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글로 만나는 OOTP22, 롯데팬의 한을 풀어보자

컴투스 프로야구, 컴투스 프로야구매니저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야구 게임 명가로 불리는 컴투스가 또 하나의 신작 야구 게임을 선보였다.

이번 게임은 자체 개발은 아니고, 해외 유명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아웃 오브 더 파크 베이스볼(OOTP) 시리즈의 최신작 OOTP22로, 컴투스가 지난해 아웃 오브 더 파크 디벨롭먼츠를 인수하면서, OOTP 시리즈가 컴투스 라인업에 새롭게 합류하게 됐다.

한글로 만나는 OOTP22
한글로 만나는 OOTP22

OOTP는 직접 단장 혹은 감독이 되어 야구 팀을 이끄는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지난 1999년에 처음 등장해 올해로 2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기 시리즈다. 축구 게임에 풋볼매니저가 있다면, 야구 게임에는 OOTP가 있다고 할 정도로 방대한 데이터를 자랑하며, 라이벌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스볼 모굴 시리즈가 MLB만 지원하는데 반해, OOTP는 일본, 한국, 대만 등 세계 각국의 리그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동안 컴투스에서 선보인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많은 카드 운(?)이 필요한 모바일 게임이었지만, 이 게임은 스팀에서 한번 구입하면 끝나는 가성비(?) 게임이기 때문에, 응원하는 팀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롯데 라던가, 한화 라던가...) 이들에게 매우 훌륭한 현실 도피처가 될 수 있다.

특히, 이전 버전까지는 가뜩이나 복잡한 시스템에, 한글 지원도 없어 초보자들이 즐기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컴투스의 지원 덕분에 시리즈 최초 한글화에, KBO 데이터도 좀 더 상세히 들어가 국내 야구팬들의 완소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팀에서 한번 구입하면 끝!
스팀에서 한번 구입하면 끝!

컴투스의 발표로는 원래 4월말에 정식 한글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워낙 많은 데이터 때문인지, 현재 베타 버전을 공개한 상태다. 한글 베타 버전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냥 설치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스팀 게임 속성에 들어가서 ootptestkorea22 베타 코드를 입력한 뒤 게임 설정에서 언어를 바꾸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게다가 베타 버전이다보니 노진혁 선수가 아니요진혁으로 등장하는 등 번역에 다소 문제가 있긴 하지만, 엄청난 영어 텍스트를 보다가 한글로 변신한 것을 보면, 모든게 다 용서가 된다(정식 버전이 나오면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니요진혁
아니요진혁

게임 플레이는 기존 컴투스 프로야구 매니저나 풋볼매니저 등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을 즐겨했던 이들이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형태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 팀을 골라 자신의 취향에 맞는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해서 경기를 진행해야 하며, 감독 모드를 선택할 경우 매 타석마다 상세한 지시를 내릴 수 있다(대략적인 전술과 선수 교체에만 관여할 수 있는 풋볼매니저보다 훨씬 직접적이다).

매타석마다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매타석마다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머니볼의 주인공 빌리빈 정도는 아니더라도, 요즘 야구팬들도 세이버메트릭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편인데, OPS(출루+장타율),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등 상세한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에, 아는 만큼 더 좋은 선수를 확보할 수 있다.

경기 화면은 이전 세대 풋볼매니저 화면을 보는 것처럼 현실감과는 다소 거리가 있긴 하지만, 일부러 관중석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만 아니면 나름 볼만한 수준이긴 하다. 특히, 단장모드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면 나오는 경기 중계 텍스트는 나름 현장감을 느끼게 만든다.

아는 만큼 보이는 상세한 데이터
아는 만큼 보이는 상세한 데이터

기자는 원래 골수 기아팬이지만, 영원히 고통받고 있는 롯대팬인 다른 기자의 요청으로 롯데를 플레이해봤다. 어차피 답이 없는 엘롯기 동맹이지만, 롯데는 이대호, 노경은, 민병헌 등 노장 선수들이 비중이 높으며, 손아섭, 안치홍 등 몇몇 스타 플레이어들에게 연봉이 집중되어 있어서, 구단 운영 난이도가 더 높다. 한마디로 리빌딩 시기를 놓친 팀!

그나마, 박세웅, 한동희, 나승엽, 허인서 등 유망주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보다는 노장들이 은퇴하고, 손아섭, 안치홍 등 전성기에 있는 선수들과 유망주들이 폭발하는 다음 시즌을 기대하는게 나은 상황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암울한 상황을 해결해보려고 하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KBO는 리그 규모가 작기 때문에 여유 자금이 많지 않고, 트레이드에 굉장히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각팀의 희망이 담겨 있는 유망주들은 어떤 제안에도 대꾸조차 하지 않으며, 팀의 기둥뿌리를 뽑아서 준다고 해도, 상대팀이 그 제안을 승낙할만한 재정 여유가 없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KBO는 트레이드가 쉽지 않다
KBO는 트레이드가 쉽지 않다

트레이드 난이도를 조절해 베테랑의 가치를 높이고, 거래에 좀 더 쉽게 이뤄지도록 변경하거나, 아니면 아예 강제 승낙 기능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기는 하나, 그런 비정상적인 방법을 쓰는 것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를 노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현실과 마찬가지로 핵심 선수, 유망주들의 트레이드는 쉽지 않으니, 중간계투, 수비 전문 등 팀의 마당쇠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을 트레이드로 보강하는게 현실적이며, 팀의 간판 스타들은 무리하게 쫓아내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은퇴하게 두는 것이 팬들의 반발을 사지 않는 방법이다. 생각보다 꽤 KBO의 경직된 분위기가 잘 반영되어 있어, 현실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참고로, 트레이드를 좀 더 쉽게 하려면 내년 시즌 드래프트권을 활용하는게 더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인데, 리그 설정->규칙에서 드래프트 픽 트레이드 허용을 체크한 후, KBO 리그 메뉴에서 신인 드래프트 메뉴로 간 뒤, 드래프트 순서 재설정을 해줘야, 트레이드에 드래프트권을 넣을 수 있다.

팀 트레이너가 매우 중요하다
팀 트레이너가 매우 중요하다

선수 라인업이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이라면, 코치진들의 변경도 중요하다. 벤치 코치, 투수 코치, 타격 코치, 주루 코치 등을 좋은 인재로 영입하게 되면, 감독 업무의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으며, 특히 이 게임의 특성상 선수 부상이 굉장히 잦기 때문에, 팀트레이너를 최상급으로 배치해야만, 주전 선수 부상으로 시즌을 말아먹지 않을 수 있다.(롯데도 투수진이 약하긴 하나, 타격 능력치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에, 주전 선수 부상이 발생하지 않고, 다른 팀들의 주전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상상 속의 일이 발생하면, 지금 전력으로도 상위권을 노려볼 수 있긴 하다 -_-;. 게임이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위에서 대략적으로 설명한 것처럼, 야구 게임의 풋볼매니저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상세한 데이터를 자랑하는 게임이다보니,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야구를 상세히 아는 만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이 정도만 결과 나와도 롯데팬들은 눈물을 흘릴 듯
이 정도만 결과 나와도 롯데팬들은 눈물을 흘릴 듯

아직 한글화가 완벽히 적용된 것이 아니고, 군대 입대 선수들이 그냥 부상 선수로 체크 되는 등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나, PC 야구 게임 중에서 이 정도로 상세히 KBO가 묘사된 게임이 없다보니, 국내 야구팬들 입장에서는 대안이 없다.

게임의 재미로만 따지면, 선수폭이 훨씬 넓고, 구단 운영 자금이 훨씬 많은 메이저리그 쪽이 훨씬 재미있기는 하다. 하지만 국내 야구팬들은 대부분 가슴이 시키는 KBO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팬들은 어느 정도 게임에 적응하기 전까지는 현실에서도, 게임에서도 계속 고통받을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류현진 선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류현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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