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최승훈 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 “K-컬처 400조 달성, 게임산업 초과 성장에 달렸다”

신승원 sw@gamedonga.co.kr

“AI 전환만으로는 부족하다. 게임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 전환(PX)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이 게임산업의 구조적 정체를 극복하고 K-컬처 400조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AI 전환(AX)과 함께 정책 전환(PX)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

최 국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딜사이트 게임 포럼 ‘AI 시대 게임산업의 경쟁력과 세제지원 접점을 찾다’에서 마지막 발표자로 나서 ‘AI 전환 시대, K-게임산업의 도전과 정책 전환(PX)’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최 국장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K-컬처 400조 비전을 언급하며 게임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체부가 기존 300조 목표를 400조로 상향하면서 콘텐츠 산업 매출 목표도 크게 확대됐다”며 “게임산업은 콘텐츠 산업 수출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산업인 만큼 초과 성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전체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 산업 전체가 400조 규모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연평균 7.9% 수준의 성장이 필요하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실제 게임산업 성장률은 최근 크게 둔화됐고, 올해는 1%대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최 국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던 산업이 지금은 사실상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며 “수출 역시 역성장 이후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이용률 감소도 우려했다. 그는 “국민 게임 이용률이 과거 70%대를 넘었던 수준에서 최근 50%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과거처럼 신규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내수 시장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

이에 따라 게임산업의 미래는 결국 글로벌 시장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국장은 현재 한국 게임산업이 북미·유럽·일본의 대형 개발사들과 중국의 물량 공세 사이에 끼어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미와 일본은 압도적인 자본력과 고도화된 개발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중국은 막대한 인력과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 게임산업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 AI 전환이다.

최 국장은 “AI는 단순한 생산성 향상 도구가 아니라 한국 게임산업이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며 “더 적은 인력으로 더 짧은 시간 안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활용 방식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전환 이후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을 중심으로 AI를 활용하는 방식이고, 두 번째는 생산성 향상과 제품 고도화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최 국장은 “AI를 인력 감축 수단으로 활용하면 당장의 비용은 줄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게임산업의 제작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며 “반대로 AI를 활용해 더 많은 게임을 만들고 더 좋은 게임을 만드는 방향으로 간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비용 절감이 더 쉬운 선택이라는 점”이라며 “그래서 기업이 적극적인 방향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

이를 위해 그는 여섯 가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이다. 최 국장은 “제작비 세액공제는 기업이 더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고 더 좋은 게임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가장 강력한 정책 신호”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주52시간제의 유연한 적용이다. 그는 “게임 개발은 특정 시기에 인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산업”이라며 “보다 탄력적인 근로 제도가 마련돼야 기업이 AI 시대에도 인력을 유지하고 신규 채용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고용 유지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다. AI를 도입한 기업이 기존 인력을 유지하거나 신규 채용을 늘릴 경우 보다 높은 수준의 세액공제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네 번째는 모태펀드 내 게임 전문계정 도입이다. 그는 “게임산업 특성을 반영한 전문 투자 체계가 필요하다”며 “AI 시대에는 더 많은 투자와 자금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섯 번째는 게임 유통 수수료 정상화다. 최 국장은 “AI를 통해 더 많은 게임이 생산되더라도 이를 해외 시장에 연결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게임과 콘텐츠 수출을 전담할 수 있는 강력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모바일 시장의 높은 플랫폼 수수료 문제와 게임업계의 마케팅 규제 개선이다. 그는 “게임 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 상당 부분이 플랫폼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국장은 발표를 마무리하며 “AI 전환이 게임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정책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게임산업이 K-컬처 400조 시대를 이끄는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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