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 게이머들에게 가야할 길을 물어보다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단지 게임의 플레이 성향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게임에 자신들의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게이머들은 인터넷의 게임 관련 커뮤니티나 카페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교류하고 있으며, 이들이 나누는 의견의 깊이 역시 전문가에 버금가는 지식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게이머들의 풍토에 게임사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각 게임사들이 자신들의 게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의견을 받아들이기 위해 각종 공모전을 실시하는가 하면, 특정 장르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하는 FGT(Focus Group Test)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게임, 마니아와 소통을 시도하다

최근 유니아나는 자사에서 서비스 예정인 턴제 SRPG '삼국지략'을 준비하면서 삼국지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알파테스트를 실시했다.

'삼국지략'은 삼국지를 소재로 전략성을 강조한 온라인 게임으로 과거 PC 패키지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걸전', '공명전' 등의 게임과 비슷한 면모를 갖추고 있는 게임.

일반적으로 게임의 알파테스트는 게임 개발사의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실시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삼국지략'이 삼국지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게임이니만큼 유니아나 측에서는 게임의 심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다음의 삼국지 전문 카페 '너희가 삼국지를 아느냐'(cafe.daum.net/samcommunity)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실시했다.


실제로 카페의 회원들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삼국지략의 고전 게임의 추억을 되살리는 게임성과 삼국지를 활용한 독특한 스토리에 만족감을 표했으며, 실제 삼국지의 이야기와 게임과의 관계를 바로 잡기 위한 조언은 물론, 자신들이 생각하는 삼국지 관련 콘텐츠에 대한 제안을 아끼지 않았다.

유니아나 측은 이런 게이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삼국지의 용어들과 인물들의 관계를 정리함과 동시에 버그 테스트를 병행해 게임의 안정성을 높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7월 14일부터 일반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한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니아나의 한 관계자는 "알파테스트 과정부터 삼국지 마니아 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를 통해 좀 더 게이머의 눈높이와 입맛에 맞도록 게임을 다듬어가고 있다"라며 "이번 테스트를 통해 게임의 퀄리티가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 내가 원하는 콘텐츠, 공모전을 통해 게임에 구현한다

게임사들이 게이머들과 소통하는 방법 중 가장 자주 보이는 방법으로는 공모전을 통해 게이머들의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것이 있다. 이런 방식은 해외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식으로 실제로 일본의 게임 제작사 캡콤은 자사의 액션 게임 시리즈 '록맨'에 등장할 보스 디자인의 공모전을 열고, 여기서 채택된 디자인을 실제 게임의 콘텐츠로 사용하기도 했다.

한국의 게임 시장에서도 이런 모습을 꾸준히 찾아볼 수 있다. 게임사들은 자사의 게임에 추가될 신규 캐릭터나 신규 맵 등의 게임 콘텐츠에 대한 공모전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선발된 콘텐츠를 게임에 등장시키며 게이머들과 소통하고 있다.


최근 3D 그래픽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액션 롤플레잉 온라인게임 '루니아Z'는 게임에 추가될 신규 캐릭터를 선발하기 위한 게이머 대상의 공모전을 실시했으며, '아발론온라인'은 자사의 게임에 추가될 신규 맵 공모전을 개최해 게이머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루니아Z'에는 공모전을 통해 '가온'이라는 이름의 신규 캐릭터가 선발 됐으며, 게임의 개발사인 올엠은 게이머가 제안한 설정과 컨셉을 거의 그대로 반영해 게임의 콘텐츠로 탈바꿈 시켰다.

'아발론온라인'은 맵 공모전에서 채택된 맵을 게임의 콘텐츠로 사용하고, 이를 아발론 리그의 공식 맵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제작자에게는 3개월간 해당 맵에서 발생하는 소모성 아이템 수익의 10%를 제공하는 조건을 걸고 지난 5월 30일까지 맵 공모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런 공모전들은 게이머들이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제안함으로써, 게임에 대한 애정을 높이고 이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실질적으로 게임에 추가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게이머들 역시 이런 공모전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공모전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게임사들의 공모전들은 게이머와 게임사들이 소통하는 중요한 창구로 사용되고 있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을 보이는 게이머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게임 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며, "게이머들은 자신의 의견이 게임에 그대로 구현된다는 점에서, 게임사들은 개발자의 시선이 아닌 게이머의 시선에서 게임을 재조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게임사와 게이머들 사이의 소통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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