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게임업체 전망] 한빛소프트, 든든한 오디션 믿고 사업 다각화 추진한다

한빛소프트의 2016년 사업 전략은 매우 간단했다. 오디션 서비스 안정화와 모바일과 VR 집중 투자. 최근 몇 년간 FC매니저 외에 별다른 흥행작이 없었기 때문에 적자가 누적되기는 했지만 2015년 하반기부터 오디션 관련 매출을 모두 가져오면서 적자를 탈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니, 이 수익을 기반으로 모바일과 VR에 투자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와이디온라인과의 분쟁 때문에 기존 회원DB를 모두 날리기는 했지만, 핵심인 해외 매출을 모두 가져오면서 매출이 대폭 늘었으며, 오디션, 헬게이트 등 모바일과 VR로 만들만 한 유명 IP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었다.

오디션 한정판 패키지
오디션 한정판 패키지

한빛소프트는 이를 위해 VR 게임 개발로 유명한 스코넥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오디션과 헬게이트 등 자체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VR 게임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했으며, 김유라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출하는 등 회사 체질 개선에 힘썼다.

하지만, 한빛소프트의 2016년 매출은 3분기까지 적자가 지속될 정도로 개선되지 못했다. 오디션 매출 확보로 인해 매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신작 개발을 위한 대규모 자금 투자로 인해 지출도 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발 기간이 늘어나 출시조차 하지 못한 게임들이 많았으며, 출시된 게임들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준비하고 있는 신작 중에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AR, VR 관련 게임들의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으나, 2015년 이전부터 준비해온 게임들이 많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2016년에 출시한 게임의 수가 너무 적은 편이다.

특히,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던 세계정복의 후속작 세계정복2와 인기 배우 김승수를 홍보 모델로 기용한 삼국지 기반의 게임 영웅의 격돌:도원결의는 많은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 현지 법인에서 3년간 개발한 하가네 오케스트라는 동명의 애니메이션까지 선보일 정도로 개발과 마케팅에 공을 들였지만, 아직은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YG와 손을 잡아 많은 기대를 모았던 오디션 with YG는 아직까지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세계정복2160411
세계정복2160411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오디션 관련 프로젝트들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중국 나인유가 개발하고 넷이즈가 서비스를 시작한 오디션 모바일(현지명 경무단 모바일)은 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대만에서는 블루게임즈가 개발한 클럽오디션이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차이나조이에서는 폭풍마경과 오디션 모바일 VR 중국 서비스 계약을 맺어 서비스 채널을 확보했다.

오디션 모바일
오디션 모바일

게임 사업은 주요 타이틀의 개발 기간 증가로 인한 출시 연기 때문에 별다른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다른 분야는 굉장히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오디션 IP를 활용한 영어 교육 게임 오디션 잉글리시를 모바일로 출시했으며, 초등학교 수학 교육 프로그램 씽크매스 서비스를 발표하는 등 교육 어플리케이션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씽크매스 러닝센터
씽크매스 러닝센터

또한, 새로운 분야인 드론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자회사인 한빛드론을 설립하고 개인용 드론 유통 사업을 시작했으며, 미국의 논업용 드론 전문업체인 프레시전호크와 독접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산업용 드론 사업을 시작하고, 얼마 전 국내 농업 및 임업 방제 사업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무성 항공과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해버린 모바일 게임 시장에 올인하기 보다는 아직 시작 단계인 신사업 분야에 적극 투자해 선점하겠다는 생각이다. 게임사 답지 않은 매우 특이한 행보이긴 하나, 한빛소프트는 예전에 재미스라고 레스토랑 사업을 시도한 적이 있을 정도로 신사업에 관심이 많은 회사다.

한빛드론
한빛드론

게임 부분만 보자면 2016년을 위해 준비했던 많은 것들이 올해로 밀렸기 때문에 한빛소프트의 올해 목표는 작년과 동일할 수 밖에 없다. 늦어진 기간만큼 성공에 대한 부담감만 더 늘었을 뿐이다. YG와 손 잡고 만든 오디션 with YG를 필두로, 나인유가 개발한 오디션 모바일, 대만에서 개발한 클럽오디션, 자체 개발 중인 오디션 모바일 VR 등 오디션 IP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와이디온라인과의 분쟁으로 인해 방치되어 있던 원작을 다시 가져와서 안정화시켰다고는 하지만 시간의 흐름으로 인한 자연적인 하락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니, 신작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IP의 가치가 계속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디션vr 폭풍마경
계약
오디션vr 폭풍마경 계약

그리고 한빛소프트가 새롭게 준비 중인 AR, VR 관련 게임들이 있긴 하지만,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인 만큼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이며, 아직 눈에 띄는 성과가 기대될 만큼 시장이 형성된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는 가지지 않는게 좋다. 포켓몬GO처럼 괜찮은 결과물이 나온다면야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포켓몬GO가 단순히 AR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게임 외의 신사업 역시 터지면 좋겠지만 아직은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투자에 집중해야 할 단계다.

결국 올해 역시 한빛소프트의 미래는 오디션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작년 오디션 매출을 가져오면서 적자 탈출의 희망을 봤으니, 이제 그 자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오디션들이 성과를 내줘야 그동안 지긋지긋하게 시달려온 적자행진을 끝내고, AR, VR, 드론 등 신규 사업이 성공할 때까지 버틸 힘을 비축할 수 있다. 한빛소프트의 발표에 따르면 상반기 내에 오디션 모바일과 오디션 with YG가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한빛소프트가 계속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될지, 아니면 새로운 도약을 꿈꿀 수 있게 될지는 생각보다 금방 판가름 날지도 모른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