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지마 방한이 시사하는 한국 비디오 게임 시장의 방향

전 세계 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일본 크리에이터 '코지마 히데오' 감독이 한국을 방한했다. 지난 2008년 7월11일 이후 세 번째 방문이다. 이번 방한은 '메탈기어 솔리드 피스워커 월드투어 2010' 중 하나로 아시아 투어 중에서는 한국이 가장 먼저 선택됐다.

코지마 히데오 방한으로 국내 비디오 게임 시장 업체 관계자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어떻게 보면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해외 개발자들의 한국 시장 방문처럼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고, 국내 온라인 게임들의 해외 시장 성공 사례로 인해 한국 게임 시장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로도 볼 수 있다.

물론 정말 쉽게 생각하면 투어 일정 시 이동 경로나 가장 이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순서대로 짜여진 것일 수도 있지만 코지마 히데오의 한국 방문으로 한국 게이머들의 사기가 높아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이번 코지마 히데오의 방한이 뜻 깊은 것은 코지마 히데오가 아시아에서 한국을 가장 먼저 선택해줬다는 것이 아니라 비디오 게임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준 예이기 때문이다. 코지마 히데오의 방한 자체도 충분히 멋진 일이지만 사실 그것보다 행사를 준비한 코나미와 SCEK가 비디오 게임이 가진 어떤 제한적인 고객 층을 벗어나 대중적으로 비디오 게임을 선보였다는 점, 그것이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사실 그 동안 개발자 방문이 있다고 해도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과감한 행사를 하기보다는 소규모 형태의 행사를 진행해왔다. 카페나 블로그 등 이미 이 게임을 좋아하는 마니아들 위주의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했으며, 대중적인 행사보다는 한정적인 사람들을 겨냥한 한시적인 이벤트 같은 것을 진행해왔다. 이는 시장 자체의 성장을 기대하기 보다는 작더라도 확실하게 보장된 결과만을 원하는, 다시 말해 현재에 안주하는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 비디오 게임 시장은 매년 제자리 걸음이었다. 좀 더 대중적인 게임을 출시하는 것도 좋고, 하드웨어의 가격을 낮춰 누구나 살 수 있는 기종으로 만드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중이 게임을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는지가 아닐까. 그렇다면 대중이 게임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범위의 활동을 많이 펼쳐야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국내 비디오 게임 업체들은 '힘들다' '규모가 작다' '사람들이 많이 안온다'라는 핑계를 대면서 움직이지 않았다.

이번 코지마 히데오 방문은 이런 점에서 본다면 매우 파격적이고 대중적이었다. 유명 개그맨 정종철이 진행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비보이 크루 '겜블러'가 '메탈기어 솔리드'를 따라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관람객들의, 그 중에서는 타임스퀘어를 쇼핑 목적으로 방문했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점은 어떻게 보면 마니아성을 가진 게임이 대중적인 사람들을 겨냥해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가 될 수 있다. 당장 코지마 히데오가 누군지 몰라도 저것이 게임이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라는 점은 지나가던 누구나 인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물론 이게 비용적인 문제부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해보지도 않고 '어려워 보인다'라는 핑계로 멈추는 것은 시장은 물론 업체 모든 관계자들에게도 제자리 걸음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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