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온라인 게임이 국내에서 안되는 이유는?

"해외 수출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화입니다. 각 나라에 맞는 현지화, 한국 개발사들이 그걸 깨닫는 데는 5년여의 시간이 걸렸지요"

전 세계 54개국에 'RF온라인'을 수출하고 있는 CCR의 윤용화 차장은 해외 수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현지화라고 강조한다. 각 나라의 문화와 토양에 맞추어 게임을 현지화 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실패하기 딱 좋다는 얘기다. 그만큼 온라인 게임의 현지화는 중요하다. '프리스타일'이 미국에 수출될 때 캐릭터의 얼굴을 다 바꾸고, '카트라이더' 또한 중국에서 중국의 명절에 맞춘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것도 그런 점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은 유동적이고, 진화해가는 콘텐츠다. 그래서 각 나라의 성향에 맞게 바꾸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패키지 게임의 제왕'으로 불리는 일본의 경우 온라인 게임의 기본이 될 수 있는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못해도 2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의 게임 개발사들은 방대한 양의 게임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작품들을 하나씩 꺼내들고, 이를 온라인 게임화한다면 그 파워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현재 일본 제작사들의 글로벌 마인드는 '패키지 게임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현지화의 개념은 거의 없고, 패키지 게임처럼 변화 없이 다른 나라에 수출하고자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개발사들이 지나치게 높은 프라이드를 앞세우거나, 아니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해외 쪽에 자신들의 문화를 주입시키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 최근 소개된 '진삼국무쌍 온라인'과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 두 개의 게임은 일본 온라인 게임의 폐쇄성을 드러내는 예가 되고 있다. '진삼국무쌍'과 '몬스터 헌터' 모두 콘텐츠 자체의 파워는 무시무시하다. '진삼국무쌍'은 PS2 시절에 일본 내 판매량도 100만장 씩 뻥뻥 터지던 액션 게임이었고, '몬스터 헌터'는 지금도 일본에서 가장 잘나가는 패키지 게임 중 하나다.

하지만 이 두 게임은 일본 제작사들의 폐쇄적인 마인드 덕분에 '성공 가능성'을 많이 놓치고 있다. 원 콘텐츠 자체의 힘으로 어느 정도 성공은 바라볼 수 있지만, 걸림돌이 지극히 많다.

먼저 용어 문제. 일본 제작사들은 '원 콘텐츠가 훼손되어서는 안된다'는 기치 아래 일본식 표기를 그대로 쓰도록 강요하고 있다.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의 경우는 몬스터의 이름에 거부감이 있는 일본식 표기를 상당부분 그대로 쓰고 있다.

국내 정서에 맞지 않는 스토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한국 정서에 맞지 않더라도, '무조건 그대로' 고집하는 것이 일본 개발사들의 스타일이다. 오죽하면 관계자들이 "일본 제작사들은 해외 수출과 관련해서 수익 보다는 단순히 다른 나라에 서비스 한다는 인프라 확장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고 토로할 정도다.

불안한 점은 또 있다. 온라인 게임의 기본이 '마우스를 사용하고 단축키를 활용' 한다는 통념을 아예 무시한, 키보드 중심으로 한 조작 시스템도 고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과거부터 패키지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들이라면 괜찮겠지만, 마우스 중심의 간편한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다수의 온라인 게이머들에겐 높은 진입 장벽이 될 수도 있다. 그 외의 인터페이스들도 편의성이 극히 떨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일본 온라인 게임을 즐기던 한 학생은 "'와우'에서 느낄 수 있는 편의성이 일본 온라인 게임에서는 하나도 느낄 수 없었다"며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이라서 거부감이 앞섰지만, 남들이 잘 안하는 게임이라 경험해보고 싶어 해봤다"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일본은 몇 차례에 걸쳐 일본의 유명 패키지 게임을 온라인화 해왔다"며"하지만 일본의 온라인 게임들은 하나같이 국내에서 혹은 다른 나라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모두 현지화 작업에 미흡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개발사들은 현재의 모습을 고수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아무리 좋은 게임을 내놔도 해외에서 일본 게임이 성공하기란 무척 힘들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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