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사회적 메시지를 더하자, 게임업계 '인스피레이션' 움직임

"영화 '기생충'을 보면, 영화의 흥행도 흥행이지만 사회적으로 던져주는 메시지가 있잖아요. 게임도 가능합니다. 사회․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게임을 통해 게임이 가진 공익적 순기능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에서 지난 7월10일부터 진행중인 '인스피레이션게임 제작지원'의 담당자가 한 말이다.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진행중인 인스피레이션 게임 제작지원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진행중인 인스피레이션 게임 제작지원

SBA는 제작부터 마케팅까지 게임 개발 및 출시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 제공을 통해 성공사례를 창출하고, 게이머들에게 사회․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여 게임 인식을 개선하고 산업 활성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2020 인스피레이션게임 제작지원사업'을 개설했다.

인스피레이션게임은 기존과 차별화된 시도를 통해 게임 개발자가 전하고자 하는 사회,문화적 메시지를 게이머가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을 뜻한다. 지난 2019년 6월19일 이정협 순천향대 교수가 내놓은 소셜임팩트(Social Impact) 게임과도 괘를 같이 한다.

SBA의 활동 외에도 게임업계에서는 상업성과 메시지의 균형을 잡자는 다양한 움직임이 발견되고 있다. 지나친 상업성 위주의 정책을 탈피하고 게임인식을 재고시키기 위해 사회적으로도 가치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움직임이다. 과도한 상업화에 대한 자정작용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인디게임사 소마의 인스피레이션 게임 '레플리카'
인디게임사 소마의 인스피레이션 게임 '레플리카'

당장 전세계 인디 게임사들 중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보이는 곳들이 발견된다. 2016년에 레플리카(Replica)라는 게임으로 정부의 감시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표현했던 인디 게임사 '소마'는 지난 2019년에는 경찰의 시점에서 정의와 가치관에 의문을 던지는 '리갈던전'을 출시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대만 개발사 레드캔들게임즈도 2017년도에 호러게임 '반교'를 통해 대만 국민당의 문화탄압과 처형이 벌어진 1960년대를 재조명한 바 있으며, 전쟁의 참사를 알리는 '디스워오브마인', 네팔 지진을 테마로 한 '에프터데이즈' 등이 출시되어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은 포착되어, 지난 2018년 말에 '임팩트 게임(인스피레이션 게임)'의 개발과 지원을 고민하는 모임이 생기기도 했다. 겜브릿지 도민석 대표, 자라나는 씨앗 김효택 대표 등이 참석해 모임을 진행중이다.

코스닷츠의 '언폴디드: 동백이야기'
코스닷츠의 '언폴디드: 동백이야기'

또 지난 7월28일에 인디게임 개발팀 '코스닷츠'가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한 어드벤처 게임 '언폴디드: 동백이야기'의 출시를 확정했다. 특히 이 게임은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 100%를 달성하면서 사회적 메시지에 대한 업계의 니즈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대형 기업들도 조금씩 도움을 내놓고 있다. 인디크래프트 상금을 국내 빅 3N이 제공하기도 하고, 지스타 일부 인디게임 부스를 엔씨소프트가, BIC 오픈플레이데이를 펄어비스가 후원하는 등의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지원으론 역부족이라는 것이 게임업계의 중론이다. 개발자금부터 인력까지 턱없이 부족한 인디 게임사가 사회적 메시지 측면으로 접근하기가 너무 버거운 시장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

때문에 대형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접근은 물론, 한콘진과 경콘진 등 기관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에 적극 동참해야한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스피레이션 게임 공고를 진행중인 SBA의 전략산업본부 박보경 본부장은 "SBA는 인스피레이션게임을 선도적으로 지원하고 성공사례를 창출하여,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 전환과 더불어 게임산업 활성화까지 이끄는 성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이 게임 분야에 꾸준히 지원을 약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