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숨통 막힌 중국 게임사들, 해외 시장 확대 위해 콘솔로 눈 돌리다

텐센트, 넷이즈 등 중국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게임사들이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 많은 수익 창출을 위해 치열한 내수 시장 경쟁을 통해 게임성이 검증된 인기작들을 해외 시장에 선보이는 것은 몇 년전부터 계속되어 온 일이지만, 최근에는 더욱 더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신작 게임 출시뿐만 아니라 대형 M&A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중국
중국

텐센트는 레벨 인피니트라는 글로벌 브랜드를 설립하고,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 전체에 다수의 신작을 선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게임산업협회도 가입을 할 정도로 한국 시장에 적극적이다. 넷마블, 넥슨, 크래프톤, 라인게임즈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텐센트 자본의 손길이 닿아 있다.

넷이즈 역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만든 ‘디아블로 이모탈’을 출시했으며, 워너브라더스와 손을 잡고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등 글로벌에서 통하는 강력한 IP 게임들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텐센트의 글로벌 브랜드 레벨 인피니트
텐센트의 글로벌 브랜드 레벨 인피니트

더욱 주목할 부분은 텐센트, 넷이즈 등 대형 게임사들의 투자가 최근들어 해외 콘솔 게임사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슈퍼셀, 라이엇게임즈 등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게임 분야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텐센트는 최근에 엘든링, 다크소울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프롬소프트웨어 지분 16.25%를 인수했다.

또한 지난 2021년에는 포르자 시리즈로 유명한 영국의 비디오 게임 개발사 스모를 인수했고, 현재 5% 수준인 유비소프트의 보유 지분을 더욱 늘려 최대 주주에 등극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분 투자를 진행한 곳들은 에픽게임즈, 그라인딩기어게임즈 등 셀 수도 없고, 클레이, 노바라마 등 인디 게임사들도 타겟이 되고 있다.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넷이즈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넷이즈

넷이즈 역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등으로 유명한 콘솔 게임 개발사 퀀틱드림을 최근 인수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노 모어 히어로즈 시리즈로 유명한 스다 고이치가 설립한 그래스호퍼 매뉴팩처를 인수하고, 폴란드VR 개발사 썸씽랜덤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하스스톤 개발진들이 설립한 세컨드 디너에도 3000만 달러(약 400억 원) 투자를 진행했다.

용과 같이 시리즈로 유명한 나고시 토시히로와 함께 나고시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헤일로 인피니티로 유명한 제리훅과 자 오브 스파크 스튜디오를 설립, 시티 오브 히어로로 유명한 잭 에머트와 함께 재카로프 게임즈를 설립하는 등 유명 PD가 설립한 신생 회사 투자에도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중국 게임사들이 최근들어 콘솔 게임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엄청난 게임 규제로 인해 자국 시장에서 영역 확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판호 발급이 재개되는 했으나, 여전히 텐센트, 넷이즈의 신작들은 판호 발급 명단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며, 청소년 게임 셧다운 등으로 인해 기존 서비스 게임들의 매출 유지조차 힘겨워졌다.

텐센트, 넷이즈를 찾아볼 수 없는 판호 발급 리스트
텐센트, 넷이즈를 찾아볼 수 없는 판호 발급 리스트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이 절실해지다보니, 중국과 달리 콘솔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해외 게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실력있는 콘솔 게임사 확보가 중요해진 것이다.

또한 중국 내에서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막는다는 이유로 게임 규제가 진행되고 있어, 규제의 타겟이 되는 게임들이 대부분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게임 위주다. 반대로 콘솔 게임은 2015년부터 판매가 다시 허가되면서 닌텐도 스위치를 필두로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 회사 니코 파트너스는 중국 콘솔 게임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24억 6천만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모바일, 온라인 게임 시장의 규제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해외 시장 개척에 유리하고, 자국에서도 시장 확대 가능성이 남아 있는 콘솔 게임에 투자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발전된 콘솔 개발력을 확인할 수 있는 블랙 미스 오공
중국의 발전된 콘솔 개발력을 확인할 수 있는 블랙 미스 오공

해외 유명 게임사 투자뿐만 아니라 자체 콘솔 게임 개발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텐센트 출신 등 배테랑 개발진들이 설립한 신생 게임사 게임 사이언스에서 개발 중인 ‘블랙 미스 : 오공’은 중국판 다크소울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전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6년부터 중국 콘솔 게임 시장이 가진 가능성을 보고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중국 내 개발자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엄청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막대한 자본을 쌓은 중국 게임사들이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콘솔 게임 시장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