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쿠아 기행기 3부
초보낚시꾼은 서러워 ㅡㅜ
철썩이는 파도 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었던 어느 날… 갑자기 영화 조스에서 조스가 나타날 때 나오는 배경음을 연상케
하는 음산한 음악이 감돌면서 물고기가 걸렸다는 히트 신호와 함께 낚시대가 부러질 듯이 옆의 텐션미터 수치가 치솟기 시작했다.

얼래? 이건 또 뭐시래? 드뎌 신들만이 잡는다는 상어를 한번 낚아보는 겨?
''낚시줄을 느슨하게' 라는 경고 메시지와 '띠리링~ 띠리링~' 경고음이 끊임없이 위기를 알리고 있었다. 그저 물고기가 잡히면 시키는 대로 낚시대를 왼쪽 오른쪽 움직이기만 하면 될 줄 알았던 단순한 나에게 한쿠아 사상 최대의 위기가 몰아 닥친 것이다.
여러분이라면 처음 당하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겠는가? 그렇다! 필자는 화면에서 시키는 대로했다. '낚시줄을 느슨하게' 라는 경고 메시지의 지시대로 낚시줄을 한없이 풀어준 것이다.
낚시줄은 슬슬 풀려 나가 어느새 10M를 넘어버려 불안하긴 했지만 '컴터야 너를 믿는다 배신하지 마라'를 되내 이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아싸~ 월척이다'

라는 메시지가 뜨는 것이 아니가... 월척을 처음 잡아보는 나는 너무나 기뻐서 마우스 포인터를 위쪽 캡쳐 단추 위에 올려놓고 기념 촬영 준비를 했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그 순간! 초보 낚시줄은 15M가 한계라며 낚시줄이 다 풀어져서 물고기가 도망 갔다는 게 아닌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얼마 뒤 비슷한 기회가 오자 이번에는 경고음, 경고메세지를 모두 무시하고 무조건 낚시줄을 감아 올렸다. 그러자 낚시줄이 끊어지면서 비싼 낚시대를 쓰라고 충고하는 게 아닌가!!!
결국 이렇게 승승장구 하던 나의 낚시 인생에 그늘이 지고 있었다. 삥뿅뿅, 이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한쿠아를 접고 말 것인가!
단골낚시터가 생기다
삥뿅뿅 온라인 게임 인생의 철칙하나! 접을 땐 접더라도 위기가 닥쳐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선택하는 것으로써 마감하는 것이다.
어려움에 닥쳤을 때는 혼자서 쌩쇼를 해도 절대 풀리지 않는다. 엽기적인 상상만 되풀이할 뿐,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경험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
낚시대를 드리운 채 나는 길드채팅 메뉴를 눌러 초보에게 친절할 것 같은 길드채팅방이 있는지 검색해보기로 했다.
"ㅎ ㅇ ㅇ(하이요 라는 뜻의 약어다. 한쿠아에서는 인사대신 흔히 쓴다)"
"ㅎ ㅇ(하이라는 뜻의 약어)"
"저기요… 제가 초보라서 뭣 쫌 여쭤보려고 하는데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월척은 어케 낚아요?"
"텐션 플레이를 잘하시면 됩니다"
텐션 플레이는 월척을 낚을 때 마우스로 낚시줄을 풀었다 조였다 하는 기술을 말하는 것으로 대개 1초에서 2초까지 마우스 왼쪽 버튼을 꾹 눌렸다가 0.1초 떼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란다.
"아항~ 감사합니다 ^^"
"팁을 알려드리자면요. 띠리링 소리가 연달아 나자나요… 그 소리를 한 세 번쯤 듣고 잠깐 떼고 하시면 대개 맞아요^^ 익숙해질 때까진 좀
힘드시겠지만 한번 익숙해지시면 암 것도 아녀요"
"넘넘 감사합니다 ^^ 저기 감사의 표시로 여기 길드 가입하고 싶은데요~~"
"흠… 일부러 가입까지 하실 필요는 없구요… 저희 길드는 길드가입을 강요하지 않거든요. 정말 본인이 원하신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입해주세요~"
허걱 요즘세상에도 이런 매너 길드가 있다니~~ 너무나 감동해버린 나는 채팅창에 다음과 같은 한마디를 찍었다.
"그럼 가입 안하고 여기 낚시터 단골할라요~ ^^V"
월척 낚기에 성공하다 ^^V
이런 말이 오가는 와중에도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었던 삥뿅뿅. 텐션플레이를 속으로 되내 이면서 일렁이는 파도 속을 열심히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중 또 다시 음산한 음악과 함께 월척은 다가올 운명도 모르고 내 루어를 덥석 물었다. 나는 온몸을 던져 하나 둘 셋 떼고,
하나 둘 셋 떼고를 반복하며 월척과의 밀고 당기기에 열중했다.
그리고 그 결과 장장 10분 여의 싸움 끝에 지금까지 잡은 고기 중 최고의 크기인 58cm짜리 블랙배스가 거대한 자태를 드러내었다. 쪼~~옥 귀여운 것!

"스승님 월척 낚았어요 ^^"
" 오 ㅊㅋㅊㅋ(축하라는 뜻)"
함경도 장진호에서 쉬리를 잡다
"님 계급이 뭐에여?"
"뼈다구만 있는 물고기요^^"
"평민이시구낭~"
"지금 어디 계세요?"
"타이 치앙마이요^^"
"얼렁 나오세요~"
"??"
단지 이국적인 풍경에서 낚시를 하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로 치망마이를 택했던 나는 친절하신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고서야 왜 내가 레벨이 그리도 더디 올랐는지 알게 되었다.
렙업을 위해서 평민들은 동북아시아 한국 함경도 장진호에서 쉬리나 달재를 잡아야 경험치가 좋고 그 외에 이국적인 풍경을 느끼고 싶으면 아마존 늪에서 아마존 금붕어를 잡아야 경험치가 좋단다.

아빠루어를 사다
"님 쿠아는 얼마나 있어요?"
"한 3천쯤요"
"그럼 장비 사셨어요?"
"장비는 어서 산대요?"
"이런 이런…"
낚시대나 보트는 레벨이 많이 오르고 사더라도 루어는 꼭 아빠루어를 먼저 사줘야한다나. 그래야 잡을 수 있는 물고기의 종류도 늘고 그렇단다.
장비를 살 수 있는 상점은 처음 방에 입장할 때 입구에 있는 in 표시에 보트를 몰고 돌진하면 된다고. 벽에 부딪쳐서 박살나는 건 아닌지 조금 겁은 났지만 스승님을 믿고 돌진해보기로 했다
"어서오게"
화면이 변하면서 상점이 나타나고 인심 좋아 보이는 할아버지가 너털웃음을 웃으며 반겨주었다. 그러나 인상과는 달리 한푼도 깎아주지 않는 깍정이 할아버지였다 ㅡㅡ++

중수를 향해 달려~
월척낚는 법도 익혔고 장비도 다 갖췄고 렙업하기 좋은 장소도 알았고 이제 남은 건 레벨업.
경험치 500이 되면 중수로 렙업할 수 있다는 마지막 가르침을 남기고 퇴장하신 스승님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내 아바타 밑에 표시된 경험치를 보니 450 아싸~~ 중수까지 50 남았다 ^^ 어느새 수조가 가득 차 물고기를 잡아도 넣을 공간이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꼬마 달재를 잡아 한번에 경험치 10을 획득하고 마지막으로 가시복이 준 경치 9로 깔끔하게 중수 돌입^^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친절하신 스승님의 도움으로 무사히 중수가 된 삥뿅뿅. 다음 호에는 비밀 낚시터를 탐험하면서 겪는 모험이 아슬아슬하게 펼쳐집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