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라도 권하고 싶은 명작
팰콤은 살아 있다.
팰콤이라, 최근에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은 잘 모르겠지만 오래전부터 게임을 즐겨온 유저들에게 팰콤이란 회사는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벅차게 해주는 뭔가가 있는 회사이다. 동시대의 게임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감동으로 많은 게이머들의 심금을 울렸던
팰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팰콤은 서서히 게이머들의 의식속에서 지워져 가고 있었다. 신작 발표 없이 과거의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것에 치중한
팰콤의 정책과 잡지 번들로 인식될 정도로 거의 모든 팰콤의 작품들이 무차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였기 때문인데 팰콤은
결코 이런 시련에 굴하지 않고 과거의 명성을 한번에 되찾아 낼 수 있는 명작 게임 쯔바이를 선보이며 게이머들의 의식 속에 다시 한번 팰콤의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한 듯 하다.
캐릭터에 빠져드는데..
롤플레잉 게임은 스토리를 중시한다. 그렇다면 쯔바이의 스토리는 어떨까? 뭐 별다를 게 없다. 우리의 주인공인피피로와
포크루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부활한 마왕을 무찌른다는 아주 일반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단순하고 식상한 스토리를 쯔바이는 흡입력있는 두
주인공으로 극복해 내고 있다. 쯔바이의 캐릭터 몰입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인공인 피피로와 포크루의 개성이 너무나
뚜렷하기 때문에 캐릭터에 푹 빠져들어 게임을 즐길 수가 있다. 최근에 세태를 반영하듯 강인한(?) 여성인 피피로와 정의감 넘치는 온순한 남자
포크루 이 둘의 하모니는 그야말로 절묘하기 그지 없으며 게임내내 게이머의 얼굴에 웃음이란 귀한 선물을 전해주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개인적으론 피피로 같은 여자 친구는 너무 무서워.. ^^ )
전투는??
팰콤하면 떠오르는 게임 중 하나가 이스인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 전투 방식 때문에 이스를 기억하는 이들도 많은 것이다.
이스의 전투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실시간 액션의 모습을 보여주었었는데 쯔바이도이런
이스의 전투 방식을 계승하여 적을 만나 화면이 전환되는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 실시간 전투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시대가 흐른 만큼 전투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나 과거의 이스처럼 단순한 몸통 박치기나 화염구를 발사하는 방식이 아닌 보다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큰
변화의 요인은 역시 주인공이 2명이라는 것에서 발생하는데 이들은 전투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이 철철 넘쳐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게 활용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포크루는 근접전투위주로, 피피로는 원거리 전투 위주로 활용을 하게 되는 것인데 기본적인 공격법은 단순하지만 크리티컬 게이지의
도입으로 같은 공격이라도 데미지의 차이가 생기며,( 게임 중에는 이를 고려해 게임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냥 같은 공격이라도 차이가
있다는 것 정도의 의미만 부여하는게 좋을 것이다. )입수하는 보옥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마법 공격의 수도 다양한 편이다. 게다가 필살기의
도입으로 자칫 단순해지기 쉬운 전투를 다양한 재미로 만들어가고 있으며, 게임 중 데리고 다니게 되는 애완동물도 전투에서 적을 공격하거나
주인공들을 회복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뭐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쯔바이의 전투는 단순함 속에 전투의 재미를 잘 녹여 놓았다고 말하고 싶다.
'투 프라톤', 공격..
|
생긴거 하고는 다르네..
|
최고의 필살기.
---|---|---
먹자. 먹어야 산다.
쯔바이의 특징 중 하나는 레벨업 방식에 있는데 다른 게임들이 적을 쓰러뜨리면 경험치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레벨업을 하는 것에 반해
쯔바이에서는 적을 쓰러뜨리면 경험치가 아닌 음식을 얻게 되고 이를 먹음으로써 레벨업이
가능해진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괜시리 한단계의 불필요한 절차가 추가되어 불편함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방식인데 쯔바이에서는 이를
교환이라는 현명한 방법으로 극복했다. 이게 무슨말이냐 하면 음식마다 HP회복과 경험치 획득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하게 되는데 HP 회복이야
최고 HP가 100일뿐이어서 최고의(?) 음식이나 보통의 음식이나 별 차이가 없지만 경험치는 음식마다 편차가 워낙 심해 사탕이 경험치를 1을
주는 것에 반해 눈깔사탕은 43875라는 엄청난 경험치를 주게 되어 있고 이렇게 좋은(?) 음식을 얻기 위해선 같은 음식 10개를 모아
교환을 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같은 음식 10개를 모으면 이 음식 10개를 먹었을 때의 경험치의 약 1.5배를 주는 음식으로 교환을
해준다. 때문에 게이머는 게임내내 먹을 것인가. 아니면 모을 것인가 하는 엄청난 고민을 하게 된다.( 이 음식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으니
마지막 단계의 음식 10개를 모으면 브로마이드나 게임을 준다. )
던전 너 정말 다양하다.
쯔바이는 일반적인 롤플레잉 게임과는 다르게 필드라는 개념이 거의 없다. 대신에 게임의 거의 대부분이 던전으로 가득차 있는데 이들 던전은
입구에서부터 플레이 가능한 레벨을 알려주며 게이머의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게다가 쯔바이의 던전은 다른 게임의 던전과는 다르게 게이머를
괴롭히기(?) 위한 부분이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게임의 일부분으로 잘 조화가 되어 있는데( 던전이라고 해서 다른 게임과 같은 어두침침한 공간을
생각하면 안된다. )각 던전마다 배경 모습이나 특색, 그리고 등장하는 몬스터가 모두 다르며 그리 어렵지도, 또 쉽지도 않은 적당한 난이도의
퍼즐로 게이머들에게 던전 탐험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건 어떻게 풀어야 하나.
|
저 숫자의 의미는?
|
다양한 문제가 나오는군.
---|---|---
꼭꼭 숨어라. 우리가 찾아줄게.
쯔바이는 플레이 타임이 그리 긴 편이 아닌다. 마음 잡고 게임을 하면 하루 정도의 시간만 투자해도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쯔바이는 이렇게 엔딩을 보고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운 게임이다. 이는 바로 게임내에 숨겨져 있는 아이템이나 던전의 수가 상당하기
때문인데 아이템은 기본적으로 던전의 숨겨진 장소부터 시작하여 교환이나 2번째 플레이시에 나오는 것 등 마치 보물찾기와 같이 게임 곳곳에
숨겨져 있고 던전들은 게임 중 얻게 되는 각종 아이템을 통해 들어갈 수가 있기 때문에 게이머는 처음에는 엔딩을 보기 위해서 게임을 하지만
엔딩을 본 후에도 계속하여 아이템을 먹기 위해 게임을 하게 된다.( 각종 도감의 지원과 두 번째 플레이가 첫 번째 플레이와 이어지는
시스템으로 쯔바이는 이를 부추기고 있다. -.-; )필자 역시 아이템을 모두 수집하겠다는 무모한 각오로 게임에 덤볐다가 거의 몇 주일을
폐인처럼 보내게 되었다.
도감의 지원
|
숨겨진 던전 발견.
---|---
2D 그래픽은 죽지 않았다.
쯔바이가 내세우는 자랑거리중 하나가 바로 아름다운 그래픽이다. 최근의 게임들이 3D가 아니면 명함을 내밀 수 없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인지, 다들 3D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에 반해 쯔바이는 2D 그래픽을 사용했음에도 너무나도 아름답고 멋진그래픽을
보여준다. 이런 그래픽은 게임내내 그 진가를 발휘하는데 2D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사물 묘사에 있어서도 결코 3D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풀밭을 지나가면 풀이 쓰러지고, 집 지붕에선 연기가 피어 오르고, 눈밭에선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힌다. 더군다나 2D
그래픽을 사용한 덕분에 게임 진행에 있어 군더더기가 거의 없다. 진행도 빠르고 이동도 빠르다. 3D 게임처럼 카메라 시점을 잡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고 느릿한 화면으로 짜증을 낼 필요도 없다. 결론적으로 쯔바이는 2D 그래픽이 얼마든지 3D 그래픽보다 우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쾌거라 여겨진다. 아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2D 그래픽의 완성을 보여주는 쯔바이에서 이상하게도 보스만큼은 3D 그래픽을 사용하여
어색한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장면은 마치 라면 먹는데 포크를 주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물 속 표현이 대단하다.
|
하늘 위에서..
|
넌 뭐야..
---|---|---
역시 팰콤의 음악.
팰콤의 음악은 뭐 달리 말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감탄해 마지 않는 부분인데 쯔바이에서도 이런 전통은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다. 게임
내내 분위기에 잘 들어 맞게 만들어진 음악은 게이머의 귀를 즐겁게 해주며 이런 음악적 자부심은 패키지내에 OST를 삽입하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글화가 잘 되었다.
국내에 출시된 쯔바이는 한글화 면에 있어서 상당히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자연스럽게 변역된 대사들은 물론, 게임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글씨체를 선택. 한글도 얼마든지 멋지게 게임내에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 쯔바이 출시전에 일본판을 구해 게임을 즐겨본
유저들도 상당수가 될 것이라 생각되는데 이런 분들에겐 한글화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다시 게임을 플레이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 정도로 쯔바이의 한글화는 우수하고 또 게임의 재미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간혹 보이는 오타가 흠이긴 하지만.. )
펫 게임 없으면 난 이 게임 못해..
쯔바이는 본 게임 이외에도 펫 게임이라는 미니 게임을(?) 지원하고 있는데 아마 펫 게임이 없다면 많은 이들이쯔바이를
포기할지도 모를 정도로 펫 게임의 역할은 중요하다. 펫 게임은 게임 진행 중에 만나게 되는 애완동물을 통해 진행을 하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바로 음식의 습득이다. 펫 게임을 통해 게이머가 조정을 하거나 아니면 자동으로 돌려 놓거나 어느 쪽이든 우리의 귀여운 펫은 음식을
열심히 수집해 준다.( 음식 수집은 본 게임의 레벨과 관계가 된다. )이렇게 수집한 음식은 본 게임의 창고에 저장이 되게 되는데 결국 펫의
도움이 없다면 레벨업의 험난한 벽을 결코 넘볼 수가 없을 것이다. 또한 펫 게임을 통해 게이머는 본 게임의 펫을 레벨업 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결국 펫 게임이 없는 쯔바이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빠른 레벨업을 위한다면 전기비를 감수하고 밤새 펫 게임을 돌려 놓아 보아라...
엄청난 즐거움이 아침에 게이머를 반겨줄 것이다. )
미니게임 너 딱 걸렸어.
쯔바이는 게임내의 아이템을 통해 미니 게임을 지원하고 있는데 게임의 종류는 본 게임내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슈팅 게임과 윈도우
화면으로 돌아와 즐길 수 있는 모나모나( 테트리스와 반대되는 개념의 게임이라 생각하면 된다. ), 빠른 타이핑을 요구하는 타이핑 오브 이스가
그것이다. 이들 게임은 뭐 어떻게 생각하면 별 볼일 없는 게임이라 생각되겠지만 따로 구입하는 게임이 아닌 쯔바이 게임내의 노력으로 구하게
되는 게임이라 그 가치가 남다르다. 또한 이런 미니 게임들 이외에도 시계와 전자계산기 그리고 달력들이 게임을 끝내고 나면 게이머의 윈도우
화면을 화려하게 만들어준다.
슈팅 게임이다.
|
이건 타이핑 게임.
|
다양한 수집품들.
---|---|---
옥의 티...
쯔바이가 거의 모든 부분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몇몇 부분에선 옥의 티라 할 수 있는
부분들의 모습이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가장 크게 지적하고 싶은 문제이자 패치로라도 꼭 해결되었으면 하는 부분은 바로 창고에서 아이템
주머니로의 아이템 이동 문제인데, 펫 게임을 통해 얻은 아이템을 본 게임내에서 교환하기 위해서 필요한 창고에서 아이템 주머니로의 이동 단계는
어떠한 편의 시설(?)도 준비되어 있지 않아 마우스를 몇십번씩 드래그 해주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부분에서 특정키를 누르고 클릭하면
바로 바로 이동을 하게 하는 키가 있었으면 게임 진행이 훨씬 더 수월해 졌을 것이다. 또한 던전 내부에서 가로 방향의 길은 떨어진 아이템이
거의 확인이 되지 않아 조금은 불편한 모습을 보였으며 일부로 그렇게 만든 것이긴 하겠지만 각종 던전의 레버 조작시 한번에 여러 개의 레버가
동시에 움직이는 부분은 상당히 짜증이 난다.
누구에게라도 권한다.
쯔바이는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에게라도 권하고 싶은 명작이라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아름다운 그래픽과
재치가 넘치는 대사들은 물론 갖가지 숨겨진 부분들이 쯔바이를 즐기는 내내 게이머를 유쾌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인데 남성 유저들은 물론 여성
유저들에게도 쯔바이는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발매 당시부터 많은 이들의 성원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출시되자마자 불법복제가 되어 국산 게이머의 양심문제에 대해 많은 실망감을 안겨준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쯔바이를 플레이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쯔바이 정품을 사도 절대 아깝지 않으니 꼭 정품을 구입하라고 말을 하고 싶다. 이 정도 게임이라면
충분히 제 돈 이상의 가치를 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