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팀덱 꼭 사야 돼?' 게임에 특화된 휴대용 PC '아야네오 에어' 해보니

지난 7월 중순, 닌텐도 '스위치'를 위협하는 소식이 하나 날아들었다. PC용 게임 플랫폼 '스팀'으로 전 세계 다운로드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밸브가 신형 기기 '스팀덱'을 깜짝 발표한 것이다.

'스팀덱'은 자신의 스팀 라이브러리 게임들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로, 1280*800 해상도를 지원하는 7인치 터치스크린과 아날로그 스틱 2개, 정사각형 트랙패드 등으로 구성되어 게이머들을 놀라게 했다.

669g로 다소 무겁다는 점, 그리고 해상도가 1280X800이라는 점을 제외하고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된 '스팀덱'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전 세계적으로 예약 주문이 어마어마하게 밀려들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하지만 필자에게는 이 '스팀덱' 소식과 동시에 대한 묘한 거부감이 있었다. 분명히 매력적인 기기이긴 하지만, 이렇게 열광할만한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 이유는 지난 5월에 있던 레트로 장터에서 '아야 네오' 시리즈를 한 번 체험해봤기 때문이다.

아야네오 에어
아야네오 에어
PC 기반의 휴대용 게임기
PC 기반의 휴대용 게임기
상자 구성. 한국 정발 버전은 약간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상자 구성. 한국 정발 버전은 약간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아야네오 에어, PC 융합형 게임기의 완성형

레트로 장터에서 만난 '아야 네오'는 그동안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상식을 뛰어넘게 하기에 충분한 기기였다. 최근 유통사 측에 연락해 '아야 네오'의 최신 버전인 '아야네오 에어'를 대여받을 수 있었는데, 역시나 제품 마감이나 제품 성능 등 여러 면에서 높은 퀄리티를 보여줬다.

박스 뒷면에 적혀있는 아야네오 에어의 정보들
박스 뒷면에 적혀있는 아야네오 에어의 정보들
아야네오 에어의 스펙
아야네오 에어의 스펙

우선 성능부터 차이가 난다. '스팀덱'이 ZEN2 베이스로 4코어/8쓰레드 2.4~3.5GHz, GPU는 8 RDNA 2Cus인 반면에, '아야 네오'는 AMD 라이젠5 5560U로 ZEN3 베이스(6코어/12스레드, 2.3GHz~4.2GHz)로 한 단계 성능이 높다.

'아야네오 에어'에 탑재된 라이젠5 5560U는 CPU 싱글코어 성능으로는 11세대 인텔 코어 i7 1165G7 등 유사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멀티코어 성능 면에서는 상당한 우위를 점하는 녀석이다. 그래픽은 AMD 라데온 RX 베가 7이 탑재되어 '스팀덱'을 압도한다.

오른쪽 위의 전원 스위치를 누르면 윈도우 11 로그인 화면이 나온다
오른쪽 위의 전원 스위치를 누르면 윈도우 11 로그인 화면이 나온다

이와 함께 '스팀덱'과 '아야네오 에어'의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정품 윈도우의 탑재 유무다. 기본적으로 '스팀덱'은 리눅스로 구동되어, 기기를 켜면 스팀 게임만 즐길 수 있다. 스팀 게임 외에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범용적인 휴대용 PC로 쓰고 싶다면 기기를 탈옥하여 윈도우를 구입해서 새로 깔고 세팅해야 한다. 당연히 워런티가 날아가는 건 각오해야 한다.

로그인하여 들어간 화면
로그인하여 들어간 화면

반면에 '아야네오 에어'는 아예 윈도우 11이 기본 탑재되어 있다. 그래서 일반 PC 켜듯 켜서 다양한 PC 활동을 할 수 있다. 휴대용 키보드와 외부 모니터 연결 케이블만 있다면 휴대용 PC로 써도 무방하다는 얘기다.

무겁고 한정적으로 스팀 게임기로만 쓸 수 있는 '스팀덱'과 휴대용 PC로도 사용할 수 있는 '아야네오 에어'. 거기에 성능까지 '아야네오 에어'가 한세대 더 높은 상황. 적어도 범용성 측면에서는 '아야네오 에어'의 완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즐길 환경은 어떨까? 컨트롤에 진심 느껴져

'아야네오 에어'를 체험해보고 놀란 점 중에 또 하나는 기기 자체에서 '게임에 진심'인 느낌이 뿜어져 나왔다는 점이다. '이 기기 개발자가 찐덕후구나'라고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설정이 잘 잡혀 있다.

기기 마감이나 제품 완성도가 상당하다
기기 마감이나 제품 완성도가 상당하다
게임하기에 최적화된 배열을 갖췄다
게임하기에 최적화된 배열을 갖췄다
마감이 좋고 재질이 고급스럽다
마감이 좋고 재질이 고급스럽다

먼저 좌우 조그셔틀은 닌텐도 스위치 못지않게 고급스럽다. 좌측 방향키와 우측 4개 버튼도 누르는 감각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다. 위쪽에 트리거도 꽤 고급스러운 편. 마이크로소프트 엘리트 패드와 소니 PS5 조이패드를 자주 쓰는 필자 입장에서도 '아야 네오'를 손에 쥐었을 때 딱히 이질감이 없었으니, 조작감은 상당히 좋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양한 정보와 세세한 설정이 가능한 제어판
다양한 정보와 세세한 설정이 가능한 제어판
조이스틱에 대한 세밀한 설정이 가능하다
조이스틱에 대한 세밀한 설정이 가능하다
각종 키들도 자신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각종 키들도 자신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설정으로 들어가 보니 각 버튼별, 조그셔틀 별 감도 조정이 가능하게 설정되었고, 세밀한 보정이 가능했다. 또 조그 셔틀에서 이쁜 LED 불이 점등되면서 더 고급스러움을 살려주었다.

밸런스 모드와 전문가 모드. 각각 8W와 15W로 표시되어 있다
밸런스 모드와 전문가 모드. 각각 8W와 15W로 표시되어 있다

위와 아래면에 C타입 단자가 하나씩 마련되어 충전이 가능하게 되어 있었고, 전용 어댑터는 45W 용량의 제품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용자들이 기기상에서 절전모드, 전문가 모드 등 전원을 설정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어댑터를 꽂을 경우 최대 전력(15W)으로 고성능으로 즐기고 배터리로 즐길 경우 밸런스 모드 정도로 설정하면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추가로 아래면에 마이크로 SD 슬롯이 마련되어 용량이 부족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괜찮았고, 진동 또한 섬세하게 구현되어 있어 게임에 생동감을 더해주었다.

게임 성능 굿. 5.5인치 풀HD OLED의 선명한 화면

라이젠5 5560U가 탑재된 만큼 '아야네오 에어'의 게임 성능은 훌륭하다. AMD 라데온 RX 베가 7은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PC 온라인 게임 외에도 스팀의 웬만한 중급 게임 정도는 돌릴 수 있는 성능을 보여준다.

대여해온 '아야네오 에어'에는 다양한 게임이 다운로드되어 있었는데, '슈퍼 로봇대전' 같은 상대적인 저사양 게임은 말할 것도 없고 '사이버 펑크 2077' 같은 고사양 게임도 충분히 즐길만했다.

더할 나위 없이 선명한 게임 화면
더할 나위 없이 선명한 게임 화면
전용 휴대용 게임기로 손색이 없다
전용 휴대용 게임기로 손색이 없다

거치형 거대 PC와 거대 그래픽 카드라면 60프레임을 고집했겠지만, 이만한 크기에 휴대용 게임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사이버 펑크 2077' 같은 게임이 1080P에 30프레임이 넘게 나온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드래곤볼', '드래곤 퀘스트', '철권7' 등 다양한 게임을 돌리면서 '와 이 정도면 신세계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화면이 5.5인치로 작기 때문에 프레임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으며, 특이하게도 스마트폰보다 훨씬 OLED 화면이 선명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마트폰들이 번인을 염두에 두고 일부러 화면 선명도나 콘트라스트를 줄여놓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OLED 특유의 깊은 블랙이 그대로 느껴졌다.

뒷면의 모습
뒷면의 모습

무게는 395g으로 게임하는데 부담이 없을 만큼 가볍고 얇으며 사운드 또한 훌륭한 편. 최대로 볼륨을 높여보니 깜짝 놀랄 정도의 볼륨 크기가 나왔다. 다만, 게임을 10분 정도 돌려보니 기기 뒤편 좌측에서 발열이 느껴졌다. 따로 팬 돌아가는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왼손과 오른손에 차이가 날 정도로 발열이 있음은 인지하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아야네오 에어'에 대한 최종 정리

'아야네오 에어'에 대한 리뷰를 쓰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오히려 '스팀덱'에 대한 열광적인 분위기에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앞서 설명한 바 있다. 충분히 다른 선택지를 선택할 수 있을 텐데 너무 '스팀덱' 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아야네오 에어'는 휴대용 PC이자 게임기로 손색이 없는 느낌이다. 또 하나 생각났던 점,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들이 모바일과 PC를 동시 지원하는 멀티 플랫폼 형태로 나오기 때문에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깔아서 돌려보기도 했는데, XBOX360 패드(X INPUT)로 인식되어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컴투스의 최신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잘 돌아간다
컴투스의 최신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잘 돌아간다

스팀에 수많은 게임을 받아놓은 게이머들이나, 혹은 휴대용 PC로 업무 작업을 하고 싶은 분들, 혹은 모바일 게임을 하는데 스마트폰의 성능이 떨어져서 PC 버전으로 즐기고 싶다는 분들에게 '아야네오 에어'는 썩 괜찮은 기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가격이다. 현재 '아야네오 에어'는 펀딩 형태로 국내에 정식 수입되고 있으며, 하드 용량 등의 모델 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가격이 80만 원 후반대~110만 원 정도 선으로 형성되어 있다. AS가 되고 각종 UI가 한글화 되어 있으며 윈도우 11 탑재, 상대적 고성능이라는 점을 볼 때는 납득이 되는 가격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편하게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때문에 휴대용 PC 기반의 게임기가 필요한 이용자들은 '아야네오 에어'와 '스팀덱'과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따져서 자신에게 맞는 휴대용 PC 게임기를 선택하면 될 것 같다.

휴대용 PC 게임기라면 기억해야할 게임기 '아야네오 에어'
휴대용 PC 게임기라면 기억해야할 게임기 '아야네오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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