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으로 속내를 감춘 평범한 RPG
장수 게임 파이널 판타지
필자를 비롯한 올드 게이머들에게 파이날 판타지(이하FF)시리즈하면 떠오르는 것은 드래곤 퀘스트(이하DQ)와 함께 일본식 RPG의
대표작이자 본받아야 할 표본이라는 것이다. 이름값이 컸기도 했지만 그만큼 넉넉한 재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FF시리즈를 생각하자면 잘도 12번째까지 그 이야기를 이어 왔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어지간히 유명한 게임들이라 해도 유야무야 세월의 흐름과
함께 흩어져 버렸던 탓일 것이다. FF시리즈를 수식하는 12라는 긴 숫자는 재미로 무장한 장수게임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징그럽게도
우려먹는다는 느낌도 빼놓을 수 없게 한다. 특히 외전 격이자 여성의 상품화를 바탕으로 게임을 탈의실화 시켜버린 X-2는 우려먹는 것도 모자라
핥아 먹는다고 보일 정도였다. 이렇게 FF시리즈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비단 게임 자체가 유명한데다 오래 됐다는 것만이
이유가 된 것은 아니다. 게임을 살펴보고 즐기는 게이머 층 자체가 바뀌고 있어서다. FF시리즈와 함께 커온 탓에 길고 짧은 것을 껴안고
이해하기를 노력하는 게이머보다 개성과 주관이 강해 거칠다 싶으면 쉽게 뱉어버리는 젊은 게이머들이 점점 게임을 소화하는 주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최근 게임의 동향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본질적인 이유기도 한데 이 덕분인지 게임을 만드는 사람과 그것을 이해하고 즐기는
게이머는 같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말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돌연 들려오는 아기 울음소리가 플레이어를 놀라게
했던 DQ5.DQ시리즈의 의 팬이라면 누구도 이때의
감동을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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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주인공이라는 것과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능력이 달라진다는 멋진(?)설정이 어우러진 게임.
외전이라지만 우려먹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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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는 하지만 FF시리즈를 구성하고 있는 작품들은 엄밀히 말하면 이름 이외에는 그다지 관련없는 작품이라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FF라는
성을 달고 차례대로 태어나서 형님, 아우해야 할 사이지만 이름만 바꿔놓으면 전혀 다른 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름뿐인 혈연관계는 FF 시리즈에 제작사(스퀘어 에닉스)가 추구하는 바가 듬뿍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전작을 토대로 후속작을 만들어 나가기
보다는 최근에 유행하는 게임의 흐름을 읽고 그 유행을 게임에 풀어놓는 것. 달리 말해 전작의 명예따위에 연연하지 않고 당시에 가장 먹힐 만한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는 얘기다. 덕분에 스퀘어에닉스(이하 스퀘어)의 FF시리즈를 보고 있자면 당시 게임의 흐름을 제작사가 어떻게 읽고
판단하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FF시리즈는 시리즈 물 특유의 약점인 구태의연함과 식상함을 찾아보기 힘든 게임이기도 하다. 어디서부터
누가 게임을 즐겨도 낯설지 않은 모양새를 유지하면서 말이다.(물론 게임의 흐름을 읽는다는 명목으로 이곳 저곳에서 가져온 것들이 아주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하지만...)
이렇듯 서로 너무 다른 모습으로 이름뿐인 혈연관계가 가속화된 것은 게임이 폴리곤으로 그 모습을 바꿔 가면서다. 그때쯤에 발매되던 FF의
모습들은 하나같이 시리즈를 잊는 정식 차기작이라기 보다는 외전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FF9의 테마를 과거로의 회귀로 정한 것만 봐도 일곱
번째 작품과 여덟 번째 작품이 얼마나 기존 시리즈에서 벗어나 있었는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물론 과거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DQ와는
다르게 항상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했던 FF이었기에 당연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속을 유심히 집어보면 좀 더 다른 이유가 엿보인다.
게임의 새로운 재미를 넣기 위해 하드웨어를 이용하기 보다는 최신의 하드웨어를 어떻게 게임으로 표현할 것인가를 위한 노력이 더욱 여실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여주는 재미에 좀 더 비중을 둔 데다 비약적인 하드웨어의 발전까지 겹치니 전작의 느낌과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물론 2D 텍스쳐 기반의 SFC 시절부터 스퀘어는 유난히 보여주기를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SFC의 빼어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었던 확대와 축소 그리고 회전 등을 이용한 필드나 비공정이나 소환수 등의 연출에 유난히도 집착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근래 들어 너무나도
동영상과 폴리곤에만 치중하다보니 게임성의 발전을 위한 시스템 적인 발전은 많이 소홀한 편이었다. 덕분에 이제는 FF의 차기작이 어떤 내용과
시스템을 담고 있나 하는 것보다도 어떤 볼거리를 제공해 줄 것인지가 더욱 궁금할 지경이다.
스퀘어의 이런 방침 덕분에 근래에 이르러서 FF라는 이름은 단지 FF 시리즈의 차기작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꼬리표만은 아니게 되었다. 스퀘어
스스로 보기에 여러 게임 중에서도 가장 잘된 작품에 달아주는 일종의 칭호처럼 됐다는 얘기다. 마치 품질이 우수한 제품에 찍어주는 '검'자
도장처럼 말이다. 때문에 지금에 와서 FF라는 이름은 시리즈의 연속이 아니라 스퀘어의 자긍심이 담겨 있는 게임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만일 새로운 FF시리즈를 접했을 때 그것이 어디서 본 듯해서 식상하고 재미없다고 생각된다면 "질기도록 오래도록 끈다" 또는 "아직
우려먹을 것이 남아 있더냐!"라고 탓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번에는 스퀘어가 게임의 흐름을 잘못 읽고 잘못 가져왔음을 책망해야 할 것이다.

과거로의 회기를 주제로 해서 태어난 FF9.
정말 오랜 만에 다시 보는 흑마도사의 복장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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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 축소를 이용해서 필드에 현실감을 구연한 FF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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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6에 이르러서는 그 기술이 완숙의 경지에 이르러 확대축소를 이용한 좀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이번에 스퀘어가 읽은 게임의 유행은 무엇인가
근래에 들어 발표되는 FF시리즈는 참신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하드웨어를 극한까지 활용한 그래픽이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탓에
낯설지 않은 시스템들의 조합이 그다지 눈에 띠지 않았다. 이번에 소개할 FF12 역시 어디서 본 듯한 시스템과 멋진 화면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새로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물론 FF12가 추구하는 재미는 전작들과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스퀘어가 최근의 게임 흐름을 또 다른 방식으로 읽어 냈기 때문일 것이다.
FF12의 가장 큰 변화이자 핵심은 '인공지능'이라는 네글자로 함축할 수 있다. 인공지능, 즉 AI를 활용해 "홀로, 하지만 혼자가 아닌
게임을 만드는 것" 이것이 이번에 스퀘어가 FF12에서 추구하고자 한 재미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활용은 주인공과 함께 전투를 치루는
동료, 즉 파티원의 성격과 행동방식을 부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덕분에 전투에 임하면 체력이 소모된 동료를 도와주고 적의 약점을 찾아
스스로 알맞은 공격을 풀어내며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인다. 물론 캐릭터들의 성격과 사고방식을 게이머가 손수 정해주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게이머가 굳이 커맨드를 입력하지 않아도 능동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전투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
되었다. 게이머의 의도가 담긴 캐릭터 육성과 AI가 어우러지면서 때로는 RPG의 전투보다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전투가 떠오를 정도다.
FF12에서 스퀘어가 표현하려 했던 변화는 이렇게 전투에 근간을 두고 있다. 게이머와 함께 싸우는 동료들에게 지능과 판단력을 주어 홀로
외롭게 싸워간다는 콘솔게임의 약점을 벗어나는 것으로 말이다. 실제 게임을 즐길 때도 마치 각각의 성격을 가진 동료들을 만나 장점과 단점을
포용하며 전투와 모험 즐기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파티원을 아우르고 이끌어 가며 미지의 던전을 탐험하는 파티장의 느낌도
그대로 재현했다. 단순히 제멋대로 움직이는 AI들을 통해 심심함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혼자이지만 온라인 게임처럼 여러명이 힘을 합쳐 위기를
헤쳐 나가는 기분을 맛보게 하는 것. 이것이 스퀘어가 이번 FF12에서 구현하려고 한 재미의 백미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번 FF12의 핵심은 A.I로 무장해 살아있는 듯이
움직이는 동료들과 함께 전투를 치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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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동료들의 A.I의 성격과 패턴은 게이머가
지정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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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을 잘 따르는 동료들과 전투를 치르다 보면 마치 파티를 이끌어가는 파티장이라도 된 것 같아진다
AI를 이용해 전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새롭고 참신한 재미일까?
재미의 양적인 부분만을 고려한다면 스퀘어가 의도한 AI를 이용한 파티시스템은 생각대로 잘 만들어진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필드에 출연하는 적을 대비해 이것저것 짜놓은 AI대로 효율적으로 전투를 수행하는 재미도, 예상치 못하게 뻘짓(?)을 연발하며 속절없이
누워버리는 당황스러움도 게임이 훌륭하게 소화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미의 질적인 문제, 즉 이것이 과연 "참신하고 새로운 재미일까"라고
반문을 한다면 대답은 "NO"다. 하나하나 이야기로 풀어놨을 때는 신선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실상 게임을 하면 역대 FF 시리즈처럼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게이머의 컨트롤 대신 AI로 무장한 동료들과 함께 게임을 진행한다는 것은 최근에 등장한 콘솔 RPG의 새로운 흐름이었다. 비단 FF12에
국한된 것이 아닌 콘솔RPG 특유의 외로움(?)과 식상함을 탈피하기 위한 새로운 유행이었다는 얘기다. 이것은 ARPG라고 하지만 어설픈(?)
동료, 정확히는 소환수들의 AI에 희로애락을 느끼며 게임을 이끌어갔던 바즈테일만 봐도 충분이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것으로 이해가
안된다면 스타워즈 구공화국의 기사를 생각해보자. FF12와 스타워즈 구공화국의 기사는 파티원의 인공지능과 필드의 오브젝트를 이용한 전투라는
점에서 굉장히 닮아있다. 물론 스퀘어라는 이름값이 있는 만큼 새로운 바람에 편승해 안주하는 수준은 아니다. 동료들의 AI를 세세하게 설정하고
다룰 수 있게 만들어 놓아 주어진 상황마다 게이머의 의도를 적절하게 시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좀더 쉽게 말하면 AI와 함께 싸우는
묘미를 발전시켜 놓았다는 얘기. 덕분에 RPG 특유의 육성과 전투의 재미 외에 게이머의 의도를 시험해보는 시뮬레이션 적인 재미까지 가지게
됐지만 그 이상은 보여주지 못한 탓에 신선한 재미라는 측면과는 별로 인연이 없어 보인다.

A.I와 함께 전투를 치른다는 것에서는 충분히
재미를 얻어 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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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단스러워 보이는 시스템의 이름만큼이나
새롭고 참신하지는 않은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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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FF12가 보여주는 그것은 온라인 게임을 닮아 있다
FF12의 전투에서 파티원을 돌보며 전투를 치루는 우두머리의 느낌을 잘 재현한 것은 분명 칭찬할 만한 사항이다. 그러나 이 전투는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지겨워져 엉성한 스토리와 함께 FF12 최악의 단점으로 작용한다. AI 덕분에 신경 쓰고 움직이고 할 일이 줄어들어
전투가 게임오버를 향해 달려도 넋 놓고 가만히 있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즉, 메뉴와 커맨드를 들춰가며 진땀을 흘리던 긴장감이 저 하늘 멀리로
사라졌다는 얘기다. 특히 국내의 게이머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FF12가 만들어내는 전투가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온라인 게임(MMORPG)의 그것과 너무나도 닮아 버렸기 때문이다. 각기 인격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전투를 치른다는 것도
이유지만 필드를 움직이는 것이나 공격방식(액티브 배틀)역시 국내의 MMORPG를 떠올리게 한다. 덕분에 FF12는 최소한 국내 게이머에게
만큼은 더욱더 새롭지 않은 모습이다. 그래서 가끔이지만 FF12란 간판을 내건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쉽게
익숙해 질 수도 있지만 쉽게 타성에 젖어 게임에 대한 흥미가 반감되기도 한다.
FF12는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만들다 보니 닮아 버린 것인지는 몰라도 일단 결과물은 "MMORPG같은 게임을 콘솔을 통해 혼자 하는
RPG로 구현한다"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할 만 하냐"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검증된 요소로 재미를 구성했으니 충분히 흥미를 불러낼 수
있다"고 답할 수 있다. 그러나 "콘솔 특유의 느낌과 MMORPG의 재미를 적절하게 배합해서 또 다른 재미를 이끌어 냈는가"라고 물어 본다면
대답은 미궁 속으로 빠져 버린다. 게임을 하는 동안 서로의 장점에 탄복하기 보다는 MMORPG에 비유할 정도의 막무가내 식의 아이템 찾기와
레벨노가다에 눈살이 찌푸려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콘솔RPG특유의 잘된 스토리를 바탕으로 이끌어내는 게임진행 또한 색이 엷어지는 탓에 게임의
몰입도 또한 전만 못한 느낌이다.

미리 정해 준 대로 움직인다는 설정 때문에 전투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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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12가 만들어내는 전투의 전체적인 느낌 역시
온라인 게임(MMORPG)과 닮아 있어 게이머를
쉽게 타성에 빠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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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줄거리는 이번에도 스퀘어식의 전형적인 이야기다
이번 FF12는 국가 간의 암투와 전쟁이 주 무대다. 강대국의 침략과 침탈, 학대 받는 약소국의 비애가 FF12 스토리의 핵심인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모험과 낭만보다는 게임에 전쟁의 참극에서 얻을 수 있는 심오한 교훈(?)을 담기 위한 제작사의 포석이다.
제국주의 전형으로 전쟁 준비에 힘써오던 알케디아는 드디어 주변 나라들을 침략하기 시작한다. 약소국이었던 달마스카도 역시 침공을 받게 되는데 달마스카의 수도 라바나스타에 살고 있던 주인공의 형 역시 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고 만다. 필사적인 저항에도 불구하고 알케디아는 제국의 속국이 된다. 그리고 2년 뒤, 게임의 주인공인 반은 달마스카에 새로운 집정관이 도착한 것을 계기로 제국에 대한 불만을 터트릴 계획을 세운다. 달마스카의 왕궁의 보물이라도 훔쳐서 제국을 곤란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왕궁에 숨어든 반은 생각보다 삼엄한 경비에 발각 당한다. 그리고 평소 동경하던 공적 발프레아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왕궁을 탈출한다. 덤으로 죽었다고 공표된 망국의 왕녀 아세를 만나게 되는데....
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FF12는 주인공인 반의 모험으로 게임이 시작된다. "아직은 미숙하지만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있어 능력을 키우고 동료들을 만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라는 전형적인 성장형 RPG를 답습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게임의 중반에 이르러서는 반의 모험보다는 스토리의 등장인물을 묘사하는데 힘쓴다. 초야도 치루지 못하고 약혼자와 나라를 빼앗겨야 했던 비운의 아세왕녀, 제국의 권문세도가의 후계자였지만 옳지 못한 아버지의 야망에 환멸을 느끼고 가문을 버리고 공적의 길로 들어선 발프레아, 전쟁 때문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반과 판네로 등 게임을 진행하며 힘을 가지게 된 그들의 생각과 마음가짐의 변화가 전체적인 스토리보다 훨씬 비중있게 다뤄진다. 게다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각 캐릭터마다 숨겨져 있는 슬픈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 게이머들에게 펼쳐낸다. 그들이 감내한 절망과 분노를 게이머에게 공감시키기 위해서다. 만일 게이머가 그런 일을 겪었다면, 그리고 복수를 할 만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물어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아세 왕녀와 그의 혼약자. 그녀는 복수와 용서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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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낮출 줄 아는 영웅의 풍모를 가진 베인.
그러나 잘못된 진실을 추종하는 전형적인 그릇된
영웅이자 악의 근원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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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아니 주인공일 뻔한 반.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에 치여 그 비중이 작아졌기 때문인데 덕분에
게임에서 게이머의 감정의 담을 공간마저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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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잃었을 때 분노와 증오로부터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반과는 다르게 묵묵하게 자신에 일에
전념하는 순응하는 메시지를 가진 판네로
세계정복을 꿈꾸고 흉악한 짓을 일삼는 악당을 처리한다. 정말 단순한 이야기지만 거의 모든 RPG가 가지고 있는 테마다. 때문에 여기에
심오하면서도 교훈적인 메시지를 스토리에 더하고자 노력했던 FF12는(시리즈 전체의 특징이기도 하지만)일견하기에 나무랄 때 없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FF12의 스토리 전개는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다. 게이머가 감정을 이입하고 희로애락을 같이 해야 할 주인공의
존재감이 없기 때문이다. 게임이 중반에 이르면 과연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게 되어 버릴 정도다. 여러 가지 설정을 가진 등장인물들의
분노나 비애, 그리고 그것을 딛고 찾게 되는 용서나 평화 등의 심오한(?)진리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게이머의 분신인 주인공이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돼버렸다. 스토리의 단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게이머의 감정이입을 포기하고 스퀘어가 추구한 평등과 용서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시작되는 평화 등의 교훈적인 심오함이 재미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엄청난 예산을 들이고 굉장한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흥행에는
참패를 면치 못한 FF무비(THE SPIRITS WITHIN)처럼 마치 도덕책을 읽는 듯한 지겨움과 따분함을 겸비한데다 심오한 교훈이라는
것을 대책 없이 벌려 놓은 스토리를 수습하는데 사용해 버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실타래를 풀어 나가는 재미도 없는데다 앞뒤가 맞지 않는 것
투성이라 스토리를 꿰어 차는 재미가 없다는 얘기. 덕분에 FF12의 스토리는 마치 쓰다만 소설처럼 산만하고 텁텁하다.
뭔가 심오해 보이는 부분을 스토리에 끼워 넣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비단 FF시리즈만의 문제는 아니다. 가이낙스의 에반게리온이 성공을 거둔
이후 거의 모든 작품들이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렇다보니 일본 문화 특유의 냄새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물론
이런 심오한 요소들은 작품을 더욱 기름지고 풍성하게 해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책 없이 비틀고 깊은 척 하는 것만으로 이야기를 세우려
한다면 오히려 유치하고 볼품없이 것으로 전락한다는 것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바로 FF12처럼 말이다.

정말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많은 것을 담고자 시도한
흔적은 역력하지만 따분한 도덕책을 보는 것 같이
마음에 와 닿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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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인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목숨으로
참사를 막아내는 동료를 보면서도 비장함이나
슬픔이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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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라는 이름값에다 엄청난 볼거리로 무장했지만 어설픈 스토리로 스퀘어에게 쓴잔을 비우게 했던 FF무비
(THE SPIRITS WITHIN)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겠다
FF12가 이번에 들고 나온 신 시스템은 건비트 시스템이다
스퀘어는 새로운 FF시리즈가 발표될 때 마다 항상 전작과는 다른 참신한(?) 시스템를 강조했다. 전작과는 또 다른 재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인데 잡(Job) 체인지 시스템과 마석 시스템이 대표적인 성공한 케이스다. 이번에 FF12가 들고 나온 것은 건비트
시스템이란 것으로 캐릭터의 공격성향이나 직업 등의 직접적인 전투효과보다는 파티원의 인공지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건비트 시스템은
무턱대고 바즈테일처럼 무턱대고 움직이는 A.I가 아닌 게이머의 의사가 반영된 A.I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A.I들은 이 시스템 덕분에
전투를 치르다 특정상황을 만나면 미리 게이머가 가르쳐 놓은 대로 움직이게 되는데 예를 들면 HP가 어느 정도 이하로 소모되면 상식적으로는
마법으로 회복을 하겠지만 건비트에서 지정을 하면 마법이 아닌 아이템으로 회복을 할 수도 있다. 이렇듯 건비트를 활용하면 꽤 세세한 설정을 할
수 있다. 특정 조건을 만날 때 공격과 방어를 정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향을 주는 대상도 결정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해 줄 수
있는 행동 패턴도 총 12개에 달한다. 귀찮게 하나하나 설정해 주기로 치자면 작지 않은 수인데 마치 C언어의 IF문과 같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어떤 상황을 만났을 때 그것을 만족시키는 값이 있으면 정해진 값(행동)을 출력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음 조건을 비교해 보기 때문이다.
만족시키는 값이 있으면 위에서부터 다시 검색해서 내려온다는 것도 IF문과 닮은 대목이다. 때문에 많은 파티원의 건비트를 조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쉽게 건비트를 써넣을 수 있다.
게이머들은 이 건비트 시스템 덕분에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전략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으며, 자신을 따르는 동료들을
이끌고 모험을 하는 재미도 얻을 수 있다. 마치 동료를 이끌고 던전을 탐험하는 파티장의 그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건비트 시스템 덕분에
전투의 긴장감이 사라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모두들 게이머가 미리 짜놓은 인공지능대로 움직이는 탓에 거의 자신의 입력미스를 탓하며 패드를
집어던지는 맛(?)이 없다는 얘기다. 쉽게 말하면 자신이 전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를 구경한다는 말이 어울린다고나 할까? 게다가
주인공마저 건비트의 A.I로 움직이는 탓에 빈약한 스토리와 맞물려 더욱 주인공의 존재감을 희석시키기도 한다.

동료의 인공지능 즉 건비트를 설정해 줄 수 있는 창.
화살표가 있는 곳은 동료의 체력이 어느 이하가 되면
건비트를 발동하라는 등의 조건을 정해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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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가 지정해준 조건을 만나 건비트가 발동하면
실행하는 행동을 지정해 주는 곳. 화살표가 있는 곳은
파티원이 전투 불능에 빠지면 피닉스의 꼬리로
살려주라는 행동이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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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시스템은 기존 RPG의 성장 시스템과 모양만 다르다
FF12에서 건비트 시스템이 파티원의 인공지능 부분을 맡았다면 라이선스 시스템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을 담당한다. 실제로 이것을 사용해
캐릭터들의 마법속성이나 직업, 착용할 수 있는 무구들을 지정해 줄 수 있다. 물론 이름만 다를 뿐 여느 RPG의 성장 시스템과 그다지
다르지는 않다. 여느 RPG의 성장 시스템에서 볼 수 없는 획기적인 요소를 담아내지도 못했을 뿐더러 기존 FF 시리즈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캐릭터의 속성과 성장을 마치 표를 보는 것처럼 일목 요연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라이선스 시스템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라이선스 보드라는 것을 만들어 두어 마치 체스 판을 보는 것처럼 캐릭터들이 커가는 모습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보드는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다만 모든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기본 능력과 그 주위에 있는 것만 열려 있다. 여기서
게이머는 전투에서 얻은 포인트로 보이지 않는 보드의 판을 열어가야 한다. 마치 오목처럼 이미 열려 있는 주위의 것만 열어젖힐 수 있는데 새로
연 판에 쓰여 있는 마법이나 장비를 해당 캐릭터가 사용할 수 있다는 설정이다. 물론 전투 중에 얻는 포인트는 굉장히 제한적이다.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며 각 캐릭터가 열 수 있는 판의 숫자는 제한돼 있다. 그래서 게이머는 자신이 생각해둔 능력치를 열어 가며 전투에 반영하고
캐릭터를 육성해 나가야 한다. 검에 능하고 회복이 특기이며 공격마법에 능숙한 파티원들을 이용해 게이머의 생각대로 파티를 만들고 전투를 치르게
된다는 얘기다. 물론 노가다를 통해 모든 라이선스를 열 수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한 가지 아쉬운 대목은 전투를 유리하게 진행하려면 꼭
따라야 하는 공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게임진행이 어려워지는 탓에 꼭 열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이 있다는 얘기다. 덕분에 FF12의 캐릭터
육성 역시 개성만점에 엽기 발랄한 생각을 표현하기에는 그 한계가 너무나 뚜렷하다. 게이머의 의도가 들어가 있는 어떠한 엽기적인 방식의 육성도
"어 해 볼만 한데!"라는 말을 끌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전투가 치고 죽이고 보여주는 것에만 치중돼 있어 게이머의 의도를 너그럽게
받아주지 않기 때문인데 비단 FF12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FF 라는 이름값에 턱없이 부족한 전투의 유연성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이것이 바로 캐릭터의 성장을 일목 요연하게
볼 수 있는 라이선스 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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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표가 있는 곳은 화면 아래의 만큼의 LP를
지불해야 열 수 있다. 아래의 텍스트는 이것을 열었을 때
해당 캐릭터가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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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실망시키지 않은 화면. 그러나 동영상은 아쉬운 대목
이번 FF12 역시 FF 시리즈라는 이름에 걸맞는 화면을 보여준다. 정말 멋진 화면을 만들어 냈다고 칭찬하고 싶을 정도다. 당연히 차세대
기종이나 하이엔드 PC에 비교할만한 화면은 아니다. 쉐이더나 맵핑, 물리엔진의 사실성 같은 복잡한 것들을 따지고 든다면 할 말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는 PS2용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과연 스퀘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전투의 효과나 각종
오브젝트가 엉켜있는 필드의 묘사도도 나무랄 때 없다. 동영상 대신에 게임 속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해 대화이벤트를 엮어갈 때도 엉성한 캐릭터
때문에 안색을 구기거나 이질감에 몸서리치지 않아도 된다. 눈을 호강시켜 주는 이런 화면의 비밀은 눈속임에 있다. PC게임에서 흔히 말하는
DirectX 기반의 특수효과 같은 것을 거의 사용하지 않은데다 시야의 폭을 줄이고 좁혀서 하드웨어적인 부담을 적게 하고 표현할 수 있는
개체를 늘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텍스쳐 등의 게임화면도 저해상도로 만들어 좀 더 복잡한 필드를 구현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너무 저해상도를
고집한 탓에 가끔이지만 오브젝트 사이의 경계선이 너무나 부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PS2의 모습이
안쓰럽게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론 해상도가 낮은 보통의 TV라면 거슬리지는 않다. 낮은 해상도에 특화돼 있는데다 안티얼라이징이 필요
없을 정도로 픽셀 뭉그러트리는 TV 특유의 특성 덕분에 눈에 띠지 않는 탓이다. 그러나 컴퍼넌트 입력이 가능한 HDTV급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저해상도의 에뮬레이터를 PC로 즐기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흔히 막바지에 이르러 머신의 최대한도를 이끌어 냈다고 미화(?) 할 수 있는 화면과 다르게 FF12의 동영상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전작들과 비교해도 동영상의 품질이 떨어져 보이는 데다 돌비 디지털을 지원했던 전작 같은 정성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더욱 근본적인
이유를 찾으라면 그동안 게이머들의 눈이 고급이 되어버린 탓에 어지간한 동영상으로는 성에 차지 않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게임 내내 게이머의
청각을 자극해 감성을 이끌어내야 할 BGM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을 정도로 평범하다. 음악에 흥겨워 곡의 이름을 찾아 헤맬 정도로 좋은
BGM이 없었다는 얘기다. 이것은 비단 FF12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름이 가지는 기대감이 있기에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게임화면은 잘 만들어져 있는 탓에 동영상 대신
게임 그래픽으로 대화 씬을 이끌어가도 이질적인
느낌을 거의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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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역시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돌비 디지털을 지원했던 10편과 같은 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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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FF12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아쉽게 느꼈던 점은 어디서 본 듯한 전투도 스퀘어 특유의 눈요기가 줄었다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마치
온라인 게임의 그것처럼 극악 확률로 아이템을 얻게 되어있어 몸서리처지게 힘든 노가다를 반복하는 것도 아니었다. 바로 RPG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스토리, 즉 게임을 풀어가는 맛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원래 RPG는 역할분담이 그 기본이다. 기사나 도둑 마법사 등을 연기하며
재미를 찾는 게임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FF12는 스토리의 부재로 게이머가 게임에 몰입하며 연기를 해야 할 필요성을 놓쳐버렸다. 허나 역으로
이번 작품에서 제작사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스토리일지도 모른다. 용서와 포용이라는 심오한 테마에다 핵(核)을 빗대어 표현한
파마석으로 힘에 집착하는 인간의 추악함마저 잡아냈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건비트의 인공지능과 라이선스로 무장한 전투 역시 그 수를
제한했을 것이다. 가능한 한 이야기의 큰 흐름을 느껴보라는 제작사의 배려로 말이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이러한 배려도 그다지 달갑지
않을 정도로 스토리가 매력이 없다. 물론 "엉망진창인 스토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고 얘기하면 "FF12의 철학적인 면을 몰라서 하는
소리"로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이란 것의 근본은 바로 재미가 아닐지. 심오한 철학도 재미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감동은 커녕
그냥 무겁고 칙칙한 얘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스퀘어 하면 떠오르는 것은 언제나 변화와 혁신이었다. 시리즈가 선보일 때 마다 가지가지 이름을 달고 나오는 시스템의 이름만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일 것이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스퀘어는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 고집쟁이가 된 것은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바꾸고 더하는
것에는 여전히 능숙하지만 그것의 재미를 재는 잣대를 너무도 고수하려는 탓에 점점 변해가는 게이머의 성향과 멀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와
혁신이라는 강박관념에 빠져 그들의 추구해야 할 근본이 뭔지 잊어버리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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