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26] 강대현 공동 대표가 말하는 AI 시대의 경쟁력 "맥락 자본"
오늘(16일) 개막한 2026 NDC의 기조 강연에 나선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 대표는 "구현이 쉬워지는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경쟁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AI 시대 게임 산업이 마주한 현재 게임 산업의 경쟁력은 기술이나 구현이 아닌 '맥락(Context)'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과거 NDC 키노트에서 '재미의 본질은 구현의 바깥에도 있다'는 화두를 던진 바 있다며, AI 기술 발전으로 구현 장벽 자체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 지금은 "본질이 어디로 이동하는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현재 게임 산업이 직면한 현실을 짚었다. 2015년 약 2,800개 수준이었던 스팀 출시 게임 수는 지난해 약 2만 개 수준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리뷰 1,000개 이상을 기록하며 대중적인 주목을 받은 게임은 전체의 약 3% 수준에 불과했다.
강 대표는 "공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용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여전히 하루 24시간뿐"이라며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이용자들은 검증된 게임에 머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PC 및 콘솔 이용자의 플레이 시간 57%가 출시 6년 이상된 게임에 집중됐으며, 스팀 동시 접속자는 올해 3월 4,2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게임 분야 초기 투자 규모는 최근 수년 사이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그는 이를 두고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성공의 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AI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I는 코드를 더 빠르게 작성하고, 이미지를 더 빠르게 생성하며, 프로토타입 제작 시간도 단축시킨다. 하지만 강 대표는 "우리만 쉬워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혁명 당시 증기기관 효율 향상에도 석탄 소비가 오히려 증가했던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을 예로 들며, 효율이 높아진다고 경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경쟁의 무게 중심이 다른 영역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게임 산업 역시 이미 같은 경험을 해왔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강 대표가 말하는 맥락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닌 게임이 오랜 시간 동안 이용자와 함께 쌓아온 경험과 관계, 그리고 문화 전체를 의미한다. 강 대표는 이러한 차이를 "맥락 자본(Context Capital)"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AI가 코드를 대신 짜주는 시대일수록 개발자의 장르 이해와 운영 노하우, 이용자와 함께 축적한 경험은 더욱 가치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한 맥락 자본은 개발사뿐 아니라 이용자에게도 축적된다고 설명했다.
게임 커뮤니티가 기억하는 사건과 문화, 이용자 간 관계,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감정 모두가 맥락 자본의 일부라는 것이다.

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복리' 개념을 활용했다. 게임 내 경험이 게임 밖으로 확장되고, 커뮤니티 활동과 영상 콘텐츠, 이용자 간 교류가 다시 게임의 가치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데이터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맥락이 보여준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그 안에 축적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언젠가 이용자들이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게임이요'가 아니라 '메이플스토리요', '던전앤파이터요'라고 답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며 "그때는 해당 게임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세계가 된 것이며, 이는 데이터를 뛰어넘은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강대현 대표는 게임의 '약속'을 강조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앞으로도 세계가 계속될 것이라는 약속이며, 패키지 게임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세계를 제공하는 약속이라는 것아 그의 설명이다.
특히, "AI는 출력물을 더 잘 만들 수 있지만 약속은 만들 수 없다"며 "신뢰와 관계, 그리고 시간이 만든 맥락은 어떤 AI도 복제할 수 없다"라며, 이용자간의 약속과 체험이 향후 게임 맥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말미 그는 AI를 두 가지로 구분했다. 첫 번째는 모두가 알고 있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구현 비용을 줄여주는 강력한 도구지만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진다.
두 번째는 축적된 지능(Accumulated Intelligence)이다. 이용자와 함께 보낸 시간, 운영을 통해 얻은 경험, 커뮤니티가 만든 문화, 그리고 그것이 복리처럼 축적된 맥락 자본을 의미한다.
강 대표는 "첫 번째 AI는 모두의 무기지만 두 번째 AI는 오직 시간을 쌓아온 사람들만 가질 수 있다"며 "AI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이용자와 함께 축적한 맥락의 복리를 키우는 것이 앞으로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