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해질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라이엇의 T1 월즈 우승스킨 개발기
라이엇 게임즈가 T1의 월드 챔피언십 3연패를 기념해 제작한 2025 월즈 우승 스킨의 디자인과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23일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이번 우승 스킨의 전체적인 콘셉트와 선수들이 전달한 요청사항, 이를 실제 게임에 구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제작 비화를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라이엇 게임즈의 사라 카모디 선임 매니저, 유이 응우옌 아트디렉션 선임 매니저, 제프리 첸 콘셉트 아트 리드가 참석했다.

2025 T1 월즈 우승 스킨은 ‘도란’ 최현준의 암베사, ‘오너’ 문현준의 신 짜오, ‘페이커’ 이상혁의 갈리오, ‘구마유시’ 이민형의 미스 포츈과 유나라, ‘케리아’ 류민석의 세라핀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결승전 MVP로 선정된 구마유시의 미스 포츈은 신화급 MVP 스킨으로 제작됐다.
라이엇 게임즈가 이번 스킨에 적용한 핵심 테마는 ‘승천한 전사들’이다. 월드 챔피언십 정상에 세 차례 연속 오른 T1 선수들을 단순한 우승자가 아닌 신화적인 존재로 표현한다는 것이 전체 디자인의 출발점이었다.
사라 카모디 선임 매니저는 T1이 다시 정상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과정을 거쳤으며, 이제는 신화적인 위치에 도달한 팀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진 역시 기존 우승 스킨의 반복에 그치지 않고 T1이 쌓아 올린 역사와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은 형태로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이번 스킨 가운데 개발진이 가장 세밀한 제작 과정을 공개한 것은 페이커의 갈리오였다.
페이커는 라이엇 게임즈와의 초기 논의부터 기존 갈리오 스킨과 확실히 구분되는 인상적이고 독특한 결과물을 원했다. 단순히 기존 모델에 T1의 색상과 장식을 입히는 수준이 아니라, 실루엣만 봐도 특별한 스킨이라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였다.
이를 위해 개발진은 갈리오의 가장 큰 특징인 날개 구조부터 새롭게 설계했다.
기본 갈리오의 날개는 여러 개의 석재 조각이 분리된 형태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이번 스킨에서는 날개 전체를 하나의 상징적인 형상으로 보이게 만들고, 펼쳐졌을 때 자연스럽게 T1 로고가 연상되도록 실루엣을 변경했다.
이 같은 방향은 콘셉트 개발 초기부터 페이커가 강조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페이커는 갈리오의 날개에서 T1의 상징이 드러나기를 원했고, 개발진은 로고를 단순히 표면에 삽입하는 것이 아니라 날개 자체의 구조와 형태에 녹여내는 방식을 선택했다.
날개의 형태가 바뀌면서 제작 난도도 크게 높아졌다. 기존 갈리오의 날개와 구조가 달라진 만큼 이미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웠고, 갈리오가 이동하거나 공격하고 스킬을 사용할 때 날개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별도의 작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유이 응우옌 아트디렉션 선임 매니저에 따르면 간담회가 열리기 약 일주일 전까지도 페이커의 피드백을 반영한 작업이 진행됐다. 제작 중인 영상을 확인한 페이커는 갈리오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속도감이 더 분명하게 전달되기를 원했고, 이를 위해 시각 효과를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갈리오가 지상에서 우주로 상승하는 장면도 페이커의 의견에 따라 보강됐다. 그는 캐릭터가 단순히 위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지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전달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개발진은 배경에 배치된 지구의 크기가 갈리오의 상승에 맞춰 점차 작아지도록 수정했다. 갈리오의 이동과 배경의 변화를 함께 보여줘 상승 거리와 속도감을 동시에 전달하기 위한 조치였다.
다른 선수들의 스킨에도 각자의 취향과 상징적인 요소가 반영됐다.
도란의 암베사는 강인하고 위협적인 전사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제작됐다. 사자의 갈기를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과 어두운 색상의 의상을 적용했으며, 귀환 모션에는 ‘도란의 검’, ‘도란의 방패’, ‘도란의 반지’와 돌거북이 등장한다.
오너의 신 짜오는 붉은색 무기와 선수가 평소 재킷을 어깨에 걸치는 모습을 반영한 ‘망토 재킷’이 핵심이다. 날개와 대리석 질감, 승천하는 분위기가 비교적 이른 단계에 확정돼 다른 선수들의 스킨에도 디자인 기준점으로 활용됐다.
구마유시의 미스 포츈은 신화급 MVP 스킨답게 성숙하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길게 흐르는 장식과 풍성한 어깨 장식을 더해 실루엣을 키웠고, 우아한 의상과 거친 머리 모양을 대비시켰다.
함께 제작된 유나라는 미스 포츈과 달리 귀엽고 장난스러운 방향으로 구성됐다. 구마유시가 요청한 트윈 번 헤어스타일이 적용됐으며, 구체 형태의 무기에는 각기 다른 표정을 짓는 T1 마스코트 아티가 배치됐다.
케리아의 세라핀은 귀엽고 소녀 같은 감성을 중심에 뒀다. 풍성한 머리 모양과 가볍고 아름다운 의상을 사용했으며, 세라핀의 볼에는 케리아를 상징하는 알파벳 ‘K’ 형태의 문양을 넣었다.
선수들의 챔피언이 모두 등장하는 단체 스플래시 아트도 T1의 높아진 위상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제작됐다.
과거 T1 우승 스킨의 단체 이미지가 정상에 오른 선수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를 사용했다면, 이번에는 신화적인 존재가 된 T1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시점을 선택했다.
다만 챔피언들이 이용자를 직접 내려다보는 구성은 지나치게 위압적으로 느껴질 수 있었다. 이에 개발진은 T1의 챔피언들이 이용자와 함께 전장으로 뛰어드는 듯한 장면으로 방향을 조정했다.
각 챔피언은 서로 다른 자세로 전투를 준비하고 있지만, 모두 같은 목적지를 향해 움직이도록 배치해 하나의 팀이라는 통일감을 살렸다. 선수들은 챔피언의 자세와 조명은 물론, 눈에서 빛이 나야 하는지와 같은 작은 부분에도 직접 의견을 전달했다.
지도진을 기념하는 요소는 와드 스킨에 담겼다. ‘마법 고양이 전략가’를 콘셉트로 제작된 와드에는 톰 코치와 관련된 장면이 반영됐다. 고양이가 들고 있는 책에 문도 박사가 등장하는 것은 톰 코치가 오너에게 문도 박사 선택을 지시하고, 오너가 챔피언의 사용법을 확인했던 일화를 표현한 것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우승 스킨 매출의 30%가 T1과 선수들에게 배분되며, 이를 통해 선수와 e스포츠 생태계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사라 카모디 선임 매니저는 선수들이 우승 직후 스킨 제작 인터뷰를 위해 들어오기 전부터 개발진이 어떤 챔피언과 디자인을 원할지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후 선수들과 직접 대화하며 우승이 각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확인하고, 그 이야기를 스킨 안에 담는 과정을 거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