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레트로 게임 살 필요없네! 스팀, 스위치로 돌아오는 추억들

어린 시절 즐거웠던 추억을 되살리는 것은 무척 돈이 많이 드는 일이다.

특히 어린시절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을 어른이 되어 다시 즐기려면 당시보다 몇배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오랜 세월로 인해 게임이 대부분 없어졌을 확률이 높고, 운 좋게 구했다고 하더라도, 해당 게임을 돌릴 수 있는 제대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추가 비용이 또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도 있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 충분한 자본력을 갖추게 된 이들과 구입 경쟁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판매량이 많았던 유명한 게임이라면 그나마 쉽게 구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서 시장에 풀린 물량이 적었지만 나중에 재평가된 희귀 게임의 경우에는 당시 가격의 몇배에 달하는 금액에 거래되는 경우도 많다. 오히려 최신 게임이 더 싸게 느껴질 정도다.

엄청난 열기를 자랑하는 레트로 게임 장터
엄청난 열기를 자랑하는 레트로 게임 장터

지금은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지만, 레트로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레트로 게임장터는 개최할 때마다 엄청난 수의 키덜트들이 몰려들어, 하루만에 수천만원 단위의 거래가 이뤄질 정도이며, 추억의 게임기를 부활시킨 재믹스 미니는 판매 2분만에 모든 물량이 매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레트로 게임 취미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부자들의 취미라는 말이 나오는게 당연하다.

정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재믹스 미니
정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재믹스 미니

이렇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부담스럽게 변한 레트로 게임 취미가 아이러닉하게도 높아진 인기 덕분에 문턱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소수의 취미였던 레트로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대중으로 퍼지면서, 이것을 인지한 게임사들이 과거 인기 게임을 PC 스팀, 닌텐도 스위치 등 최신 기기 버전으로 다시 부활시키는 경우가 대폭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최근 PS4와 닌텐도 스위치로 부활한 진여신전생3 리마스터가 있다.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페르소나 시리즈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게임은 PS2 시절 캔디글로벌미디어를 통해 한글화 발매되면서, 국내에 여신전생 시리즈 붐을 일으킨 작품이다.

다만,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진여신전생3 녹턴과 달리 추가 콘텐츠가 포함된 확장판 진여신전생3 녹턴:매니악스는 발매 시점에서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극소량만 시장에 풀려, 지금은 미개봉판은 물론 개봉된 중고도 부르는게 가격일 정도로 구하기 힘든 환상종 게임이 됐다.

이번에 발매된 진여신전생3 리마스터는 다행스럽게 진여신전생3 녹턴:매니악스 콘텐츠까지 모두 포함된 버전으로 발매돼 매니악스 버전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진여신전생 마니아들의 소원을 이뤄줬다. 출시 초기 여러 가지 버그로 인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여러번의 패치를 통해 지금은 괜찮아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으며, 오는 5월에는 스팀으로도 발매될 예정이다.

진여신전생3 녹턴 리마스터
진여신전생3 녹턴 리마스터

삼국지와 함께 코에이를 상징하는 인기 게임인 대항해시대4도 오는 5월 HD 버전으로 돌아온다.

대항해시대4는 드넓은 바다를 모험하는 재미를 살려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대항해시대 시리즈 중 PC로 나온 마지막 버전으로, 코에이 게임 답게 출시 당시에도 높은 가격을 자랑했고, 국내에 열성팬들이 많아 지금도 구하기 힘든 게임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발매되는 대항해시대4 HD 버전은 추가 콘텐츠가 포함된 파워업 키트 통합 버전이며, PC와 닌텐도 스위치 버전 모두 한글화 발매될 예정이다.

대항해시대 시리즈가 4편 이후에는 넷마블의 대항해시대 온라인과 웹게임으로 발매된 후속작만 존재하기 때문에 팬들의 아쉬움이 컸던 만큼, 정식 시리즈의 추억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이번 HD 버전 발매에 폭발적인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대항해시대4 HD
대항해시대4 HD

이 외에도 다수의 고전 게임들이 스팀, 닌텐도 스위치, PS4 등으로 이미 발매됐거나, 발매를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어린 시절 가지고 싶었던 추억의 패키지를 소장한다는 기쁨을 맛볼 수는 없지만, 없는 물건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하는 레트로 버전과 달리 새롭게 나오는 게임은 집에서 간편하게,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또한, 게임 하나 하겠다고 추억의 기기를 다시 꺼내서 세팅하는 불편함을 생각하면 리마스터 버전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레트로 장터를 운영중인 이승준 씨는 "글로벌을 관통하는 레트로 열풍이 게임쪽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운을 뗀 뒤 "코찔찔이 시절부터 게임을 즐기던 아재들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낌없이 레트로 게임에 돈을 쓰고 있으며, 게임사들 또한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 대비 큰 노력없이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스팀, 닌텐도 스위치 등으로 리마스터 버전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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