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온라인 게임 '웬만해선 성공할 수 없다'
'유럽과 미국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이 한국 온라인 게임사들과 잇단 제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에서 개최중인 게임쇼 GC2007에서 들려오고 있는 낭보다. 세계의 게임 추세가 '온라인'이라는 하나의 화두로 좁혀지면서 유독 온라인 게임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게임사들이 주목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지난해 말에 열린 지스타에서도 한국 온라인 게임은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고, 최근 'RF온라인'의 55개국 수출, '스페셜 포스'의 잇단 해외 러브콜 등 게임이 수출의 효자종목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해외에서의 주목과 달리 국내의 온라인 게임 시장은 석연치 않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빅3의 몰락' '신규 FPS 게임들의 부진' 등 수십 억을 투자한 게임들이 족족 무너지고 있고, '던전앤 파이터'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의 게임이 성공한 이후 근 2-3년 사이에 성공한 게임이 전혀 없는 것. 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의 게임 시장을 '신규 게임의 무덤'이라고 표현하는 농담이 돌 정도다"라며 "어떤 게임이든 한 번 팡팡 터져 줘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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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에서 찍어낸 게임에 더 이상 속지 않는 게이머들
전문가들은 신규 게임이 번번히 실패하는 주된 이유로 '신규 게임들이 제 목적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게임의 목적이 '플레이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재미를 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최근의 게임들은 높아진 게이머들의 눈높이에 맞을 만한 참신성과 즐거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유명 게임 커뮤니티에 가보면 ''새로운 장르''차별화된 게임 시스템'을 표방하는 신작 게임들을 막상 즐겨보면 다른 게임과 별 다를 게 없었다'며 식상함을 느낀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작 게임을 즐기면서도 다른 오래된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아 '권태기' 마저 왔다는 게이머들도 많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년간 게임을 즐겨온 국내 게이머들이 최근 나오는 신규 게임들을 '공장에서 찍어낸 판박이 게임'이라고 정의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특히 최근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는 FPS 게임들을 보면 이들 '공장형' 게임들이 오히려 FPS 게임 시장 자체를 하락시키지 않을까 심히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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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득권 게임들, 커뮤니티 강화로 게이머들 유치에 안간힘
신규 게임이 성공하기 힘든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기존의 인기 있는 게임들이 커뮤니티 성 강화를 통해 기존 게이머들의 이탈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면서 게이머들은 게임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아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과 같이 행동하는 것이 더 재미가 있다는 점을 파악했고, 다시 이런 점을 파악한 게임 개발사들은 장르를 막론하고 커뮤니티 성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커뮤니티 활동을 극대화 시킨 '오디션' 등의 성공은 커뮤니티 성의 중요성을 알리는 단적인 예다.
하지만 이렇게 커뮤니티 성이 강화되다 보니 신규 게임의 성공적인 진입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시장의 크기는 한계가 있고 각 인기 있는 게임사들이 게이머들을 놔주지 않으니 신규 게임이 성공하기 어려운 것은 자명한 일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이플 스토리'를 주로 즐기는 게이머 층이 성장해서 어떤 게임을 하는지 살펴보니 '서든어택'이나 '스페셜 포스'로 그대로 유입되더라"라며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게임을 찾다 보니 신규 인원들도 자연스럽게 현재 대세인 게임들에 흡수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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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격적 마케팅, 능사 아니다
이런 상황에 맞추어 과거 '어느 정도 통했던' 공격적 마케팅도 한계론이 대두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 개발비 50억이면 마케팅 비도 50억'이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마케팅 비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지만 마케팅 비를 아무리 투자해도 정작 게임이 재미없어 망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요사이에는 처음 게임이 나오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서 게이머들을 유치하더라도 유치된 게이머들이 골수 게이머로 남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게이머들은 신규 게임이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하는 경우 다소 미흡하거나 기존 게임과 많이 비슷하더라도 '용서'를 하지만 정식 서비스가 되었을 때에도 문제가 많다면 가차없이 떠나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최근에는 워낙 많은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어 웬만한 마케팅 가지고는 두각을 나타내기 힘들다는 점도 '마케팅 한계론'에 힘을 주고 있다.
그래서 최근까지 퍼블리셔들이 해왔던 마케팅 방식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과거에는 개발사와 계약한 후에 번지르르한 겉모습과 네임밸류, 과도한 홍보를 중점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던 퍼블리셔도 개발사들에게 게임성의 강화를 더 중점적으로 강요하기 시작했다.
* 결국은 게임성, 그리고 솔직함과 참신함 강화가 필요
결국 신작 게임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문제의 핵심은 '게임성의 부재'로 귀결되고 있다. 적당히 베끼고 예쁘게만 꾸민 공장제 게임들이 등장하는 현 세태에서 이런 일들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특히 근래에 이러한 '게임성의 부재'에서 오는 후폭풍이 격하게 드러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한국의 게임 시장은 '이 장르가 돈이 된다더라' 라는 얘기가 나오면 6개월에서 1년 뒤에 해당 장르의 게임이 부지기수로 쏟아지고 있다.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의 성공 이후에 수없이 발표된 신작 FPS 게임들과, 그 가운데 특출 나게 살아난 게임이 없다는 점은 한국 게임업계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정말 재미있고, 정말 창의적인 게임이 발매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 자체는 점점 더 커지고 활성화되고 있지만, 신규 게임이 성공할 확률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게임 기획력의 부재가 한국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사항인 것은 알고 있지만 요사이만큼 게임 기획력의 부재가 뼈아프게 다가오는 적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게임동아 객원필자 : 건전평범장미소년(greatmut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