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코로나19로 인한 개발 일정 차질, 어떻게 풀어야 하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은지 1년 반, 비대면과 비접촉의 시대가 열리면서 게임업계도 급진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본지에서는 창간 17주년을 맞이해 총 12부작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게임사의 대응과 시장 분석, 그리고 미래 변화에 대해 심도 있는 고찰을 해봅니다.>

코로나19는 세상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비대면과 비접촉 중심의 문화는 게임업계에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기도 했지만, 반대로 많은 아픔과 과제를 던져주기도 했다.

특히 게임사들은 개발자들이 직접 모여서 개발을 할 수 없는 환경에 노출되면서 많은 일정 지연을 경험할 수 밖에 없었다.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에서 최근 전세계 게임 개발자 약 3천 명을 상대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44%가 개발 일정이 지연됐다고 답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코로나19

게임사들, 연거푸 일정 연기.. '개발 늦어지는 일상'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는 1분기에 출시를 예정했던 '트릭스터M'을 5월 20일에야 겨우 시장에 내놨다. 또 올해 최대 기대작인 '블레이드&소울 2(이하 블소2)'의 출시도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연이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넷마블도 최소 6개월 이상 지연된 일정으로 겨우 올해 첫 신작 게임인 '제2의 나라'를 내놨으며, 스마일게이트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했던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 시리즈X·S 용 신작 '크로스파이어X'의 출시가 올해 안에 가능할지 물음표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액션스퀘어의 신작 '앤빌'의 출시도 최근 3분기에서 4분기로 미뤄졌다.

해외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소니 진영에서는 PS4-PS5 독점 게임인 '갓오브워 라그나로크'와 '그란투리스모' 등의 출시가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연기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말에 엑스박스 시리즈X·S와 함께 내놓겠다고 선언했던 간판 게임 '헤일로 인피니트'의 출시도 올 하반기로 밀렸다.

문제는 이러한 신작의 부재가 각 게임사의 모멘텀 약화나 시장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둔 비디오 게임 시장은 2021년 들어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현상을 보였다. 대작으로 꼽히는 작품 중 상당수가 연말 시즌 혹은 2022년으로 발매가 연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대면 작업 능률 저하에 글로벌 셧다운 영향

왜 출시가 늦어지는 것일까. 이유는 게임 개발자들이 대면 작업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평생동안 눈 앞에서 다른 사람들과 회의하고 조율하며 게임을 개발해왔던 개발자들은 화상 회의로는 좀처럼 이전 같은 작업 능률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게임 개발 환경은 큰 회사일수록 더 타격을 받고 있다. 작은 회사들은 사회의 코로나19가 몇 단계든 출근을 강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인원이 수백 명, 수천 명에 이르는 대형 게임사들은 사내에 코로나19가 퍼지면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재택근무 체제를 확립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대형 게임사일수록 각 팀별로 게임 진행 상황이나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고, 또 외부 접속을 위한 보안 체계 확립에도 시간이 걸려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

이외에 북미나 유럽 등 해외 게임사들의 경우 각 개발자들의 집 인터넷 회선이 좋지 못해서 회사로 출근하지 못하는 경우 능률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예 회사에서 각 게임 개발자들에게 최고급 인터넷 설치 비용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모바일게임협회 김현규 부회장은 "리소스 확보도 게임을 지연시키는 문제 중 하나다. 국내 및 해외 게임사들도 아트 리소스를 동남아 쪽에 외주를 주는 회사가 많은데, 동남아 지역이 락다운이 되면서 불가피하게 일정을 못 맞추는 회사들도 생겨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년차 코로나19, 효율화를 꾀하는 대형 게임사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각 게임사들도 업무 효율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비대면에 특화된 보안 강화와 회사 시스템 구축, 그리고 여러 비상 상황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확립해 코로나19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일례로 스마일게이트는 긴급하게 재택을 하게되는 상황을 대비하여 본인 노트북과 임시 대응 노트북을 집으로 발송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으며, 재택근무 시 구성원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독자적인 커뮤니케이션 툴을 제작해 배포했다. 또 필수적으로 출근해야할 인원의 경우 출/퇴근 택시비를 지원하여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있는 대중 교통 이용을 최소화 하는 정책을 세웠다.

컴투스와 게임빌도 전사 VPN을 도입해 자택에서도 쉽고 안전하게 사내 시스템에 접속하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고, 필요에 따라 노트북을 추가 지급하고 영상 통화 가이드 등을 제공해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

엔씨(NC)도 각 팀 별로 다르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주 2일씩 순환 재택으로 변경하는 등 탄력적 재택 근무를 운영하고 있으며, 넥슨 또한 출근 시 택시비 지급, 자가용 이용시 주차장 전면 개방을 지원하며 각 팀 별로 2일 출근, 3일 재택 시스템을 순환 운영중이다. 또 필수 장비도 대여나 방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출근한 경우 석식도 지원한다.

이외에 선데이토즈도 임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화상 회의나 기타 온라인 협업 등의 온라인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부서원들에게 식음료 상품권을 전달해 온라인 회식을 진행하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NHN의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
NHN의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

중소 게임사들을 위한 대책은 없나

중소 게임사들은 어떨까. 큰 기업들에 비해 재택근무 비율이 낮은 중소 게임사지만 불가피하게 재택근무를 해야할 경우라면 시중에 있는 재택근무 솔루션을 활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례로 NHN(대표 정우진)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내놓은 클라우드 협업 플랫폼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TOAST Workplace Dooray!)'는 그 해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두레이'는 비대면에 특화된 프로젝트, 메신저, 화상회의 등을 지원하며 NHN 측에서는 25인 규모 미만의 중소 게임사를 대상으로 3개월 무료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또 경기도 지역의 게임사라면 경기콘텐츠진흥원과 협업을 모색해볼 수 있다. 경콘진은 '새로운경기 게임오디션' 행사를 13회째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에 최종 10개 팀 내에 선정되면 상금 내에도 NHN 게임베이스 크레딧을 지원받을 수 있다. 게임베이스를 활용하면 실시간 게임 분석 자료 등을 바로 열람 가능해 중소 게임사가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는데 도움을 준다.

서울산업진흥원(SBA)도 지난 7월 8일 네오위즈와 국내 인디게임 개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중소 게임사들을 위한 콘텐츠, 창업/보육, 투자, 국내외 마케팅 등 원스톱 지원 서비스를 수행하기로 했다.

또 SBA는 하반기에도 스토리지, CDN서비스 등에 대해서 매월 일정 금액의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검토하는 등 하반기 중에도 다양한 중소 게임사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콘진, 부산진흥원 등 다양한 기관에서 중소 게임사들을 위한 지원책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소 게임사들이 하반기에, 특히 공고가 나올 7~8월 사이에 각종 지자체 사업 공고들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