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KeSPA, 기자회견 중점사항 보충자료 공개

블리자드와 그래텍의 지적재산권에 상호 협상으로 인해 벼랑 끝에 몰린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주요 맹점에 대해 보충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과거 블리자드와의 협상과정, 스타크래프트의 지적재산권, 그래텍과의 관계, 향후 대응 등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주요 사안들에 대해 기자간담회에서 미처 하지 못한 내용들을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 협상의 경과와 협상과정에서 협회의 성실성 여부>

Q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지난 성명서에서 2007년 협회가 합의도 없이 불법적으로 스타크래프트 토너먼트 방송 중계권을 판매하여 자신들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였고, 그 후 대화를 시도하였으나 협회가 자신들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하지 않고 불성실한 협상을 진행하였다고 하였다. 이 부분에 대한 협회 측의 입장은 무엇인가?

A 협회는 한국e스포츠를 대표하는 기구로서 12개 게임단의 위임을 받아 한국e스포츠 발전에 도움이 되는 협상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블리자드는 2007년 협상을 요구한 이래 불과 3~4차례의 간단한 미팅을 가질 정도로 적극적이지 않았으며 2009년 6월과 7월 스타2 출시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갔으나 다시 출시 연기로 협상은 유야무야 된 상태다 그러다가 올 4월 블리자드가 일방적인 협상중단을 발표했다. 이러한 과정을 되돌아볼 때 블리자드가 일반 스포츠계에서는 유례가 없는 '지적재산권'을 내세워 한국시장을 흔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성실한 협상을 하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Q 일부 팬들 사이에서 협회가 노력을 덜 했고, 안이하게 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들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 협회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이러한 오해를 받게 된 것에 대해 유감이며 보다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못했구나 라는 반성을 하게 된다. 앞으로 협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들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좋은 의견들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힘쓰겠다. 또, 협회가 하는 일들을 적극적으로 팬들에게 알려, 팬들과 함께 가는 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한국e스포츠를 사랑하시는 팬들도 협회를 보다 따뜻한 관심을 갖고 보아주시고, 진정 선수와 게임단, 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성원해주시기 바란다.

< 지적재산권 등 블리자드의 주장에 대한 협회의 입장>

Q 블리자드는 리그에서의 게임 사용을 공공재가 아니라 지적재산권에 대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는데, 이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게임은 종목사의 자산이 맞으나 게임과 e스포츠는 다르다. e스포츠는 게임을 소재로 했을 뿐 플레이어 중심이 아닌 관람문화 중심으로 발전되며 수많은 관계자들의 노력과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차원의 문화이다. 이미 중국에서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았고, 지난해 실내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세계적으로도 스포츠산업으로 발전해나가는 추세다.

또한 스포츠는 일부 매니아나 특정 기업의 사유물이 아니다. 일반 관중들이 보고 즐기며 참여하는 공공적인 성격을 갖는다. e스포츠가 공공재가 아니라 블리자드라는 다국적 기업의 자산에 불과하다면, 한국에서의 e스포츠산업과 관련된 정책이나 협회의 존재 의미는 처음부터 잘못된 셈이 된다. 대통령배 게임대회나 대표적 문화컨텐츠로서의 육성, 공군게임단 운영과 같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의미가 없어진다.

스포츠는 일반 공중에 대한 시청권(Public Viewing)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고, 공공적인 성격의 것. e스포츠 역시 블리자드의 프로모션 논리로만 접근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CGS 사례 등 한 기업이 독점하고 자사의 이익만 추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대회는 아무리 많은 자본을 들여도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해외 사례들도 많다.

※ CGS 사례 (참고)

지난 2007년 미국 NewsCorp 산하의 DIREC TV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최초의 글로벌 게임 리그로 출범한 챔피언십 게이밍 시리즈(Championship Gaming Series(CGS)는 연간 예산만 2,500만 달러에 달할 만큼 위용을 자랑했으나, 불과 1년 만에 문을 닫으며 독점 계약 선수들의 임금 체불, 이들의 이탈로 인한 유럽 리그의 붕괴라는 글로벌 e스포츠 시장 전체의 위기를 낳은 바 있다.

CGS는 대회 출범 시 각 지역 대표팀을 뽑아 리그 독점 출전 계약을 맺어 그들을 귀속시켰으며, 높은 연봉에 솔깃한 유명 미주, 유럽 게이머들이 팀을 탈퇴해 CGS와 계약을 맺음에 따라 G7으로 일컬어지던 유명 클랜들을 연쇄적으로 붕괴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수익이 나지 않자 상업적 논리에 따라 1년 만에 리그를 중단함으로써 유명 선수들의 임금이 상당부분 체불된 데다 갑자기 소속 팀이 없어진 그들의 미래도 불투명해지며 미국 및 전 세계 e스포츠 시장을 위축시킨 바 있다.

Q 협회 측은 블리자드의 지적재산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인가?

A 원칙적으로 스포츠는 지적재산권의 협상 대상이 아니다. 축구공을 만든 아디다스가 월드컵에 축구공 사용료를 내라고 하는가? 자동차 회사들이 카 레이싱대회에 사용료를 내라고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블리자드는 지적재산권 문제를 떠나 한국e스포츠 발전의 최대 수혜자 중의 하나이다. 한국e스포츠 발전에 힘입어 스타크래프트1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 제품수명(Product life cycle)이 길어지는 등 많은 혜택을 입었다. 협회가 운영하는 게임리그도 정품CD를 구매하여 진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와 12개 게임단은 스타크래프트의 비중과 게임제작사로서의 권한과 의미를 존중할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으며 블리자드에게 적정한 '게임사용료'를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협상 초기에 이미 밝혔다.

Q 협회가 인정하는 지적재산권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A 게임개발사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라는 의미로서의 지적재산권이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e스포츠의 안정적 리그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계약기간, 스폰서 유치 및 마케팅 계획, 방송 계획 등 리그와 관련된 모든 활동에 대한 사전 승인과 함께 스폰서십, 중계권 등 모든 수입에 대한 게임사용료 이상의 로열티 및 서브 라이선스 비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선수들의 실연과 방송중계기술 등을 통해 생산되는 2차 저작물인 경기콘텐츠에 대한 소유권, 협회 재무회계 투명성에 대한 자료 제출 및 감사권한 등 원저작권자로서의 권리를 넘어선 무리한 요구사항들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협회가 법무법인의 검토를 통해 부당한 경영간섭이자 불이익한 거래조건의 설정이라고 지적받았을 만큼 일반적인 권리주장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할 수 있으며 향후 게임에 대한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독소조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사태가 마치 지적재산권 분쟁처럼 비쳐지고 있지만 본질은 지적재산권 문제 보다는 블리자드가 상식적인 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욕심을 내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e스포츠의 발전 토대를 흔들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Q 협회에서도 방송중계권 판매 등 사적인 이윤추구행위가 있지 않았는가?

A 협회가 방송중계권을 통해 이익을 얻은 것은 없다. 협회는 문화부 산하 비영리법인으로서 수익을 내지 않는다. 방송중계권료는 전액 경기운영 등에 재투자된다. 협회는 매년 회계감사 자료를 이사사들에 공개하고 있고, 중계권료에 대한 전액 재투자 부분에 관련된 회계자료 등도 필요하다면 공개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경기력 향상에만 몰두하려면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 즉, 직업적으로 안정돼야 하는 것처럼 스포츠가 발전하려면 일정 정도의 산업화가 꼭 필요하다. 12개 게임단이 매년 많은 투자를 해왔고, 협회도 방송중계권료를 전액 경기운영과 방송제작에 재투자하는 것도 이러한 토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이러한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 곰TV와의 관계>

Q 블리자드는 현재 자사 게임의 국내 e스포츠에 대한 모든 권한을 그래텍에게 위임한 상황이고, 그래텍 역시 협회 측과 서브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의도가 있음을 밝혔다. 협회는 향후 곰TV와 협상을 진행할 의사가 있는가?

A 지금은 블리자드와의 제대로 된 관계 설정이 먼저 해결할 과제다. 블리자드와 12개 게임단을 대표한 협회의 협상은 단순히 돈의 문제를 넘어 한국e스포츠계의 향후 발전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규칙(rule)을 정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여기서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지면 향후 한국e스포츠의 발전에 중대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관계 설정이 제대로 이뤄졌다는 전제 하에는 그래텍이 아니라 누구와도 한국e스포츠 발전을 위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

Q 협회는 과거 '곰TV 클래식' 으로 인해 그래택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안다. 추후 협상이 진행된다면 협회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A 과거 중계권 논의가 있을 때 방송사들과도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지금은 서로 좋은 파트너쉽을 갖고 일을 하고 있다. 언제든지 그래텍과도 한국e스포츠 발전을 위한 대화와 협력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지금은 블리자드와의 올바른 관계 설정이 먼저이다.

< 스타 리그 운영 등 향후 대응방향>

Q 스타2가 7월 말 발매될 예정이다. 스타1 리그를 지속해서 운영할 계획인가? 스타2에 대한 계획은?

A 스타2 자체가 출시가 안된 게임이어서 지금 대회를 이야기하기는 빠른 시점이다. 결국은 팬들의 선택이 어느 방향이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팬들의 사랑에 부응하는 쪽으로 협회와 우리 게임단은 선택을 할 것이다

Q 블리자드가 계속 협회를 무시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A 협회와 게임단은 기본적으로 블리자드와의 대화를 통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을 원하고 있다. 협회와 게임단은 한국e스포츠 발전에 최선의 결과가 무엇이냐를 계속 고민하고 있으며 이러한 형태를 만들기 위해 팬들과 선수, 정부, 게임개발사 등 모든 이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수렴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것이다.

Q 블리자드가 협상 재개를 한다면 바로 임할 것인가?

A 이미 여러 차례 밝혔듯이 협회는 언제든지 블리자드와 대화할 자세가 되어 있다. 협회와 12개 게임단의 기본 입장은 블리자드를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다. 블리자드가 중요한 게임개발사로서 한국e스포츠의 발전에 적극 동참하기를 바란다. 다만, 과도한 욕심을 내기 보다는 상식적, 합리적이고 한국e스포츠 발전에 정말 기여할 수 있는 형태로 손을 잡자는 것이다.

< e스포츠 발전에서 협회의 역할>

Q e스포츠가 스타1에만 집중되어 성장 되어 있는데, 다른 e스포츠 종목 발굴 육성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A e스포츠 종목의 발굴과 육성에는 팬들이 선택해서 사랑해주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협회가 그동안 다양한 종목 육성을 위해 많은 시도를 해봤지만 팬들의 사랑을 통해 대표적 종목으로 육성되는 사례는 아직 없었다. 협회는 앞으로도 종목 다양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Q 협회가 지나치게 프로리그에만 집중하고, 아마추어 육성에 소홀했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한국e스포츠가 스포츠로서의 모양새를 갖춘 역사가 불과 몇 년이 안된다. 협회가 그동안 아마추어 대회를 열거나, 학원스포츠로서의 가능성 등을 검토했으며 비전도 갖고 있지만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이뤄질 수는 없다. e스포츠가 프로와 아마가 골고루 발전하는 등 토대가 확대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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