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게임기 대전 또 'PS'의 승리로?

차세대 게임기 대전의 행방이 또다시 묘연해 지고 있다. 신규 게임 라인업 공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불이 붙어야 할 여름 시즌이지만, 게임 라인업 공개와 함께 다양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PS5 이미지
PS5 이미지

이번 차세대 기기 대전에서 분위기를 먼저 끌어올린 쪽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Xbox 시리즈 X'였다. 지난 2월 일찌감치 Xbox 시리즈 X의 세부 스펙을 공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낸 MS는 AMD의 최신 Zen 2 및 RDNA 2 아키텍처 기반 커스텀 프로세서, 전 세대 기기보다 8배(Xbox One 기준) 이상 강력해진 GPU와 특허 기술인 가변 레이트 쉐이딩(VRS) 등을 내세우며, 성능 우위를 자랑했다.

이에 비해 소니의 차세대 기기 플레이스테이션5(이하 PS5)의 경우 8코어 3.5GHz AMD Zen 2 CPU와 RDNA 2 10.3 테라 플롭의 성능을 지닌 GPU를 탑재하는 등 'Xbox 시리즈 X'와 비교해 다소 낮은 사양의 CPU와 메모리 처리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Xbox 시리즈 X 이미지
Xbox 시리즈 X 이미지

더욱이 MS는 경우 Xbox One의 모든 게임은 물론, Xbox 360 및 Xbox 1의 일부 게임이 Xbox 시리즈 X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어떤 기기에서도 최적화된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는 ’스마트 딜리버리‘ 시스템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하위호환 정책을 공개하며, 게이머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반해 소니는 전 세대 기기인 PS4의 게임에 대한 하위호환 정책을 외부 언론에 공개했을 뿐 명작이 즐비한 PS3와 PS2에 대한 구체적인 하위호환 기능에 관한 이야기는 현재까지도 없는 상태다.

이 외에도 콘솔 게임기다운 외형으로 등장한 'Xbox 시리즈 X'와 비교해 소니가 지난 6월 18일 공개한 PS5의 디자인이 예상외의 혹평을 받으며, 차세대 콘솔 대전 분위기가 MS의 흐름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던 것이 사실.

PS5 실물 사진
PS5 실물 사진

그러나 지난 24일 진행한 ‘Xbox 게임 쇼케이스'에서 이런 분위기는 급격히 반전된 모습이다. 가장 큰 이유는 헤일로 시리즈의 최신작 '헤일로 인피니트' 시연 영상에서 보여준 기대 이하의 그래픽이었다. 헤일로 시리즈의 6번째 넘버링 타이틀인 '헤일로 인피니트'는 엄청난 비판을 받았던 4편과 5편을 극복할 대작으로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받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차세대 기기도 아닌 PC로 시연된 게임 플레이 영상에서 전작과 달라진 것을 찾아보기 힘든 그래픽은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다. 특히, 시연 플레이 도중 배경 그래픽의 로딩이 늦게 되는 것은 물론, 총기 액션 플레이 및 모션 등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 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헤일로 인피니트
헤일로 인피니트

특히, Xbox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인 헤일로의 신작인 만큼 후폭풍은 매우 컸으며, 이날 공개된 게임 라인업 역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으며, 다시 여론이 PS5의 우세로 돌아서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PS5 역시 지난 6월 진행한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독점작 및 서드파티 게임 라인업이 화제가 될 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고,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을 든든히 받쳐주던 너티독이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로 인해 엄청난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망이 밝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PS4는 성공적인 첫발을 뗀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의 후속작을 비롯해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프롬 소프트의 신작 '데몬즈 소울', '호라이즌 더 포비든 웨스트' 등의 인지도 있는 라인업을 기간 독점 혹은 완전 독점으로 지니고 있다.

메인 타이틀에 대한 기대감이 추락한 'Xbox 시리즈 X'에 비해 PS5는 그래도 즐길 만한 게임은 여전히 많다는 평가를 끌어내고 있는 이유다.

호라이즌2 포비든 웨스트
호라이즌2 포비든 웨스트

"어디서나 Xbox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기조 아래 선보인 'Xbox 게임 패스'의 단점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는 것도 문제 중 하나다.

윈도우 기반 PC 또는 Xbox 게임기에서 지원하는 ’게임 패스‘는 넷플릭스로 인해 대중화된 정기 구독 형태의 게임 서비스 콘텐츠다. 게이머는 월 구독료만 내면 다양한 게임을 제한 없이 설치하고, 플레이할 수 있으며, 게임 패스의 게임 라인업은 매일 혹은 매주 추가되거나 기간 한정으로 제공된다.

비용만 지불하면 일정 기간 동안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과 용과 같이 등 PC로 막 등장한 과거 콘솔 게임의 명작들이 잇따라 게임 패스 라인업에 포함되며,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문제는 신작의 부재였다.

Xbox 게임 패스
Xbox 게임 패스

현재 에픽 게임즈의 에픽 스토어는 개발사에 막대한 자금 투자를 통해 다수의 신작을 독점으로 서비스하며, 무료 혹은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서비스 중이지만, MS의 경우 개발 스튜디오와 서드파티 라인업의 수가 다른 게임사와 비교해 적기 때문에 별도의 계약 없이는 게임 패스에 최신 게임을 선보이기 매우 어렵다.

이는 MS의 투자를 받거나 서드파티의 게임사의 작품이 아닌 이상 게임 패스에 등장하기 어려워 게임 라인업의 부재로 이어져 자칫 B급 게임만 즐비하고, A급 게임은 남들이 다 플레이하고 유튜브에 공략 영상도 전부 올라와 화제성이 떨어진 이후에나 게임 패스에 추가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월 몇 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했음에도 정작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MS가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MS의 우세로 점쳐졌던 차세대 콘솔 시장의 흐름은 게임 라인업 공개를 비롯한 다양한 이슈 덕에 또 다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과거 소니의 'PS4 Pro' 보다 월등이 높은 사양을 지닌 'Xbox One S'를 내세우고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던 MS가 과연 이번에는 이를 극복해 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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