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북한이 문제가 아니라 멀티가 문제"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 4'

전 세계를 무대로 대형 테러리스트와의 전쟁을 벌이는 콜 오브 듀티의 외전 시리즈 모던워페어가 이번에는 한반도로 향했다. 인피니티 워드가 개발하고 액티비전이 지난 10월 23일 출시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이하 모던워페어 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작품은 2019년 시작된 ‘모던 워페어’ 리부트 시리즈의 네 번째 게임이다. 가상의 국가 우르지크스탄과 영국 런던을 오갔던 1편, 멕시코의 라스 알마스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으로 무대를 넓혔던 2편, 베르단스크와 우르지크스탄 등에서 마카로프의 위협에 맞섰던 3편에 이어 북한의 남침으로 전쟁이 벌어진 한국을 주요 전장으로 내세웠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한국이 ‘콜 오브 듀티’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2014년 출시된 ‘콜 오브 듀티: 어드밴스드 워페어’에서도 서울이 배경으로 등장했었다. 다만 이번에는 한국이 메인 스토리의 중심으로 전개되며, 다른 나라 군인도 아닌 국군의 이등병을 직접 조작하며 전쟁의 시작과 반격을 경험한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물론, 이 덕에 “북한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한국 전쟁을 오락화했다.” 등 북한을 소재로 하는 무언가만 나왔다 하면 일관되게 온갖 추측과 추론을 일삼는 레거시 미디어의 표적이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실제 게임을 해보면 정작 게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멀티플레이인데, 게임 밖에서는 ‘북한’이라는 단어만 붙잡고 엉뚱한 전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게임의 주인공인 해병대 박현준 이병이 누구와 싸우는지는 잘 모르는 듯이 말이다.

모던워페어 사
모던워페어 사

실제로 즐겨본 ‘모던워페어 사’는 단순하게 한국을 배경으로 등장시켰다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의 볼거리를 준비한 모습이다.

먼저 게임의 캠페인은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갑자기 전쟁의 한복판으로 투입된 박현준 이병과 한국군 분대의 이야기이며, 다른 하나는 기존 조직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된 프라이스가 적의 배후를 추적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북한 내부를 보여주는 시점이 더해져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의 다양한 모습을 그린다.

이 구성을 통해 전투의 성격도 달라진다. 한국군 파트에서는 밀려오는 적을 막고 점령된 지역을 되찾는 전면전이 펼쳐지고, 프라이스 파트에서는 목표를 따라 잠입하거나 적의 추격을 뿌리치는 소규모 특수 작전 형태의 미션이 이어진다.

오해하기 딱 좋은 장면
오해하기 딱 좋은 장면
사실적인 편의점 보습
사실적인 편의점 보습

한국의 참호와 시가지를 누비다가 뉴욕의 근접전, 파리의 차량 추격전, 뭄바이의 야간 작전으로 전환되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되어 끊임없이 가속 페달을 밟는 듯한 전개를 보여줬다.

특히, 2편 이후 특수부대 작전이라는 이유로 전장의 크기가 작았던 이전과 달리 이번 작품은 병사들이 한꺼번에 밀려들고 화력이 쏟아지는 전장과 정예 대원들의 작전을 번갈아 배치해 전투의 규모와 속도에 변화를 준 것도 인상적이었다.

본 기자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국의 풍경을 다루는 방식이었다. 이전의 작품들은 해당 국가의 이미지를 주는 풍경이나 특정 명소 등을 배경으로 했지만, 이번 작품은 분대원들과 거리를 걷고 편의점에 들러 물건을 사는 등 한국 거리의 모습을 굉장히 자세히 구현해놨다.

드론 공격도 등장
드론 공격도 등장

여기에 북한 배경 역시 황량하고, 통제받는 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며, 북한 주민이 거주하는 집에 초상화가 걸려 있고, 낙후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등 생활감까지 살아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박현준 이병의 존재감 역시 엄청나다. 처음부터 세계를 구하는 임무를 받은 특수요원이 아니라, 복무 중 전쟁을 맞닥뜨린 병사임에도 이병 한 명에게 맡겨지는 일의 무게가 상당하다.

온갖 미션에서 구르는 박현준 이병
온갖 미션에서 구르는 박현준 이병

아무리 해병대라곤 하지만 문을 열고 진입하는 일부터 박격포를 운용하는 역할까지 핵심 임무가 박현준에게 돌아가며, 전방 침투부터 온갖 핵심 작전에 모두 투입되고, 심지어 이번 사건의 원흉인 북한의 리주영까지 사살에 성공한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면 도대체 몇 계급 특진을 해야 할지 감도 안 온다.”라고 할 정도로 말이다.

이렇듯 캠페인의 몰입도는 상당했으나, 멀티플레이만큼은 좋은 말이 나오기 힘들 정도로 많은 개선이 필요한 모습이다. ‘모던워페어 사’의 멀티 플레이는 팀 데스매치와 점령전 같은 익숙한 대전은 물론, 현금을 모으는 ‘Inflation’, 고정된 진영에서 부활하는 ‘Frontline’ 등 여러 모드가 존재한다.

전혀 사고 싶지 않은 번들
전혀 사고 싶지 않은 번들

문제는 FPS 게임임에도 총기 액션과 밸런스가 상당히 무너져 있다는 것. 돌격소총과 기관단총으로 아무리 공격해도 저격소총 한 방에 쓰러지는 것은 예사일 정도로 저격총이 훨씬 강력하다. 여기에 서버 문제 덕에 공격을 명중시키기 시작한 뒤 상대를 처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인 ‘타임 투 킬’(TTK)이 들쑥날쑥해 FPS 게임임에도 전투의 감을 잡기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또한, 부활(리스폰) 위치가 애매하게 지정되어 리스폰되자마자 곧바로 사망하는 일이 부지기수이며, 공격보다는 숨어서 적을 기다리는 ‘캠핑’이 훨씬 유리하게 작동하는 등 맵의 구조가 상당히 불합리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에 개발사도 지난 28일 업데이트를 통해 명중 부위에 따른 피해를 조정해 TTK의 일관성을 높이고 기관단총의 성능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패치를 진행했지만, 맵 구조나 크로스 플레이 매칭 문제 등은 여전해 반응이 그리 좋지는 않은 모습이다.

이처럼 ‘모던워페어 사’는 멀티플레이는 굉장히 아쉽지만, 한동안 비중이 줄어들었던 캠페인의 비중을 확 늘리고, 북한의 한국 침공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인해 흥미를 높이는 등 캠페인 부분에서는 평균 이상의 재미를 보여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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