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26] 블루아카와 림버스 컴퍼니의 아버지 "개발자는 만들고, 완성은 이용자가 한다"
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가 오늘(16일) 개막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내가 플레이하고 싶었던 게임을 만든다'를 주제로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자 김용하 넥슨게임즈 본부장과 림버스 컴퍼니를 개발한 프로젝트문의 김지훈 대표, 그리고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편집장이 함께하는 대담이 진행됐다.
이날 대담의 화두는 이른바 '작가주의 게임 개발'이었다. 다만 대담이 시작된 이후 두 개발자는 곧장 자신들을 작가주의 개발자라고 규정하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김용하 본부장은 시장의 요구만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게임을 만들게 된다는 경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이용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경험을 중심으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현재의 블루 아카이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지훈 대표 역시 거창한 작가주의보다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과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현재의 프로젝트문 작품들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 플레이 자체보다 특정 장면과 이야기, 캐릭터가 전달하는 감정과 메시지를 먼저 떠올린 뒤 이를 게임으로 구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게임을 만드는 방식도 서로 달랐다.
김지훈 대표는 세계관과 스토리, 캐릭터를 먼저 설계한 후 게임 시스템을 구축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장면과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형태의 게임을 역으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반면 김용하 본부장은 이용자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한다고 밝혔다. 과거 VR 게임 개발 경험을 계기로 플레이어가 실제로 그 세계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체험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게 됐으며, 이러한 철학이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 방향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 개발자로서 이용자 피드백에 대한 생각도 공유했다.
김지훈 대표는 "바꿀 수 없는 뼈대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설정 오류나 부족한 부분은 수정할 수 있지만 작품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쉽게 변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용자와 직원들의 의견이 기존 세계관 안에서 충분히 수용 가능한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하 본부장 역시 이용자 의견은 중요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과거 블루 아카이브 버튜버 프로젝트 사례를 언급하며, 이용자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이라고 판단했을 때 빠르게 계획을 철회하고 사과문을 발표한 경험도 소개했다.
두 사람은 개발자의 멘탈 관리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도 털어놨다.
김용하 본부장은 서비스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취미가 하나씩 생긴다고 말했다. 블루 아카이브 초기 서비스 안정성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키보드 조립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커피를 내리는 취미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김지훈 대표는 커뮤니티와 이용자 반응을 꾸준히 확인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심리 상담을 받을 때도 너무 깊게 반응을 살피지 말라는 조언을 듣지만, 오히려 이용자 반응을 확인하지 않으면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라이브 방송과 이용자 소통에 대한 생각도 공유했다.
김지훈 대표는 자신이 진행하는 버추얼 방송에 대해 "좋아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과 직접 대화하는 과정이 오히려 스트레스 해소와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김용하 본부장 역시 방송과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이용자들을 직접 만날 때 가장 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게임을 좋아해주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접하면 개발팀 전체가 다시 힘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용하 본부장은 자신이 원래 방송 출연이나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KBS 프로그램 출연 사례를 언급하며 "새로운 경험은 일단 해보자는 생각으로 출연했지만, 나중에는 부끄러워서 지워달라고 할 정도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만 이후 이용자들의 반응을 직접 접하면서 방송과 오프라인 행사가 개발자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중요한 소통 창구가 됐다고 전했다.
대담 말미 두 개발자는 게임 개발이 결국 개발자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라는 점에 공감했다.
개발자가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 수는 있지만, 오랜 시간 사랑받는 작품으로 완성시키는 것은 결국 이용자들의 경험과 기억, 그리고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라는 것이다.
이들은 "게임은 개발자가 만들지만 완성은 이용자가 한다"며 대담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