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프로리그, 10주차 지나도 '안개국면'

e스포츠의 열기가 뜨겁다. 예전에도 뜨겁다고 평가를 받았었지만 이정도 까지 뜨겁진 않았다.

10주차에 접어든 신한은행프로리그, 게임단들은 죽을 맛이다. 너무나 치열하게 경기가 치루어지고 한주 한주 박빙의 승부를 벌이며 가파르게 달려온 탓에 선수들도 감독들도 눈빛이 날카롭다. 애꿎은 e스포츠 팬들만 그 열기에 몸을 데이며 환호하는 중이다.


이미 70%의 경기가 진행된 상황이지만 이번 시즌 프로리그는 어느 게임단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1위인 르까프오즈(11승4패)와 8위인 온게임넷(8승8패)의 승수 차이는 단 3승이다. 르까프 오즈보다 단 1승이 적은 10승6패의 KTF가 5위라니 말다했다.

상위권에 워낙 많은 게임단이 밀집되어 있다 보니 매주 경기를 치루는 동안 1승, 1패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는 모습이다. 1위를 하고 있더라도 1패를 하게 되면 순식간에 5위로 추락하게 된다. 또 5위를 하더라도 1승을 따내면 1, 2위로 확 치고 올라간다. 프로리그 일정상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주기가 단 3일이기 때문에 e스포츠 업계엔 '3일천하'라는 신조어 까지 생기고 있다.


이번 리그의 즐길 거리를 찾는다면 당연히 신생 강호인 르까프, 삼성전자와 기존의 강호인 SKT, KTF로 대변되는 이동통신사와의 대결이다. 지난 시즌 후기리그에서 우승하고 통합 챔피언 까지 차지했던 르까프 오즈는 이번 시즌 진입 전만해도 사무국에서 '이번 시즌은 쉬어가는 기간'이라고 느슨하게 경기에 임할 것이라 밝혔었다. 하지만 시즌에 진입해보니 웬 걸,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탐욕스럽게 1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시즌 전기리그 우승팀인 삼성전자도 마찬가지, 시즌 초에 변은종 선수 등 선배 프로게이머들이 줄줄이 떠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성은 등 개인전 카드를 빌려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SKT와 KTF다. 시즌 시작 전부터 '우승을 하겠다'며 호언장담했던 SKT와 KTF는 르까프와 삼성전자에 1승씩 뒤진 10승을 기록하며 각각 3,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급작스럽게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는 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올라갈 것으로 예측되긴 하지만 한 경기 한 경기가 힘든 상황에서 낙관적으로 보기만은 힘든 상태다.

이번 리그의 복병인 STX와 MBC게임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다. STX는 지난 15일 CJ엔투스를 꺾고 3연승을 거두며 순식간에 4위로 뛰어올랐다. 예전부터 '만만치않다'는 평가를 받았어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STX는 김구현 선수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포스트 진출을 노리는 강팀으로 거듭났다. 후기 막판부터 뜨겁게 타오르는 MBC게임 역시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다. MBC게임은 현재 8승8패로 7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과거부터 리그 후반 30%의 경기를 1패만 내주고 전승했을 정도로 무서운 '뒷심'을 보여왔다. MBC게임이 이번 시즌에 얼마만큼의 뒷심을 발휘할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편, 경기 양상 외에 프로게이머들의 세리모니 대결도 볼만하다. 지난해 마재윤 선수를 이긴 뒤에 그의 주변을 빙빙 돌면서 조롱하는 과격한 세리모니로 일약 안티팬들을 늘린 이성은 선수는 최근 CJ엔투스의 박영민 선수에게 하트 세리모니를 당하며 좌절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성은 선수는 18일 박영민 선수와 같은 팀 소속인 김정우 선수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있어 e스포츠 업계를 주목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선수들이 경기를 이긴 뒤 실제로 누워서 떡을 먹는 시늉을 하는 등 기발한 세리모니 들이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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