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3인칭 둠? 뱀파이어를 날려버리는 화끈한 액션 '이블웨스트'

2016년 등장한 FPS 게임 '둠(리부트)'는 장르 본연의 재미를 선사하며 FPS 팬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눈앞의 악마를 제거하는 FPS의 원초적인 재미를 참 잘 살린 작품이다. '둠(리부트)'를 즐긴 FPS 장르의 팬이라면, 심장을 뛰게 하는 메탈 음악과 함께 눈앞의 악마를 찢어버리는 '둠가이'의 모습이 지금까지도 눈에 선명하게 남아있을 것이라 본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이블웨스트'는 3인칭 액션 게임으로 장르가 조금 다르지만, 적을 날려버리는 호쾌한 액션은 '둠(리부트)'를 떠올리게 하기 충분한 작품이다. 다른 건 몰라도 눈앞의 괴물과 뱀파이어를 찢어 날리는 액션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일부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이블웨스트'가 전해주는 액션 취향만 맞는다면 액션 하나만으로도 즐길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본다.

이블웨스트
이블웨스트

이블웨스트 메인화면
이블웨스트 메인화면

'이블웨스트'는 '쉐도우 워리어' 리부트 시리즈를 제작한 폴란드 개발사 플라잉 와일드 호그가 개발하고, 최근 '플래그 테일 레퀴엠'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주목받은 포커스 엔터테인먼트가 유통을 맡았다. 국내에는 유통은 에이치투인터렉티브가 담당했다.

게임은 서부 개척이 한창이던 시점인 19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주인공인 제시는 뱀파이어 퇴치 기관의 요원이다. 현장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요원 중 하나이며, 제시의 아버지 윌리엄은 해당 기관의 장으로 뱀파이어의 위협을 막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뱀파이어 부녀의 습격을 받고 기관의 본부는 산산조각이 났고, 주인공은 위독한 아버지를 구하고, 미 개척지를 서서히 잠식해 가고 있는 뱀파이어 집단을 물리쳐 미국을 위기로부터 구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본부의 모습
본부의 모습

링컨 대통령이?
링컨 대통령이?

이 이야기 속에 뱀파이어 집단의 석유 시추 기업 장악 등 제법 설득력 있는 이야기와 링컨 대통령과 기념사진 등이 등장하며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준다. 게임 이야기가 엄청난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수준은 된다.

게임의 그래픽은 서부 개척 시기와 카우보이의 모습을 그리기에 약간은 투박한 느낌을 준다. 매끄러운 느낌을 주는 국산 온라인 게임과 비교하면 굵고 거칠다. 또, 최신 게임들에 비하면 아주 높은 수준의 그래픽은 아니지만, '이블웨스트'만의 독특한 비주얼 느낌이 있다.

이러한 거친 느낌과 묵직하면서 호쾌한 액션이 만나 그려지는 맛이 있다. 특히 모션 블러가 상당히 강조되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가만히 있는 장면이 아니면 스크린샷을 제대로 찍기가 힘들 정도로 블러가 활용됐다.

조준은 자동이다.
조준은 자동이다.

근접 액션이 기본에 가깝다.
근접 액션이 기본에 가깝다.

그리고 게임의 강점은 역시 액션에 있다. 서부와 카우보이 스타일의 주인공 때문에 3인칭 슈팅 게임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이 게임은 근접 액션의 비중이 상당하다. 게임 기본 설정상 마우스 왼쪽 버튼이 사격 버튼이 아닐 정도다.

게임 플레이 상황이나 상대하는 적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근접 액션을 기본으로 하고 슈팅은 게임을 풀어가는 데 도움을 주는 형태에 가깝다. 특히, 슈팅 부분은 적의 약점을 자동 조준해주기 때문에 조준에 대한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총기류나 원거리 무기의 탄약은 무제한이고, 쿨 타임만 지나면 사용할 수 있는 형태다.

퍼즐 구간도 있다.
퍼즐 구간도 있다.

보스전 모습
보스전 모습

'이블웨스트'가 가진 액션의 강점은 상당히 호쾌하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오른손에 건틀렛 왼손에 재퍼를 착용해 전투를 펼친다. 건틀렛으로 적을 때려잡고 재퍼로는 전기 충격 등을 줄 수 있다. 적에게 순식간에 다가가 감전시킨 뒤 펀치를 연이어 먹일 때 쾌감이 상당하다. 또 적의 강력한 공격을 발로 차서 막아내고 반격하는 맛도 있다.

특히, 적의 몸이 수명이 다된 전구처럼 깜빡깜빡할 때는 마무리 일격을 먹일 수 있다. 적을 하늘로 뛰어 총을 쏴 터트리거나, 머리통을 날려버리는 등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둠(리부트)' 시리즈에서 근접으로 적을 썰어버리는 글로리 킬을 달성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상대가 악마에서 뱀파이어로 바뀌기는 했지만 말이다. 글로리 킬과 마찬가지 마지막 일격으로 적을 물리치면 HP 회복 등이 가능하다.

아울러 이러한 액션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레벨이 오를 때마다 점점 고도화된다. 이용자는 건틀렛과 재퍼의 특성을 활용해 점점 더 강력한 특성 스킬을 활용할 수 있다. 초반보다 훨씬 길게 펀치 연타를 이어갈 수도 있고, 어퍼컷도 더 많은 상대를 하늘로 보낼 수 있다. 재퍼의 에너지를 활용해 슈퍼 차지를 활용하면 빠르게 움직이면서 강력한 공격을 한방씩 계속해서 먹이는 것도 가능하다. 슈퍼 차지의 쾌감이 상당하다.

마무리 일격 직전!
마무리 일격 직전!

개틀링건도 등장!
개틀링건도 등장!

여기에 라이플, 화염방사기, 소드오프 샷건, 개틀링건 등 다양한 원거리 무기도 준비돼 이를 활용하는 재미도 있다. 또 각종 무기도 업그레이드 가능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단순했던 라이플이 게임 후반에는 레일건이 되는 식이다. 19세기에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했을 것 같은 무기를 만나보는 재미가 있다.

다양한 수집품을 활용해 액션을 더 강화할 수도 있다. 게임은 스테이지 방식으로 준비됐으며, 각 스테이지에는 비밀 상자 등이 마련돼 있다. 비밀 상자를 찾다 보면 일반적으로 얻을 수 없는 특성 스킬도 획득이 가능해 액션이 한층 고도화된다.

물론, 1회차의 플레이의 경우 최고 레벨이 20으로 제한돼 있어 모든 특성 스킬을 찍어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스테이지 진입 전 얼마든지 특성과 무기 업그레이드 초기화가 가능해 부담 없이 특성을 찍어보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액션을 찾아볼 수 있다.

특성을 찍어 액션을 더 고도화
특성을 찍어 액션을 더 고도화

숨겨진 상자를 찾자
숨겨진 상자를 찾자

참고로 기자의 경우 '이블웨스트'를 PC 버전으로 즐겼으며, 키보드와 마우스보다 기존 콘솔용 컨트롤러를 활용하는 편이 즐기기에 더 좋았다.

액션은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하지만, 게임의 다른 플레이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맵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3인칭 형태의 게임이지만, 개발자가 설계한 부분이 아니면 이동할 수 없다. 심지어 절벽에서도 떨어지지 않는다. 나아가야 할 방향도 알려주고 길을 찾기 쉽다는 장점은 있지만, 설계를 벗어난 행동이 아예 불가능하다.

또 아무리 액션에 강점이 있다고 해도, 게임의 기본적인 설계가 오래된 FPS 게임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좀 아쉽다. 전투, 이동, 전투의 반복이며, 게임 내 퍼즐도 좀 약하다. 전투의 단순 반복이라 후반에 가면 조금 지칠 수 있다. 다양한 재미를 원하는 게이머라면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다.

키보드 보다는 컨트롤러가 편하다
키보드 보다는 컨트롤러가 편하다

초반 레벨업이 더딘 편이다.
초반 레벨업이 더딘 편이다.

플레이 타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9~11시간 정도로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다. 회차 플레이를 지원하지만, 더 높은 레벨을 올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이점이 없다.

아울러 초반보다 후반 구간에 레벨업이 집중되는 것도 좀 아쉽다. 액션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시점이 상당하 뒤에 있다는 이야기다. 후반 구간을 급격하게 줄였나?라는 생각이 든다.

또 친구와 함께 스테이지를 즐기는 현재의 멀티플레이보다는 타임 어택 형태로 즐길 수 있는 짧은 스테이지 형태의 도전 미션 등이 추가됐다면 더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다. 게임의 볼륨 측면에서도 말이다.

처음에 이야기한 것처럼 '이블웨스트'는 일부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액션만큼은 확실한 재미를 선사한다. 신규 IP로 등장한 '이블웨스트'가 더 발전한 형태의 속편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기대해보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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