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PG 석권 노리는 넥슨의 비기, 드래곤네스트
마비노기 영웅전으로 새해를 기분좋게 시작한 넥슨이 또 하나의 MORPG를 선보인다. 그 주인공은 아이덴티티 게임즈에서 개발한 드래곤 네스트.
지난 2008년 지스타를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낸 드래곤네스트는 지금까지 두번의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게임성을 인정받았으며, 작년말 3개 창투사로부터 100억원을 투자 받는 등 마비노기 영웅전에 버금가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드래곤네스트가 다른 3D MORPG와 차별화되는 요소는 귀여운 그래픽이다. 동화 속 마을 같은 느낌이 드는 파스텔톤의 배경,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5등신의 캐릭터와 깜찍함마저 느껴지는 몬스터들. 기존 3D MORPG 게임들이 다소 거칠고 성인 취향의 그래픽을 선보인데 반해, 드래곤네스트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런 그래픽은 빠른 속도감과 화려함이 살아있는 액션과 결합돼 드래곤네스트만의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C9이나 마비노기 영웅전 등 기존 3D MORPG가 묵직하다면 드래곤네스트는 가볍고 경쾌하다.
W,A,S,D 키를 이동할 때 사용하고, 마우스로 특수 행동을 하는 FPS 게임 방식의 조작법을 선택해 캐릭터의 이동이 직관적이며, 중앙에 타겟 포인트를 놓고 캐릭터를 조금 왼쪽으로 배치해 캐릭터의 화려한 액션이 항상 잘 보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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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적을 공중에 띄우거나, 벽에 부딪히게 만들어서 튕겨나오는 적에게 연타를 먹이는 콤보 시스템은 마치 콘솔 게임의 그것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각각의 캐릭터마다, 그리고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액션 동작이 크게 달라져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매번 다른 느낌의 액션을 즐길 수도 있다. 이는 개발진들이 킹덤언더파이어, 나인티 나인 나이츠 등 콘솔 게임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이들로 이뤄져 있기 때문으로, 일러스트 역시 킹덤언더파이어의 원화를 담당했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박정식씨가 담당했다.
게임의 시스템은 마비노기 영웅전보다는 C9과 비슷한 형태다. 하나의 던전이 4가지 난이도로 제공되고 랜덤맵 형식을 도입해 같은 던전을 여러번 돌아도 질리지 않도록 배려했으며, 아이템 수집도 제작보다는 랜덤한 옵션을 지닌 아이템을 습득한 후 그것을 강화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MORPG 게임들이 대부분 선택하는 방식으로 하드코어 액션을 추구하는 마비노기 영웅전과 달리 대중적인 인기를 노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12세 이용가인 드래곤네스트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사양 역시 최소사양이 펜티엄3 1.6 Ghz일 정도로 타 게임에 비해 낮은 편이기 때문에 넓은 팬층을 확보할만한 기본 요건은 갖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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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중적인 인기를 지향하는 만큼 그에 비례해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우려되는 사항이다. 더구나 MORPG 장르는 콘텐츠 소모 속도가 타 장르에 비해 훨씬 빠르다. 물론 오픈 시기를 예정보다 훨씬 늦추면서 콘텐츠 확보에 주력한 만큼 현재 적지 않은 수준의 던전과 보스 몬스터가 준비되어 있기는 하지만 C9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많은 이들이 경쟁할 때는 콘텐츠 소모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 효율을 따져가며 영악하게 플레이하는 요즘 게이머들은 개발자들이 게이머들의 발목을 잡기 위해 마련한 여러 가지 장치를 쉽게 헤쳐나가기 때문이다.
현재 구현된 모습을 보면 타 게임에 비해 옵션이 굉장히 다양한 아이템을 수집하는 재미와 PVP의 재미, 그리고 전직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캐릭터의 육성 등으로 게이머들의 반복 플레이를 유도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게이머들이 지겨워 하는 타이밍을 잘 맞춘 센스 있는 업데이트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8 대 8까지 지원하는 PVP는 타 3D MORPG에서는 찾기 힘든 시스템이므로 더욱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
또한, 위탁 판매 시스템의 부재, 불합리한 아이템 강화 시스템, 파티 시스템의 불편함 등도 지적된 바 있으나 2차 테스트 이후 개발진이 이를 인식하고 바꿨다고 하니 바뀐 결과물을 기대해보자. 넥슨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미 오픈 이후 7월까지 업데이트할 분량이 마련된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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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드래곤네스트의 가장 난관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포지셔닝이다. 폭넓은 타겟층을 노리고 있는 만큼 경쟁해야 할 게임이 너무나도 많다. 어린 게이머 층에서는 국내 MORPG 계의 절대 강자로 자리잡고 있는 던전앤파이터와 싸워야 하고, 성인층에서는 C9과 마비노기 영웅전을 상대해야 한다.
특히, 던전앤파이터와 마비노기 영웅전을 모두 가지고 있는 넥슨의 입장에서 드래곤네스트의 비중을 어떻게 둬야 할지 많은 고민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잘만 되면 MORPG 시장을 석권할 수 있지만 자칫하다가는 험난한 집안싸움을 벌여야 한다.
게임의 특성도 좋게 말하면 폭넓은 층을 모두 아우르고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양쪽 모두에게 부족함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쉽게 만들긴 했지만 3D MORPG라는 장르 자체가 어린 게이머들에게는 굉장히 어려우며, 귀엽고 깜찍한 게임이니 만큼 성인들이 만족할만한 피튀기는 화끈한 액션이지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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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라고 모두 거친 액션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니 만큼 성인층에서는 어느정도 마니아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어린 게이머들이 3D MORPG를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급격한 시점 변화에 따른 3D멀미, 보스의 빠른 움직임에 대응할만한 순발력의 필요 등은 3D MORPG가 어렵다고 느끼게 만드는 공통적인 약점이지만, 타 게임에 비해 더 어린층까지 고려해야 하는 드래곤네스트의 입장에서는 더욱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가장 단적으로 드래곤네스트는 FPS 게임 조작법을 선택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FPS 게임들은 15세 이용가 이상이다. 전부라고는 할 수 없지만 12~14세 사이에 있는 게이머들에게는 아직 낯선 게임이라는 얘기다.
결국 이 게임의 승부처는 타 게임이 가지지 못한 12~14세 연령대의 게이머들이 이게임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는가, 그리고 얼마만큼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가 라고 할 수 있다. 굉장히 어려운 난관이지만, 해결만 된다면 타 3D MORPG 게임보다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 난관인 셈이다. 개발진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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