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요괴들을 만난다. 수집과 육성, 아이템파밍 재미까지 담은 ‘전우치전 도사열전’
케이팝데몬헌터스 글로벌 흥행 이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을 소재로 한 신작들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넥슨에서 고전 소설 전우치전을 소재로 한 조선시대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게임 ‘우치 더 웨이페어러’와 낙원 상가를 배경으로 한 익스트랙션 생존 게임 ‘낙원’을 발표했고, 위메이드의 자회사 매드엔진도 한국의 전통문화인 ‘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오픈월드 액션RPG ‘프로젝트 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건그레이브로 유명한 이기몹에서도 조선 시대 경신대기근을 소재로 한 ‘무사 데티 페이트’를 개발 중이다.
아무래도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지만, 소규모 게임사도 있다. 루트쓰리게임즈가 오는 26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전우치 도사열전’이다.
지난 2022년 설립된 루트쓰리게임즈는 이전에 ‘데미갓키우기’로 주목을 받았던 곳으로, 지난해 구글 창구 프로그램 5기에 선정됐고,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 경제사절단에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등과 함께 포함돼 화제가 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강소 게임사다.

“요즘 게임이 너무 많다보니, 특별한 차별점이 없으면 주목받기가 어려워서, 한국 전통 설화가 차별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개발 도중에 갑자기 케이팝데몬헌터스로 전 세계가 난리가 나고, BTS도 넷플릭스와 함께 아리랑 컴백 무대를 선보이더군요. 트렌드를 잘 읽은 결정이 된 것 같아 힘이 납니다”
루트쓰리게임즈 김건욱 대표가 ‘전우치 도사열전’를 개발하게 된 것은 소규모 게임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재미가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요즘 비슷한 게임들이 많고, 대형 게임사들의 마케팅 공세가 위협적이다보니, 비슷한 게임성으로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루트쓰리게임즈는 첫 게임으로 방치형RPG 장르인 ‘데미갓키우기’를 선보였고, 두 번째 게임에서는 노선을 확 바꿔 ‘인생2회차 : 연애의 신’이라는 FMV(Full Motion Video) 장르를 선보이는 등 색다른 장르 도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우치 도사열전’ 역시 한국 문화 소재 게임이 별로 없다보니 다르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만으로 개발을 시작했는데, 케이팝데몬헌터스의 기록적인 흥행을 보면서 한국 문화 소재가 세계에서도 통하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최신 트렌드가 된 한국 설화 배경에 수집형RPG의 결합이라고 하면 트렌드를 쫓아 급하게 만든 양산형 게임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루트쓰리게임즈는 ‘전우치 도사열전’이 기존 수집형RPG와 완전히 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수집형RPG라고 하면 보통 여러 영웅으로 덱을 구성하고 턴제 전투를 벌이는 게임을 연상하게 되지만, ‘전우치 도사열전’은 최대 10명의 캐릭터들을 이끌고 적들과 실시간 전투를 즐기는 핵앤슬래시 장르이기 때문이다. 스킬이 자동으로 나가기 때문에 이용자는 팀 조합과 이동만 신경을 쓰면 되며, 중간 중간에 보스 몬스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강력한 공격을 피하면서 싸우는 조작의 재미를 강조했다.

또한, 각종 재료를 모아서 마을을 발전시키고, 여러 재화를 자동으로 생산하는 기지운영 요소도 구현해뒀으며, 디아블로처럼 유물 시스템이 있어서, 자신의 팀 전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조합을 찾는 아이템 파밍의 재미도 구현했다.

한국 설화의 매력을 담은 동료들도 ‘전우치 도사열전’의 강점이다. 전우치전을 소재로 한 만큼 인간, 요괴, 천계, 수인(동물계) 4가지 종족으로 구분된 다양한 동양풍의 요괴들이 의인화되어 등장하는데, 해태 등 친숙한 요괴들이 어떤 모습으로 구현됐는지를 보는 것도 게임의 색다른 재미요소다.
특히, 요괴들이 뽑기의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 중 요괴들과 만나 서로를 알게 되고 결국 동료가 되는 과정을 담은 매력적인 스토리도 준비됐다고 한다. 김대표는 출시 버전에 30종 이상의 요괴들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후 동양편이 마무리되면 서양으로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BM(Business Model)을 덕지덕지 붙인다고 매출이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이용자들이 합리적인 BM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 효율적인 상품들을 준비해뒀습니다”
이전에 ‘데미갓키우기’를 서비스하면서 쌓은 노하우도 ‘전우치 도사열전’을 개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용자들이 이전에 여러 게임을 플레이한 경험 때문에 상품이 나왔다고 무작정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효율이 좋은 상품들을 골라서 구미하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우치 도사열전’은 캐릭터 뽑기를 기본으로 하고, 던전에 들어갈 때 필요한 입장권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패스 상품 등 가성비 위주로 BM을 설계했다.

김대표가 ‘전우치 도사열전’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소규모 게임사도 살아남을 수 있는 레퍼런스를 보여주는 것이다.
김대표는 처음에 퍼블리싱 계약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자체 서비스를 결정하게 됐다며, 이전에도 힘들었지만 요즘은 소규모 개발사들에게 역대급으로 힘든 시기인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전에는 성공 경험만 있어도 어느 정도 투자금이 모였지만, 요즘은 아무리 유명한 개발자라도 구체적인 결과물을 보여주지 않으면 투자가 진행되지 않을 정도로 투자 시장이 얼어붙어 소규모 게임사는 신작을 출시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한다.
다만, 시장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실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김대표의 생각이다. 특히 요즘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AI가 소규모 게임사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대형 게임사들 때문에 AI가 인력 감축의 방법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소규모 게임사 입장에서는 적은 인원으로도 더 큰 규모의 게임에 도전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표는 “예전에 전우치 도사열전 같은 규모의 게임을 개발하려면 최소 20명 이상이 필요했지만, 절반도 안되는 인원으로 이렇게 빠르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AI를 적극 활용한 덕분이라며, 팀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탄탄한 팀웍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스토어 베타존에서 19일부터 21일까지 첫 테스트를 진행하고, 26일에 정식 출시할 예정입니다. 게임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라 무척 긴장되고 설렙니다. 출시 후 업데이트도 여유롭게 준비해뒀고, 출시 버전이 전체 로드맵 중 20~30% 정도일 정도로 앞으로 더 보여드리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만든 게임입니다.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