작품을 통해 식물의 정보를 흥미롭게 탐색하고, 온실에서 실제 식물도 만나 볼 수 있다. 서울식물원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로 색다른 문화적 경험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전시회를 즐기는 사람들 / 출처: 엔바토엘리먼트
전시회를 즐기는 사람들 / 출처: 엔바토엘리먼트

사실 앞서 서술한 전시회들 외에도 게임 형식이 들어간 전시회는 무수히 많다. “들어본 적 거의 없는데?” 싶을 수 있겠지만, 알게 모르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전시회에서도 여러 전시회에서 전시 공간을 돌아 도장을 모으고 상품을 받아가는 이벤트를 여는가 하면, 전시물의 설명을 돕기 위해 글로 적힌 설명 대신 간단한 플래시 게임 형태를 응용하는 등 의외로 많은 전시회에서 게임 요소가 차용된다고 설명했다. 특별히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게임 요소를 넣어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어서 관계자는 “수동적으로 전시물을 감상하기만 하는 방식보단 게임 형식으로 전시를 진행하게 되면 시각은 물론 촉각이나 청각 등 비교적 여러 자극이 들어와 보다 풍부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며 “특히 체험형·몰입형 전시를 좋아하는 청년들에게 전시회라는 취미를 가지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